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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서 ‘기본틀’만 합의…디테일은 추후 협상”
국제 정치·사회 2018.05.29 10:17:27다음 달 12일 개최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기본 틀’(framework)만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회담에서 북한이 무엇을 포기하고 미국이 반대로 무엇을 제공할지에 대한 세부적 사항을 다루지 않고 추후 협상을 위한 기본 틀을 제공하는 문건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세부적 사항은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친 실무협상을 통해 타결될 것이라고 CNN은 밝혔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코리아 워킹그룹’ 사무국장인 존 박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리 준비된 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비핵화 메커니즘의 공식적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실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기간이 매우 촉박하기 때문에 나온 분석이다. 회담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소 성급하게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재팬 패싱' 급했던 아베…트럼프에 황급히 전화 걸어
국제 정치·사회 2018.05.29 09:21:37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미·일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미·일 정상이 전화통화를 하고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만나기로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일 정상은 통화에서 최근 북한과 관련된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의 핵 및 생화학무기 그리고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해체를 달성하는 일이 시급한 일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지난달 중순 플로리다에서 개최된 정상회담 이후 한달여 만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6월 8∼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아베 총리가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워싱턴DC에 잠시 들려 회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아베 일본 총리가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안보상 이익 관련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한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이른바 ‘재팬 패싱’ 가능성을 우려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중·단거리 미사일 억제 문제도 북미정상회담 의제에 포함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도 촉구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
日 외무상, 북미 정상회담 직전 싱가포르로
국제 정치·사회 2018.05.29 08:42:34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북미 정상회담 직전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고노 외무상이 다음달 8일 말레이시아를 거쳐 9일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고노 외무상의 싱가포르 방문은 싱가포르 정부에 북미 정상회담 후 정보 제공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회담의 주최국 정상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각각 개별적으로 만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다음달 11~13일 싱가포르에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파견 할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그동안 북한을 둘러싼 대화 분위기에서 소외되며 ‘재팬 패싱(일본 배제)’ 비판을 받아온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배제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美 대북 전문가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 협상 무대 마련하는 역할”
국제 정치·사회 2018.05.29 08:38:04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28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창 변호사는 이날 CNN방송 ‘뉴 데이’에 출연해 북미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 기회로써 이용돼야 한다며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북한의 핵무기 해체와 탄도미사일 포기”라고 말했다. 창 변호사는 다만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에 도달하게 할 힘이 있지만, 북미정상회담까지 남은 2주 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정상회담은 향후 협상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를 위한 시발점이 된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해야 하며, 원칙을 세우고 의제들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아직 많은 것들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구계 미국인인 창 변호사는 지난 2006년 펴낸 ‘핵전쟁, 세계와 대결하는 북한’에서 북핵의 주된 목적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트럼프-아베, 북미회담 前 회담 연다
국제 정치·사회 2018.05.29 08:17:35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미·일 정상회담을 연다고 백악관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미·일 정상이 이날 전화통화를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북한 관련 최근 진행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북한의 핵 및 생화학무기, 그리고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해체를 달성하는 일이 시급한 일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미·일 정상이 만나는 것은 지난달 중순 플로리다의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개최된 정상회담 이후 한달여 만이다.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이른바 ‘재팬 패싱’ 가능성을 우려한 아베 총리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급히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폼페이오 "北에 CVIG 제공할 것"
