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땐 양적완화로 조기 진화…이번엔 '실물충격' 해결 더 어려워
경제 · 금융 정책 2020.03.01 17:44:01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쇼크가 밀려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008년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 충격이 가해졌지만 세계 각국이 재정 확대, 금리 인하 등 양적완화(QE) 조치를 통해 조기에 진화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공급망(GVC)이 흔들리고 급격한 소비위축 등으로 실물 분야에서 경제활동 자체를 급속도로 마비시키고 있다. 나아가 위기에 빠진 영세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로 실물침체가 금융불안으로 전이되면 금융기관과 투자회사까지 타격을 받게 돼 실물과 금융이 동시다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008년은 금융 충격... 이번엔 생산·소비 쇼크 2008년 9월15일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위기는 금융 분야에서 촉발됐다. 은행 등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주택가격 급락과 가계자산 증발 등 기업과 소비자들의 자금력이 줄어들며 불황이 시작된 ‘수요 충격’ 성격이 강했다. 반면 ‘코로나19 공포’는 공장 폐쇄와 여행 수요 감소 등 생산량이 줄어드는 ‘공급 충격’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저성장으로 경제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내수가 위축되면 실물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위험이 크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허친스재정통화정책센터의 데이비드 웨슬 국장은 “사람들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것만으로는 상점과 공장이 문을 닫고 여행을 취소하는 현실을 막을 수 없다”며 “미국 연준이 이러한 손실을 상쇄할 수 없고 이 때문에 2008년 수요 충격보다 이번 사태가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역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달 19일을 기점으로 경제활동 및 경제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불안심리 극대화로 외부 활동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2월 셋째 주 기준 전년동월대비로 숙박(-24.5%), 음식점(-14.2%), 방한관광객(-48.1%), 항공기탑승객(-84.4%) 등 서비스업에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리먼 사태 전인 2008년 8월 국내 소매판매 지표가 11.8%에서 9월 2.8%, 2009년 2월 -2.7%로 다소 시차를 두고 하락했던 점과 비교하면 수직으로 낙하한 것이다. 전 세계 GDP, 중국 비중 16% 달해 그때와 다른 또 하나는 중국 경제의 달라진 영향력이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6.3%로 높아졌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지면 부품수급 차질 등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높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공장 폐쇄로 직원들이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면 가계 금융부담이 커지게 되고 결국 전체 경제를 침체시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1,60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도미노 부도가 일어날 경우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부실로까지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경제 충격에 대비할 실탄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2008년의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 글로벌 경제주체들이 실물경제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GDP 대비 2~6% 수준의 과감한 재정지출로 내수를 부양하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대폭 인하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양면으로 구사하면서 금융위기 충격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었던 셈이다. 우리 정부도 원·달러 환율이 2008년 위기 직전 1,090원에서 2009년 3월 1,570원까지 상승하고 코스피지수가 2007년 10월 2,063.83에서 2008년 10월 938.75까지 추락하자 28조4,000억원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다한 유동성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 부족해졌다. 일본은 마이너스금리 상태이고 미국은 재정적자 심화로 유동성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세종=황정원기자 노현섭·양사록기자 garden@@sedaily.com -
연준, 금리인하 시사…파월 “적절히 행동하겠다”
국제 경제·마켓 2020.03.01 17:43:3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시장 개입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긴급성명을 통해 “우리는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이날 한때 1,000포인트 넘게 빠지던 다우지수는 낙폭을 357.28포인트(1.39%)로 줄였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 17~18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포함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현 기준금리는 연 1.50~1.75%다. WSJ는 “3월에 최소 0.25%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연준은 리더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가장 낮은 기준금리를 가져야 한다. 연준의 금리는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적 조치로 감세를 통해 소비심리를 띄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코로나 충격에 주저앉은 中 PMI…역대 최저치
