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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북미 회담, '결렬' 아닌 '잠시 중단'"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03.04 10:07:4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회담 결렬이 아니고 잠시 중단된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도 북한도 회담 중단 이후 상호 간에 비난하는 일이 없고 앞으로 대화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렵겠지만 해결하는 과정을 잘 밟아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 또한 “회담이 결렬된 게 아니라 합의가 지연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생산적 진통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기에 정부 여당 뿐 아니라 여야 모두가 초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
조태용 “북미회담 결렬, 탈선한 비핵화 열차 제궤도에”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03.04 10:01:28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이 4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탈선했던 북한 비핵화 열차를 제 궤도에 올릴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설익은 협상과 ‘스몰딜’ 우려가 팽배했던 만큼 오히려 회담 결렬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데 더 나은 결론이라는 것이다. 조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외교부 차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지냈다. 조 전 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 주최로 열린 ‘제2차 미북정상회담 어떻게 봐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나쁜 거래가 되는 것보다 결렬이 차라리 대한민국 국익에 맞는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라는 북측의 약속을 못 받아낸 지난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목표로 ‘완전한 핵 포기 추구’를 공언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는 게 조 전 차관의 분석이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설익은 거래를 거부하고 완전한 핵포기 없이는 합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제야 “가짜 아닌 진짜 비핵화 협상대 앞에 서게 됐다”는 이야기다. 우리 정부에는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한 북한 설득을 촉구했다. 조 전 차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완전한 비핵화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설득시켜야 한다”며 “북한에 특사단을 보내든 해 물밑 접촉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 정상의 회동은 많은 준비 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답방’ 형태의 회동은 현 시점에서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으로 하여금 헛된 희망을 품게 하는 언행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조 전 차관은 “진짜 비핵화를 하지 않아도 뭔가 받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고 국제 제재 전선을 흐트러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측 방위비 증강을 늦추는 등 해 안보 태세를 바꾸는 것도 옳지 않다”고 밝혔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美 존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비핵화 '빅딜'문서 제시했었다"
국제 정치·사회 2019.03.04 08:45:17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요구와 경제보상 제안을 담은 ‘빅딜’ 문서를 북한 측에 제시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NSC)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볼턴의 ‘빅딜’ 문서 공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실패가 아닌 후속 협상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고, 문서로 구체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제의를 부각해 북한을 상대로 후속 협상을 유인하는 동시에 압박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데 대해 “나는 결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북한)은 좋게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은 우리가 그들의 ‘배드 딜( bad deal)”을 받아들이지 않아 매우 실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의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던 것과 같은 순간이 있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글쎄, 여러 번 있었던 것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들을 포기하는 비핵화 ‘빅딜’을 계속 이야기했다. 그는 김정은에게 문서 하나를 건넸다. 실제로는 한국어와 영어로 된 문서 두 장이었다. 거기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들(비핵화 조치들)이 제시돼 있었다”며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게)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줄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업 경험으로 판단한 좋은 위치의 부동산(well-placed piece of real estate)을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그런 제안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했느냐는 질문에 볼턴 보좌관은 “그(김정은)는 밖으로 나가버렸다(He walked away from it)”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방송된 미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이 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미회담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의미하는 ‘빅딜’을 북한이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었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낙관하고 있으며,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나경원 “북미회담, 나쁜 합의보다는 결렬이 낫다”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03.04 08:39:07나경원(사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두고 “나쁜 합의보다는 차라리 결렬이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평가했다. 회담 과정에서 북한의 핵시설이 추가로 언급된 것과 관련해서는 외교·안보 라인의 무능을 지적하며 “전면 교체”를 주장했다. 한미연합훈련 종료 결정에 대해서도 “정부에 재검토를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인 백승주 의원실 주최로 열린 ‘제2차 미북정상회담 어떻게 봐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와 그에 걸맞은 남북 관계의 진전을 기대했지만, 무산돼 안타깝다”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나쁜 합의보다는 차라리 결렬이 더 낫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섣부른 종전 선언’과 ‘설익은 제재 완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실질적인 비핵화를 주장해 왔다. 회담 과정에서 영변 외 추가 핵시설이 언급된 것을 두고는 외교·안보 라인의 무능을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회담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했던 것이라면 대국민 사기극이고, 몰랐다면 외교적 무능을 자인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하고 책임질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한미간의 전략적 의견 조율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우리 정부가 미북 조율 과정에서 진정한 중재자가 아닌 북한의 대변인만 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한미연합훈련 종료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부분은 ‘거꾸로 가는 합의’였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 앞으로 재검토를 촉구하겠다”고 전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트럼프 "韓과 군사훈련 원치 않는 건 수억달러 아끼려"
