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야간거래 전환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속하게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오후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으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6시 16분 현재 1418.3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1400.0원) 대비 18.3원이나 튀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주간 종가인 1402.4원과 비교해도 12.0원 넘게 오른 수준이다. 오후 5시 23분께는 1426.0원을 터치하며 전 거래일 대비 26.0원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5.0원 내린 1395.0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전 중 상승세로 전환한 뒤 오후 12시 17분에는 1406.5원으로 장중 고점을 찍었다.
장 초반 환율 하락은 미·중 협상 결과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그러나 달러 저가 결제 수요가 다시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야간거래 전환 이후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각각 상호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번 협상 내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미국 측이 50%대 관세율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80%가 적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빅딜’ 소식에 시장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선물은 2.43%, S&P500 선물은 2.94%, 나스닥 선물은 3.54% 각각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DXY) 역시 100선에서 101선으로 튀어 올랐다.
정용호 KB증권 부부장은 “미중협상 결과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는 건 맞지만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외인이 한국 주식으로 유입돼야 한다”이라면서 “현재 미국 주식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달러 가치도 반등했는데 당분간 글로벌 달러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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