국제 경제·마켓 2020.03.01 17:42:09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 발표된 경제지표인 지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사상 최저로 주저앉았다. 수출입과 물가지수 등도 잇따라 급락할 것으로 보여 중국 당국의 경기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제조업 PMI가 35.7을 기록하며 1월(50.0)보다 14.3포인트나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월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에 기록한 38.8을 밑도는 역대 최저치”라고 전하며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가한 충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PMI는 50을 넘을 경우 경기의 확장을, 50을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2월 PMI 상세내역을 보면 생산동향을 나타내는 생산지수가 27.8로 전월(51.3) 대비 무려 23.5포인트나 추락했다. 신규주문 지수와 원재료재고 지수, 종업원 지수도 각각 29.3과 33.9, 31.8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형 기업 36.5, 중형 기업 35.4, 소형 기업 34.1로 규모가 작을수록 충격이 컸다. 이와 함께 2월 서비스업 PMI도 29.6으로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서비스업 PMI는 앞서 2008년 11월에도 51.2를 기록하는 등 지금까지 한 번도 ‘5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최근 중국 내 음식점 등 상업시설 휴업으로 서비스업이 얼마나 부진한지 보여준 셈이다. 일단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후베이성을 제외하고는 기업활동을 점차 재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25일 기준 중대형 기업의 조업 재개율이 78.9%에 이른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경제활동보다 방역에 치중한 상태여서 물류이동 규제와 인력 부족이 지속돼 기업들의 정상가동에는 한참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1일자에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달(5.4%)보다 높은 6% 이상일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치를 전하는 등 지표 악화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충 톈진대 재정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트럭기사의 임금이 5~7배로 뛰는 등 물류비가 두 배로 증가한 상황에서 물가 상승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또 이번주 말에는 올 1월 공개하지 않은 중국 수출입 통계를 포함해 1~2월 치 합산이 발표된다. 현지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의 수출 감소율을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코로나사태 장기화 땐 0%대 성장 갈수도
경제 · 금융 정책 2020.03.01 17:40:50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비상이 걸리면서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나둘씩 낮추고 있다. 올 1·4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정도의 문제일 뿐 이미 기정사실화했고, 연간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9년(0.8%) 이후 11년 만에 2.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1%에서 1.6%로, 무디스는 2.1%에서 1.9%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그룹 산하의 컨설팅 업체 피치솔루션스는 2.2%에서 1.7%로 낮췄다. 3대 신평사 모두 한국이 올해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는 셈이다. 우리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부진의 여파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보다도 떨어지고 코로나19 후폭풍에 성장 여력이 훼손될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코로나19 사태가 조기 종식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1.8%로 예측하면서도 만약 상반기 내내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때는 0.5%까지 추락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기존 2.3%였던 전망치를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코로나19가 3월에 정점을 이루고 진정된다는 전제여서 확산이 지속되면 남은 세 차례(5월·8월·11월)의 수정경제전망에서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2.4%로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를 갖고 있는 정부는 아직 신중 모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가 일정 부분 연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고 1·4분기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지금은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조정에는 선을 그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당초 3.3%로 잡았던 글로벌 성장률을 3.2%로 0.1%포인트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세계 성장률이 2.8%로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이후 최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美연준, 올 세차례 금리 내릴듯…5월부터 양적완화 재개 가능성