국제 정치·사회 2018.05.28 17:43:5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에 대한 반대급부로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안전보장(CVIG)’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조약 형태로 의회에 제출해 동의를 받겠다고 확약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관련기사 4·5면 그는 “김 위원장과 나는 그에게 제공될 안전보장책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며 “그 보장책들은 우리가 요구하는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똑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방식이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와 ‘똑같은 방식’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6·12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북미 외교·안보 채널도 세 개의 트랙으로 ‘풀가동’되고 있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 의제에 대해서는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7일부터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고 의전·경호와 관련해서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실무회담이 진행된다. 조지프 헤이긴 부비서실장을 단장으로 한 백악관 사전준비팀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에 만든 ‘CIA팀’이 별도 트랙으로 북한 당국과 사전협상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미국 팀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며 “북한은 눈부신 잠재력을 가졌으며 언젠가 경제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면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미는 실무회담에서 핵물질의 국외반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핵시설·핵물질 중 최대 2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부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외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이를 주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북미회담 판문점 실무협상] 6자회담 수석 지낸 성김-대미외교 30년 최선희 '진검승부'
국제 정치·사회 2018.05.28 17:30:50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여부를 좌우할 비핵화 실무회담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싱가포르 회담의 전초전 성격을 띤 실무 협상단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과거 6자회담 수석대표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베테랑 외교관인 성김(58) 주필리핀 대사가 한반도로 돌아와 중책을 맡았고 북한에서는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격적인 회담 취소에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그를 상대로 29일까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인다. 북미 실무회담의 미국 측 대표로 발탁된 김 대사는 미 국무부 내 최고의 대북 전문가이면서 민주·공화당 정권에서 모두 주요 보직을 지낸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도 강력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출생인 김 대사는 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민을 가 한국어와 영어에 두루 능통한데다 2000년대 중반부터 6자회담 특사와 주한 미국대사, 6자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잇따라 역임해 북한 당국의 속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을 발휘하는 협상가로 알려진 그는 고차방정식인 ‘비핵화 로드맵’을 풀어낼 최적임자로 워싱턴 외교가의 신망이 높다. 김 대사와 함께 대표단에 포함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미국 내 한반도통으로 꼽힌다. 미국의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삼각 축인 백악관·국무부·국방부에서 한반도 이슈를 다뤄온 핵심 관계자가 모두 대북 협상에 나선 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끈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을 수행한 후커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에서 북측과 접촉한 몇 안 되는 고위 관리다. 백악관에서 북핵 실무를 총괄하는 그는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 등과 협상할 때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차 방북 당시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의 최대 관심사인 체제 보장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실무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일하며 2003~2004년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이들 미국 대표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요구에 맞서 북측이 방패로 내세운 최 부상은 1990년대 말부터 북미회담과 6자회담 등 주요 협상에서 통역을 맡으면서 대미 외교의 한우물을 파온 전문가다. 북미의 비핵화 실무 대표가 모두 전문 외교관 출신인 셈이다. 올 3월 승진한 최 부상은 지난해 외무성 북미국장 겸 미국연구소장을 지낼 때 트럼프 정부와 1.5트랙 협의 등으로 협상에 물꼬를 트려 애썼던 대화파로 분류되지만 24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비난 담화를 주도하며 ‘악역’을 불사하는 대담함을 과시한 바 있다. 최 부상을 보좌해 북측 실무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은 최근 대미·대남 협상의 북측 최고 실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수행하며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바 있어 이번 회담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북미회담 실무협상, 왜 판문점서 열릴까
정치 대통령실 2018.05.28 17:26:45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 실무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왜 장소가 제3국도 아닌 판문점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미 뉴욕 채널은 북한의 유엔(UN)대표부 차석대표와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간 소통인데 사안이 통상적인 것보다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다른 채널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뉴욕 채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도청위험이 있고 이는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 협상 패를 모두 노출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판문점을 요청하고 미국이 이를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판문점은 북한 입장에서 평양과 시차도 없어 김 위원장에게 즉각 직접 보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도 “북한은 항상 협상을 자국 영토에서 하고 싶어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판문점 개최가 무산됐으니 실무협상이라도 판문점에서 하자고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보안 측면에서 나쁜 카드는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남 교수는 “판문점은 철저한 보안 유지를 할 수 있고 (북측 판문각이라지만) 공동경비구역(JSA)으로 미국의 관할지역이라고도 볼 수 있으므로 북한의 요청을 미국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3국 호텔 등에서 북미가 의제 협상을 벌이고 이 사실이 새어나간다면 전 세계 취재진이 몰려들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협상 내용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판문점은 진입하는 것부터 통제돼 미국도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진단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북미, CVID-CVIG '빅딜' 모색...