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유세를 앞두고 “부동산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공급이 부족하면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관리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에 발목 잡힌 채 정권 연장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며 수도권 표심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효창공원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이런 점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가 이날 유세를 진행한 용산·마포·영등포는 서울 내에서도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지역들로 꼽힌다. 진성준 선대위 정책본부장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주택 공급 확대”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 후보의 유세 차량 연단에 방탄유리를 설치했다. 이 후보를 향한 테러 제보가 구체화되는 것에 대한 조치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용산 유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정권 아래에서 나라 안보와 경제는 망가지고, 국격은 훼손되고, 민주주의도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며 “국민이 진정한 이 나라의 주권자로 존중받는 민주 국가를 만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전날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을 소개한 뒤 “찢어진 가짜 빅텐트에 몰려가서 고생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그런데, 진짜 빅텐트 민주당으로 오시라”며 “우리 모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는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서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보수 진영을 향해 추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19대 의원을 지낸 김용남 개혁신당 전 정책위의장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영등포 유세에선 허은아 개혁신당 전 대표가 이 후보 지지의 뜻을 밝히며 연단에 올랐다. 개혁신당 소속인 문병호 전 의원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후보와는 사법연수원 동기(18기)다. 문 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양당의 구태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제3지대로 나왔던 만큼 민주당 입당이나 선대위 참여는 하지 않지만 이 후보가 당선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지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에 앞서 대한노인회를 찾아 “우리나라가 이같이 성장·발전하고 국제적으로 위상이 커진 데는 어르신들의 큰 역할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선배 세대가 가진 지혜와 혜안을 후배 세대에 많이 전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년 전 ‘김은경 혁신위’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 이후 생긴 대한노인회와의 불편한 기류를 해소하면서 노인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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