국제 경제·마켓 2020.03.01 17:40:44지난해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부터 이어온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끝내면서 성명에서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표현을 없앴다. 이후 연말과 올해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동결했다. 사실상 ‘적절한 행동=금리 인하’를 뜻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급성명을 내고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힌 것은 금리를 내리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알린 셈이다. 실제로 연준은 통화정책이 공급 쇼크(글로벌 공급망 붕괴)에는 효과가 없지만 수요 감소에는 적절한 수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IHS마킷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그에 따른 증시 하락으로 1·4분기 소비자지출 증가율이 연환산 2.5%에서 2.0%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위축은 미국 경제에 치명타다. 이 때문에 시장은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FOMC에서 최소 0.25%포인트의 금리가 인하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앨리슨 슐라거 맨해튼인스티튜트 시니어 펠로는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증시의 추가 폭락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3월 외에 추가로 두세 차례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완만한 금리 인하가 강력한 효과를 낼 것 같지 않다”면서도 “3월부터 6월까지 세 번에 걸쳐 0.7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확률은 낮지만 연준이 정기 FOMC 전에 긴급회의를 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직후 두 차례 화상회의를 거쳐 금융시장 개장 전에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만기 1년 이상의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양적완화(QE)를 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가에서는 이르면 5월부터 연준이 QE를 재개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돈다. 앞서 파월 의장은 “다음번 경기침체 때는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여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싸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준이 마이너스금리를 꺼리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적은 상황에서는 QE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지금도 연준은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통해 초단기 자금시장에 사실상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연준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제전문가인 손성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유럽과 일본·영국 등과 통화정책을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코로나 확산에...급제동 걸린 글로벌 신차전략
산업 기업 2020.03.01 17:40:42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의 신차와 미래 콘셉트카를 발표하며 힘을 싣는 세계 최대 모터쇼인 ‘제네바 국제 모터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식 취소됐다.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힘이 빠지며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기면서 최고의 모터쇼로 꼽히는 제네바 모터쇼의 취소는 단순하게 행사 취소로 볼 수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생산, 판매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신호탄이다. 코로나19가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뜨린 데 이어 수요의 시발점마저 주저앉혔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바 모터쇼 사무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참가자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90회 제네바 모터쇼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제네바 모터쇼 사무국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마지막까지 정상 개최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사전 언론 공개 행사를 사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제네바 모터쇼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세계 최초로 신차들을 발표(월드 프리미어)하며 위상을 더욱 높여가고 있는 세계 최고 모터쇼 중 하나다. 매해 1월 열리던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북미 메이커들의 전통적 신차 출시 행사처럼 진행돼 의미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국제가전박람회(CES·1월 개최)와 겹치지 않도록 6월로 개최 시기를 바꿨다. 이 때문에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많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신차와 콘셉트카, 미래 비전을 최초로 발표하고 홍보에 나설 예정이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세계 최초로 8세대 신형 골프 GTI·GTD 모델을 공개한 뒤 하반기부터 전 세계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홍보·출시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할 상황이다.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 폭스바겐 R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 투아렉 R도 마찬가지다. BMW도 제네바 모터쇼에 뉴 330e 투어링 등 4종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모델을 내놓고 그룹 최대 목표인 전기화 비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었다.