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203400)이 폐암 신약 후보물질 ‘바바메킵(ABN401)’ 개발을 위해 250억 원 이상 규모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자금 조달에 앞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바바메킵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고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 난 상태라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온은 이달 중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50억 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바바메킵의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바바메킵은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뒤 미국, 한국, 대만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바바메킵의 효능과 안전성을 자신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ASCO에서 “단독요법 임상 2상 결과 FDA 승인을 받은 경쟁 약물과 유사한 수준의 항암 효과를 보이면서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쇼우닝 러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교수는 “바바메킵이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무진행생존기간(PFS) 측면에서 일관된 효능을 증명한다면 MET엑손14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단독요법 외에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과 함께 병용요법으로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고형암 치료제 키트루다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지만 일반적인 반응률은 20~30%에 불과하다. 에이비온은 키트루다 단독요법이 MET엑손14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낮은 반응률을 보이지만 바바메킵을 함께 투여하면 반응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국산 항암제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병용도 추진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바바메킵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해왔다. 올 초에는 보유하고 있던 비보존 주식 약 191만 주를 매각해 약 170억 원을 확보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신주 발행을 통한 투자 유치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비온 주가는 지난해 6월 한때 1만 2390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4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는 주가가 높아야 같은 금액을 조달하더라도 더 적은 주식을 발행할 수 있어 주주들의 반발이 적다.
에이비온은 이에 대해 “현재 국내외 금융기관을 통한 조달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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