美, 핵무기 반출도 요구한 듯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8.05.28 17:25:45잠시 궤도를 벗어났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온 가운데 북미는 28일부터 판문점에 실무협상팀을 보내 핵심의제 사전조율을 시작했다. 쟁점은 단연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와 북한의 요구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안전보장(CVIG)’의 맞교환에서 서로 원하는 속도와 범위의 접점을 찾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실무협상에서는 최근 기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미국이 북한에 강력한 비핵화의 선제 조치로 보유한 핵탄두 전체를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좌우할 이번 협상에 미국은 북핵 전문가인 성 김 주필리핀 대사를,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투입했다. 장소 역시 긴밀한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보안 수준이 높은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정했다. 이번 북미 실무협상의 1순위 과제는 비핵화 접점 찾기다. 그간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온 비핵화의 접점은 미국 입장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취소’ 충격요법에 놀란 북한이 이미 지난 25일 ‘트럼프식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취소 발표 직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물리적으로 단계적(접근법)이 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핵 개발 초기 단계였던 리비아와는 수준이 다른 북한의 핵 현실을 반영해 기존 일괄타결 방침에 최소한의 유연성을 더할 용의를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미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디테일의 악마’라는 말처럼 세부적인 비핵화 이행조건을 놓고는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대한 빠른 속도의 비핵화 이행을 요구하면서 무엇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당장 가시적이고 강력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핵탄두 국외반출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존 핵시설 해체나 광범위하고 세밀한 사찰 등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핵탄두 반출은 이른 시일 내 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에는 20개 정도의 핵탄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이들 핵탄두가 정권의 목숨인 핵 무력 완성의 상징과도 같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CVID에 상응하는 조치로 CVIG를 이미 언급했지만 미국을 여전히 믿지 못하는 북한은 핵탄두를 한꺼번에 내놓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 안보와 직결된 무기를 국외로 먼저 반출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북한은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체제보장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설명한 남북·북미의 상호 불가침 선언, 남북미 종전 선언 등을 중간해법으로 거론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한국 정부가 수용하기 힘든 내용이어서 가장 민감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금지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양측이 비핵화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문점 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 로드맵 설정, 미국의 검증’이라는 3단계 절차를 문서화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 협상팀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선언하고, 그 일정과 방법을 담은 로드맵을 정한 뒤 미국이 이를 검증하는 식으로 단계를 구체화하고 문건으로 남기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보상은 미국의 직접투자보다 우선 제재 완화에 대한 요구로 표현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예고 후 한국·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관심을 보였지만 미국과의 직접 거래에 대해서는 아직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의 강도 높은 제재만 완화되더라도 북한 경제가 자력으로 일정 수준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북미회담, 판문점·싱가포르 투트랙 조율]北 관리 7명 동행 '김정은 집사' 美협상단과 의전·경호 등 논의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8.05.28 17:15:40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8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포착됐다. 또 김 부장은 이날 오후4시35분(현지시각) 베이징발 싱가포르행 중국 국제항공 CA5283편 탑승객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일본 도쿄를 경유해 싱가포르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에서 미국 측 북미 정상회담 실무진과 만나 의전과 경호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7명의 북한 관리와 동행한 김 부장이 이날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기하고 있던 일본 취재진 수십명이 김 부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싱가포르행 항공편이 이용하는 서우두공항 제3터미널에 한때 중국 측이 마련한 사이드카 50여대가 배치되면서 북한 대표단이 이날 싱가포르로 향할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 ‘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북측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도보다리 밀담 진행 과정에서도 마지막까지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앞서 김 부장은 26일 베이징 공항에서 평양으로 귀국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부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 방문을 준비하다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면서 성과 없이 북한으로 되돌아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NHK방송은 