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인 뉴 M340d xDrive 세단과 뉴 M340d xDrive 투어링도 세계 최초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재고하게 됐다. 콤팩트 캠퍼 밴 마르코 폴로의 월드 프리미어 공개를 계획하던 메르세데스벤츠도 같은 상황이다. 각각 전기 콘셉트카 프로페시(Prophecy)와 4세대 신형 쏘렌토를 공개할 예정이던 현대·기아차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본고장인 유럽에서 프로페시를 선보여 전기차 선도 업체로 자리매김하려던 계획이 다소 어그러졌다”며 “출시가 임박한 신형 쏘렌토의 경우 글로벌 홍보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계속되면 유럽 지역 자동차 판매와 생산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계 글로벌 부품사 덴소와 후지쓰의 스페인 공장은 중국산 부품 공급 부족으로 오는 16일부터 일부 부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산 전장 핵심부품의 조달이 끊기면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부족보다 파급이 클 수 있다”며 “현대·기아차 유럽 공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전체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판매에도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판매가 올해 9,000만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현대·기아차도 경쟁력 있는 신차가 줄줄이 나오는 ‘골든 사이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
코로나 여파 갈곳 잃은 항공기들
산업 기업 2020.03.01 17:28:00 -
비대면 생체 인식 '코로나 특수' 맞나
산업 기업 2020.03.01 17:14:45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접촉(비대면) 생체 인증 서비스 제공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카드리더기, 지문 인식 등을 통한 인증이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5년간 연평균 7.6%가량 성장하며 2,532억원(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 2019년 기준)까지 몸집을 불린 비대면 국내 바이오 인증 시장이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중소벤처 업계에 따르면 이미 시중에는 홍채 인식에서부터 얼굴 인식, 손바닥 지문 사진 촬영을 통한 인식 등 다양한 비대면 생체 인식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리언스는 홍채인식 벤처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다. 올해 증시 상장을 앞둔 이리언스는 홍채인식기술을 활용해 출입통제·근태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홍채인식 시장은 세계 전체적으로 2022년 41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16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34%에 이른다. 그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게걸음이다. 수년째 시장이 연 20억~30억원 수준에 그친다. 기업들이 아직 투자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업계의 한 임원은 “홍채는 18개월 이후 완성된 뒤 평생 변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 뛰어나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때문에 도입을 꺼렸던 기업들도 바이러스 사태가 잦아들면 미래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인식도 카드리더기를 점차 대체할 수 있다. 보안 업체 에스원은 ‘워크스루형 얼굴인식 스피드게이트’를, ADT캡스는 얼굴·지문·출입카드 등 세 가지 인식기능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복합생체인식기 FR-810B’를 선보이고 있다. 워크스루형 얼굴인식 스피드게이트의 경우 0.3초 만에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에 출입구 앞에서 멈추지 않아도 될 정도다. 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누르기도 주저하는 상황이라 기업 문의가 늘고 있다”며 “(얼굴인식)시장 규모가 당초 올해 예상치인 1,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인식 기술 적용은 금융권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위닝아이의 지문인증은 센서에 직접 손가락을 대지 않고도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바로 손바닥을 사진으로 찍어 본인 인증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 전북은행, 한화손해보험, 신영증권 등이 손바닥인증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기업의 러브콜도 증가세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
한화운용 "코로나 여파에도 글로벌 인프라·부동산 등 대체자산에 올 2.5조 베팅"
증권 국내증시 2020.03.01 17:08:56“현장 실사가 필수인 해외 대체투자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만 올해도 국내외 인프라 및 부동산 등 대체 자산에 2조5,000억원 이상 투자할 방침입니다.” 허경일(사진)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사업본부장은 지난 28일 인터뷰에서 올해 투자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허 본부장은 한화생명에서 2007년부터 해외 대체투자를 시작했으며 지난 2017년 한화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대체투자부문 성장을 이끌어 왔다. 한화운용의 지난해 말 기준(프라이빗에퀴티 포함) 대체투자 자산은 12조4,009억원으로 전년 말 8조6,559억원 대비 43% 늘었다. 2018년에도 전년(6조1,298억원)에 비해 41% 이상 성장한 바 있다. 