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급팽창하며 원화예치금이 10조 원을 넘어섰다. 거래가능 이용자는 1000만 명에 육박했고 시가총액은 반년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수익성과 거래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거래소 코인마켓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2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9개 원화거래소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총 107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56조 4000억 원) 대비 9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규모도 7조 3000억 원으로 24% 증가했다.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 수는 970만 명으로 전반기보다 25% 늘었다. 특히 원화예치금은 10조 7000억 원에 달해 상반기(4조 6000억 원)보다 2.3배 확대됐다. 전체 이용자 계좌 중 99.8%가 1억 원 이하를 보유하고 있었고, 100만 원 이하 계좌도 전체의 82.5%를 차지했다.
거래소들의 총 영업수익은 1324억 원으로 상반기보다 28% 증가했다. 다만 거래소별 수익 격차는 컸다. 상위 5개 사업자의 수익이 전체의 93.4%를 차지했고, 상위 1개사 수익 비중만 51.4%에 달했다.
한편 원화마켓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계속됐다. 원화마켓 기준 시총은 전체의 92.3%를 차지했으며, 코인마켓 기준 시총은 8조 2000억 원으로 1조 2000억 원 줄었다. 코인마켓 일평균 거래규모도 20% 감소한 1560억 원에 그쳤고, 총수익 역시 23% 줄어든 101억 원에 머물렀다.
사업자 외부이전(출금) 규모는 총 96조 9000억 원으로, 이 중 78.8%(76조 3000억 원)는 화이트리스트 지갑으로 이전됐다. 지갑서비스·보관서비스업자 수탁고는 1조 5000억 원으로 전반기 대비 89% 급감했다. 영업 종료와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