헤이긴 부비서실장을 비롯해 백악관과 국무부 직원으로 구성된 미국 정부 선발대가 이날 오후3시께 도쿄 주일미군 요코타기지에서 싱가포르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미국 대표단은 29일 싱가포르에서 의전·경호·보안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싱가포르 北대사관 "북미회담 관련 아는 것 없다"…'신중 모드'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8.05.28 16:41:4228일 오전 싱가포르 북한대사관 앞에 한국 취재진이 몰려들어 질문 공세를 이어갔지만 리병덕 1등 서기관은 “조미(朝美·북미)회담에 대해선 아는 게 없고 말씀드릴 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께 출근한 리 서기관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 미국 실무회담 대표단과 관련한 질문에 “아는 바 없다”고 답했고 ‘북측에서 실무회담을 위해 누가 오느냐’는 질문에도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오늘 어떤 일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 간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만남과 관련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답했다. 리 서기관은 ‘지난 주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역사적인 회담”이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서기관이 사무실로 들어간 뒤로도 일부 취재진이 대사관 앞에 남아있자 건물 경비원이 올라와 북한대사관에서 연락이 왔다며 내려갈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에 경협주 급등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8.05.28 16:33:10북한-미국 정상회담 재개 기대감에 28일 남북 경제협력주가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75% 급등한 152.6에 장을 마쳤다. 동아지질(30%), 한라(29.9%), 현대건설(29.89%), 남광토건(29.82%), 계룡건설(29.81%) 등 다수 건설업 종목들이 남북 경협 수혜주로 꼽히면서 대거 상한가를 기록했다. 남북 경제협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개성공단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인디에프(30%), 대아티아이(30%), 제룡산업(30%) 등 다수 종목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되살아난 것이 투심을 자극했다. 경협주는 지난 24일만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공개 서한에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유화적인 태도에 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재추진 의지 표명, 여기에 주말 전격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경협주 주가 급등에 이날 증시에서 상한가 종목도 무더기로 쏟아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6개 종목, 코스닥시장에서는 28개 종목 등 모두 64개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12년 2월 21일 유가증권시장 25개, 코스닥시장 39개 등 총 64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6년3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상한가 종목수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北김창선, 북미 실무회담차 싱가포르 방문예정…탑승객 명단확인
국제 경제·마켓 2018.05.28 16:02:46‘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8일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의를 위해 싱가포르로 갈 전망이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 부장은 북한 실무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오전 북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 등 8명의 북한 인사는 이날 오후 4시 35분(현지시간) 베이징발 싱가포르행 중국 국제항공 CA5283편 탑승객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고려항공이 도착한 베이징 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일본 취재진 수십명이 몰렸고 싱가포르행 항공편이 있는 제3터미널에는 한때 중국 측이 마련한 사이드카 50여대가 배치돼 북한 대표단이 28일 당일 싱가포르로 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 소식통은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다시 베이징에 왔다고 들었다”면서 “아마도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측과 의전 등에 대해 논의하러 나온 것 같고 오늘 중 싱가포르로 갈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김 부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4일 싱가포르에 가려고 베이징을 경유했다가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로 일정이 엉키면서 북한으로 되돌아갔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베이징-싱가포르행 항공편을 이용해 싱가포르에 들어가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조 헤이긴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협상단과 의전, 경호, 보안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소식통은 “북미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협상을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투트랙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북한이 크게 신경 쓰는 의전과 경호를 위해 고위급 인사가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
"북미회담 재추진, 9월 이전이 골든타임…실타래 못풀면 작년보다 위험"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8.05.25 17:22:37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공식 편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불안 국면으로 빠져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북미 간 회담 재추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에 회담 개최의 필요성이 살아 있는 ‘골든타임’은 오는 9월 이전이라고 지목했다. 