올해는 연초 코로나 여파로 다소 보수적인 실적 목표를 잡았지만 여전히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운용의 대체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한화생명으로부터 5,100억원의 증자를 받기로 해 글로벌 대체투자를 위한 대규모 ‘실탄’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8일 공시를 통해 한화생명으로부터 △타법인취득 자금 3,000억원 △운영자금 1,500억원 △ 전략적 투자용 등 600억원 등 총 5,100억원의 증자를 3월말까지 받는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한화자산운용의 자본규모는 2019년 말 기준 1,998억원에서 증자 후 7,098억원으로 증가해 국내에서 자본규모가 두 번째로 큰 운용사가 된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6,466억원으로 자본규모가 가장 크며 삼성자산운용이 6,015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화운용은 글로벌 대체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주식·채권 등의 전통자산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데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는 이미 미래에셋, 삼성 등이 선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 본부장은 “주식, 채권 펀드들은 운용보수가 경쟁적으로 낮아지는데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 유출입 변동이 크다”며 “반면 대체투자는 인프라 펀드의 경우 만기가 20~30년에 달할 만큼 한번 자금이 들어오면 운용사에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규모 증가로 해외 운용사 인수를 포함한 본격적인 자기자본투자(PI)가 가능해질 것으로 허 본부장은 내다봤다. 허 본부장이 최근 몇 년 간 집중해온 분야는 해외 인프라 투자다. 2016년만 해도 투자자산규모(AUM)이 1조원 미만이었으나 지난 해말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괄목상대할만한 성장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에는 미국 시카고 주차 민관협력사업(PPP) 대출에 2,776억원, 영국 히드로 공항 관련 대출 2,929억원, 일본 미야자키현 태양광발전소 선순위 대출 1,238억원 등의 약정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벨기에 교정시설, 슬로바키아 고속도로지분 투자 등 전세계에 다양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왔다.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서도 허 본부장은 “지난해 밸류애드, 컨스트럭션 대출, 메자닌 등 의미있는 딜을 여러 건 했다”고 소개했다. 일례로 영국 런던 캐너리워프 소재 프라임오피스 빌딩에 대한 7,300만 달러 규모의 메자닌 대출을 약정을 꼽을 수 있다. 허 본부장은 “아직 해외에서는 큰 플레이어가 아니어서 신규 섹터에 대한 투자가 그동안 활발하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로, 발전소 등의 전통적인 인프라 시설뿐 아니라 앞으로는 통신 타워, 광섬유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장시스템 등의 신규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해갈 방침”이라며 “정부 보증이 있는 인프라 자산의 경우 에퀴티(지분)투자에도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및 인프라 펀드는 지분투자의 경우 6~7%, 대출투자의 경우 4~5%선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적으로 낼 수 있지만 그동안 기관투자자들 대상 사모펀드 위주였다. 그러나 올해는 개인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허 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부동산 공모 펀드를 올해 출시할 계획”이라며 “다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는 상장 인프라펀드의 경우 활성화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듯하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
文 "3·1정신으로 '코로나' 이겨내자"
정치 대통령실 2020.03.01 16:36:41문재인 대통령의 3·1절 101주년 기념사는 대일(對日)·대북(對北) 메시지보다는 ‘코로나19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극복’을 최우선과제로 두고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1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운동 101주년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매년 3월1일, 만세의 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줬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낼 것”이라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며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됐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이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다”며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의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홍 장군의 유해는 카자흐스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이뤄질 예정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며 “아울러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종합대책’의 신속한 추진을 약속한 문 대통령은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주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북한과의 보건협력을 기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은 2년 전, 9·19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미·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지만 코로나19 위기에 남북이 공동대응함으로써 대화의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본을 향한 메시지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일본을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 표현하며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직장갑질119 "강제 무급휴직·임금 삭감 등 '코로나 갑질' 고개 들어"
