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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격 하루 만에 우크라 남부 대형댐 파괴… 홍수·원전 위험

원인불명 붕괴로 주민 긴급 대피

밀 수급 차질 등 다각도 영향 우려

우크라·러시아 상대방 공격 주장

EU "민간 인프라 파괴, 전쟁범죄"

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카호우카댐의 파괴된 부분에서 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본격 시작된 지 하루 만에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대형 댐이 폭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한편 긴급 안보 회의를 소집했다. 파괴된 댐의 저장 용량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는 물론 전력 공급과 원전의 안전에도 상당한 위험이 야기될 것으로 보여 이번 사건이 전쟁의 새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를 탓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6일 새벽(현지 시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을 가로지르는 카호우카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댐 시설이 두 동강 나 그 사이로 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헤르손주 관내 10여 개 마을을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정하고 경찰과 구조대를 배치해 민간인의 대피를 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명한 헤르손 지역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프로쿠딘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8개 마을과 헤르손의 한 개 지역이 침수됐으며 약 1만 6000명의 시민이 위험 지역에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회의를 소집했다.

우크라이나의 긴급한 대응은 카호우카댐의 파괴가 초래할 수 있는 파장 때문이다. 이 댐은 높이 30m, 길이 3.2㎞ 규모에 수력발전 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담수량은 18㎦로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호와 맞먹는다. 우크라이나 남부 대부분의 지역과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 식수와 전력을 공급하며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도 여기서 냉각수를 대고 있다. 댐이 파괴되면서 홍수가 발생하는 것을 넘어 전력 공급 중단, 원전 안전 위협, 밀 수급 차질, 생태계 파괴 등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무스타파 나이옘 우크라이나 사회기반시설부 차관도 “(카호우카댐 파괴로) 수십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진 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품인 밀 선물 가격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3% 급등하는 등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일 오전 8시 기준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 저장고가 꽉 찼다”며 “즉각적인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피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레온티예프 노바 카호우카 시장은 5일 밤만 해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댐 붕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6일 타스통신에는 “(댐의 일부가) 심각한 테러 공격을 입었다”며 우크라이나를 탓했다. 또 다른 러시아 임명 인사인 안드레이 알렉센코 헤르손주 책임관은 “사람들의 생명은 위협받지 않고 있다”며 피해 수준을 격하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러시아가 반격을 지연시키기 위해 댐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는데 이날 대형 댐이 폭파되면서 전쟁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러시아는 테러리스트”라며 “카호우카댐의 파괴는 그들이 우크라이나 땅 구석구석에서 추방돼야 함을 확인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카호우카댐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며 “민간 인프라 파괴는 분명히 전쟁범죄에 해당하며 우리는 러시아와 그 대리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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