이마저도 한국 정부의 냉정한 판단과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이끌어내려는 설득 노력이 없으면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취소 사태의 배경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미국 내 대북 정서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물밑 접촉 과정에서 북미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중국 다롄 방문 이후 중국이 한반도 안보 문제 언급을 늘린 점, 불완전한 합의에 대한 미국 정계의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정은이 다롄에 다녀온 후 북미회담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특히 존 볼턴 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는데 미국은 개인에 대한 비난을 굉장히 무례하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조율해온 내용을 백악관에서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 정도로 비핵화 회담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계관·최선희 담화 때문에 북미회담이 취소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2일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를 보면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 결정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갑작스러운 취소 결정으로 실망감과 불안감 등이 혼재된 채 증폭되고 있지만 북미회담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재추진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6월12일 개최는 어렵겠지만 물밑 접촉에서 북한이 미국 측 협상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날짜 조정이 될 것으로 본다”며 “김 위원장에게는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월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11월 중간선거가 중요한 만큼 재추진된다면 9월 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재추진될 수 있다고 본다”며 “정상회담 취소 국면이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되면 지난해보다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도 “북미 냉각기 정리 시간을 가진 후 늦어도 7월 말 전에는 회담 재개 일정을 잡아야 한다”며 “내년으로 넘어가면 아예 힘들어지는 만큼 수습을 위한 빠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북미 중재자 역할을 해온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그간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는 냉정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한반도 정세가 당장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미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균형자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한국은 현 상황의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라며 “그간 과도한 장밋빛이었는데 국익도 따지면서 냉정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홍 실장은 “북한의 적극적 자세를 이끌어내는 데는 남북 핫라인이 가장 유효하다”며 “빨리 비공개 대북특사를 보내 북한에 김정은 직접 담화 등 재개 의사를 밝힐 것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현·박우인·박효정기자 yhchung@@sedaily.com -
[대화 끈 남겨둔 북미]트럼프, 절묘한 타이밍에 '되치기'...협상 주도권 노린 다목적 포석
국제 정치·사회 2018.05.25 17:20:0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국제 외교가와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거래 자체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절묘한 타이밍에 회담 취소라는 ‘충격적 되치기’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북미 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접촉에 응하지 않은 북한의 진정성 확인과 중국의 견제 차단, 만만찮은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는 다목적 카드로 전격적인 결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북미 정상회담을 단숨에 수용했지만 이후 준비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작업이 매우 복잡한 사안임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가 미국이 목표로 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적잖은 간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북측이 싱가포르 회담 재검토를 압박하며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에도 나오지 않자 이대로는 회담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회담 실패에 따라올 막대한 후폭풍을 예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과 비핵화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극약 처방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대미 비난 담화를 시작으로 판 흔들기에 나선 북한에 맞서 협상 주도권을 잡는 한편 도를 넘은 북한의 미국 비난에 벌을 주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북측이 리비아식 핵 폐기에 강력 반발해 미국 측의 양보를 얻어내는 등 ‘회담 무산’을 위협하는 벼랑 끝 전술로 협상 주도권을 쥐었다는 관측이 나오자 평생을 거래로 살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몹시 불쾌해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앞세워 미국의 2인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아둔한 얼뜨기’로 농락하자 결국 폭발한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판을 깨버린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일개 차관급 인사가 도를 넘는 막말로 정상회담을 흔든 것은 북한의 명백한 실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충격적 되치기’로 회담 주도권을 찾아왔다고 평했다. 6·12회담 취소 배경에는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는 중국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태도가 변했다”고 지적하면서 북중 정상이 7~8일 극비리에 회동한 것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반도 ‘역할론’을 앞세워 김 위원장의 뒷배로 나선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려다 북미 회담 무산의 책임론에 직면하게 생겼다. 진창이 옌볜대 교수는 “최근 북중관계가 좋아지면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끼어들려는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회담 성패에 대한 의구심이 고조되는 마당에 트럼프 대통령이 절묘한 ‘타이밍’을 포착한 것이 이날 회담 취소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북측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 북측이 사실상 비핵화의 첫걸음을 떼며 지렛대를 잃은 상태에서 북미 회담 취소로 이를 물리겠다고 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점이 이 시점에 취소 결정을 내린 이유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내 비판을 잠재우려는 노림수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는 “준비는 부실한데 노벨상 수상에만 연연한다”고 비판해온 야권과 언론에 비핵화 협상의 어려움과 백악관의 진지한 협상 태도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북미 회담의 필요성을 한층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은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회담 취소 후 극적으로 다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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