사회 사회일반 2020.03.01 16:36:20#1. B씨가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영이 악화돼 직원을 줄이고 있다. 회사에서는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고, 기본급 일부는 회사에 기부하라고 지시했다. 동의하지 않으면 권고사직 처리하겠다고 한다. B씨는 권고사직이라기엔 거의 일방적 사측의 해고라며 부당해고라고 주장한다. #2. 한 카페 직원 A씨는 최근 점장이 동료 직원에게 코로나19로 매출이 줄고 있으니 두세 달 쉬었다 오라고 통보하는 걸 들었다. 해고하면 해고예고수당이라도 청구할 텐데 몇 달씩 무급휴가를 통보해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위법이 아니다.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강제연차·무급휴가(휴업), 해고 등 인원감축, 임금삭감, 보호조치 위반과 같은 이른바 ‘코로나 갑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일 “코로나19를 빌미로 부당한 해고와 임금 삭감이 심각하며, 직원을 보호조치 없이 위험한 일터로 내몰고 있다”며 각종 직장갑질 제보들을 공개했다. 직장갑질119가 이메일과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제보를 접수 받아 공개한 갑질 사례를 보면 강제 연차 소모, 무급휴가 또는 휴업, 임금삭감 등이 대표적이다. 병원 근무자 C씨의 경우 회사가 어렵다며 부서별 일주일씩 무급휴직 혹은 한 명씩 퇴사를 통보 받은 사례다. 한 명이 쉬면 업무가 많아져 힘들지만 회사에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고 호소한다. 반대로 대기업의 아웃소싱 콜센터 직원 F씨는 코로나19로 회사가 바쁘다는 이유로 연차의 사용을 반려 당하며 회사 생활 힘들어질 거라는 협박도 들었다. 명동 세종호텔은 지난달 26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는데, 객실관리팀의 무급휴직을 시작으로 영업장 휴업을 통해 강제로 휴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고용노동부 지침을 보면 사업주 자체 판단으로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거나 그 밖의 이유로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업주가 휴업수당을 줘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46조를 보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할 때는 그 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는 코로나3법(감염병예방법·근로기준법·민법)을 위반하는 악질 사용자들을 찾아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
[특파원 칼럼] 코로나19에 소멸 중인 '中 신뢰자본'
국제 경제·마켓 2020.03.01 16:23:55중국 베이징시는 최근 약국에서 해열제 등 감기약을 구입할 때 실명을 등록하도록 의무화했다. 약을 먹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발열을 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지 지인에게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대답이 기막히다. “어차피 치료도 잘 못하는데 공안 같은 기관에서 오라 가라 귀찮게만 한다”는 것이다. 14억 인구인 중국에서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최근 하루 확진자 수는 10명 미만이다. 일단 중국 정부 공식 통계상으로는 그렇다. 그럼에도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여전히 없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다른 현지인은 “우리도 통계를 안 믿는다”고 털어놓았다. 중국 정부도 자기 국민을 못 믿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전쟁에서 승리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식당 영업을 방해하며 도로를 막는가 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체온계를 들이대고 있다. 기자가 중국을 공부하며 처음 들은 말 중 하나는 ‘중국인을 상대할 때 한국인처럼 하지 말라’였다. 중국인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뢰의 부족’은 중국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민족인 만주족에게 무려 268년을 지배당했을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중국인으로서는 살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지 해야 했을 테다. 여전히 ‘독재’ 치하에서 민주주의를 겪지 못한 중국인에게 ‘나부터 살겠다’는 정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국가는 통제와 관리만 생각하고 국민들은 정부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사익 챙기기에 몰두하는 식이다. 중국 정부의 강압은 해외 국가나 국민에게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격리와 차별 등의 문제는 그런 사실을 전제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달 25일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시작된 한국인 강제격리가 이미 중국 전체로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선의나 예의도 없는 행동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한국이 코로나19에 따른 피해에도 불구하고 입국 중국인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현지인들도 인정한다. 막대한 의료물자도 제공했다. 코로나19는 중국이 만든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인의 입국을 규제하면서 사전협의 우선이라는 국제 관례마저 지키지 않았다. 적반하장이나 배은망덕이라는 지적도 당연하다. 중국은 자국에서 한창 환자가 속출할 때 미국이 ‘과학적 대응’이라면서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대해 ‘과잉 대응’이라며 반발했다. 그랬던 국가가 한국에 대해서 ‘과학적 대응’이라며 차별하는 상황이다. 중앙과 지방 정부 간의 떠넘기기도 다반사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인에 대한 인위적인 규제는 없다면서도 실제 상황은 지방정부 일이라는 발뺌으로 일관한다. 지방에서도 성·시 등 행정 단위마다 말이 다르다. 과거 사드 보복 식 행태가 다시 나타났다고 현지 교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신뢰는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 인프라와 같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신뢰는 자본처럼 일단 모이면 더 많이 모을 수 있고 활용도도 높아진다. ‘신뢰 자본’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신뢰 자본은 소멸하는 중이다. 한국으로서는 가장 가까이 접해 있는 중국을 막연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원가가 저렴하고 가깝다는 이유로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우리 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사드 보복에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무역전쟁·코로나19까지 중국발 쓰나미가 잇따랐다. 한국 자체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chsm@@sedaily.com -
여야 “코로나19 추경·세제지원 입법 2월 국회 내 처리”(속보)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0.03.01 16:00:141일 국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세제지원 입법을 2월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jnghnjig@@sedaily.com -
[시그널]우리銀 사태에 코로나까지…셈법 복잡해진 푸르덴셜 매각전
경제 · 금융 보험 2020.03.01 15:11:06몸값이 2조원에 달하는 푸르덴셜생명보험 매각전이 꼬이고 있다. 당초 흥행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금융지주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기관제재를 받으면 인수전에서 발을 빼게 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본입찰 일정 연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보험의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오는 19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본입찰은 5파전 양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23일 있었던 예비입찰을 통해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적격 예비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황이다. 또 대만계 금융사인 푸본그룹이 실사에 참여해 입찰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흥행을 누르는 가장 큰 악재는 우리은행 사태다. 우리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함께 푸르덴셜 인수전을 이끌 것으로 점쳐졌었다. 내부등급법 적용이 늦어진 탓에 불가능해진 직접 참여 대신 예비입찰에 참여한 IMM PE 등 사모펀드(PEF)에 손을 잡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DLF 사태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오는 4일 정례회의를 열어 DLF 사태와 관련 징계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와 과태료를 부과하는 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PEF 입장에서도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탓에 우리금융지주의 손을 선뜻 잡기가 쉽지 않다. 우리금융지주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현재 인수·합병(M&A)에 신경 쓸 형편이 못 된다”며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꾸려 푸르덴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이 후보군에서 빠졌어도 인수 경쟁은 치열하다. KB금융의 인수 의지가 강한데다 맞불을 놓을 PEF도 자금력이 탄탄하다. MBK파트너스는 최대 65억달러(한화 약 8조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 펀드 중 이미 42억달러(한화 약 6조원) 모집을 완료했다. 한앤컴퍼니도 3조8,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장착한 블라인드펀드를 쥐고 있다. 국내 출자자(LP) 중심으로 꾸려진 IMM PE 역시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18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한 MBK파트너스는 경업금지 조항 탓에 9월까진 인수 완료가 불가능하다. 본입찰 이후 이어질 본실사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에 소요될 시간을 고려해도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코로타19 사태로 일정이 미뤄지면 더 유리한 상황인 셈이다. 한 예비인수후보 측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본입찰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코로나19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입찰일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BK를 제외한 인수후보들이 일정 연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 또 다른 예비인수후보의 관계자는 “경영진 실사는 다 끝났고 가상데이터룸(VDR)의 숫자로 실사를 진행하는 데 본입찰 일정이 미뤄질 이유가 없다”며 경계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코로나19 직격탄에...지난달 영화관객 16년만 최저
문화 · 스포츠 문화 2020.03.01 14:34:25코로나 19가 전국을 강타한 2월에 영화관 관객 수가 2004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관객 수는 734만7,033명에 그쳤다. 이는 2004년 2월의 311만3,385명 이후 2월 전체 관객으로는 최저치로, 지난해 2월의 2,227만7,733명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특정 다수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 있어야 하는 극장으로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극장가는 최악의 타격을 입고 있다. 2월 24~25일에는 하루 관객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8만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박스오피스 1위 영화도 관객 수가 5만 명도 안 된다. 전날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인비저블맨’ 관객은 주말에도 4만4,025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사냥의 시간‘ ’온 워드: 단 하루의 기적‘ ’후쿠오카‘ ’이장‘ ’밥정‘ ’결백‘ ’기생충‘ 흑백판 등 개봉 예정작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