국제 정치·사회 2019.03.04 08:26:4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오래도록 고수해온 나의 입장이었다”면서 “또 지금 시점에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한미가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훈련을 종료하고 소규모 훈련을 하기로 한 데 대한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뒤 한미연합훈련 종료 결정이 내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얻어낸 것 없이 연합훈련을 양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에서 결정한 것과 지금 상황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새로운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에 군사훈련에 대해 내린 결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비용 문제를 언급하게 됨으로써 향후 한국에 방위비 추가 부담을 압박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과 미국 국방당국은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이란 이름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키리졸브는 ‘동맹’으로 명칭을 바꿔 기존의 절반 기간만 실시하고 독수리훈련도 명칭을 없애고 소규모로 연중 시행키로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북미회담 결렬에 금감원 긴급 시장점검회의 개최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9.03.03 18:38:53금융감독원이 3일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긴급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금감원은 합의 결렬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중국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비중 확대 등 다른 변수에 따라 시장이 급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주가지수 제공업체인 MSCI는 세계 투자자들이 추종하는 벤치마크 지수에서 중국 본토 주식의 편입 비율을 현재 5%에서 올해 11월 20%로 확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시장 불안요인에 신속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하노이 노딜 이후]북미 '비핵화 셈법' 마이웨이...협상 동력 크게 떨어지나
정치 대통령실 2019.03.03 17:23:04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세기의 핵 담판이 허망하게 끝난 후 남북미 3자가 구상하는 비핵화의 퍼즐이 조금씩 어긋나고 실무급 소통 또한 요원하다. 아울러 내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앞두고 미국 내 상황이 복잡해질 경우 비핵화의 동력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까지 커지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이 난항을 보이는 와중에도 ‘통 큰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제기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식 담판에 대한 한 가닥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되레 자국 내 정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회담을 통해 입증됐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청문회’가 떠들썩하게 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손쉽게 미국 조야의 입맛에 맞는 ‘회담 결렬’을 선택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미사일 발사만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장기 과제로 놓아둬도 언제든 다시 끄집어낼 수 있는 선거용 카드가 된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실천 의지 역시 ‘과거의 북한’에서 진일보한 것이 없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됐다. 영변 핵 폐기라는 카드를 던지기는 했으나 전 세계가 주목해온 북한의 ‘핵 은폐 의혹’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서는 어떤 방안도 논의되지 않았다. 영변 핵 폐기를 통해 핵심적인 유엔 제재를 모두 완화하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사실상 ‘핵 군축’이나 ‘핵 보유국 지위 획득’이 아니냐는 의심도 더 굳어지게 만들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번 회담 직후 “미국 측의 계산법에 나도 혼돈이 오고, 어디에 기초한 회담 계산법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전 세계는 북한의 계산법을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성패를 떠나 북미 간 대화를 여기까지 이끌어낸 것은 분명 문재인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대화를 주선했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영변 핵 폐기’ 같은 북한의 비핵화 추가 옵션을 도출해냈다. 하지만 기대했던 북미회담이 완전히 어그러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전략 역시 보다 현실적으로 수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제조건 없이 남북경협과 평화를 논의하는 것은 결국 ‘말의 성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문(친문재인)의 방패막이를 자처해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최근 ‘알릴레오’를 통해 “우리 정부가 북한이 조금씩 내줘서 거래하는 시도보다 대담하게 다 던져버리는 식의 선택을 하도록 중재하면 (어떨까 한다)”라고 밝혔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하노이 노딜 이후] '포스트 하노이' 닻 올리는 한미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03.03 17:20:41한국과 미국의 북핵수석대표가 이번주 미국 회동을 통해 ‘하노이 노딜’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주중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에서는 또 향후 북미 간 대화 재개 등의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이 본부장은 지난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정상회담 종료 직후 비건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었지만 비건 대표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필리핀 방문에 갑자기 동행하면서 회동이 무산됐다. 이번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난 ‘포스트 하노이’ 대면 논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실무급이 아닌 정상 차원의 의견 조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 본부장이 미국에 간다고 해도 실무급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고위급이나 정상회담 수준에서 빨리 의견 조율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 결렬을 예상하고 문재인 대통령 중재도 하나의 세트로 생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미 정상 간 대면 논의도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만나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나가자”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며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나가자”고 답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하노이 노딜 이후]北 무력도발 빌미 안준다지만...안보약화 우려 커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03.03 17:19:58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 핵 담판이 결렬됐음에도 한미가 예정대로 대표적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oal Eagle) 종료를 결정한 것은 우선 북미 협상 불발에 따른 북한의 무력도발 빌미를 주지 않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내부적으로 수차례 강조했던 ‘훈련비용’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군사훈련만 계속 축소되고 있어 소규모 훈련 등으로 대체된다 하더라도 안보 약화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종료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기자회견장에서 이미 감지됐던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도중 회담장 밖으로 나온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생각인가, 아니면 중단 상태로 둘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군사훈련은 내가 오래전에 포기했다. 왜냐면 할 때마다 1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폭격기들이 괌에서부터 와야 한다. 내가 처음에 이걸 시작할 때 한 장군이 ‘네. (폭격기가) 괌에서 옵니다. 바로 옆입니다’라고 했는데 바로 옆이 7시간 거리다. 폭격기들이 와서 수백만 달러의 폭탄을 떨어뜨리고 돌아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런 훈련에 수억 달러를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데 대해 “감사하다”는 표현을 썼다. 한미 군사훈련 축소를 북한과 협상 카드로 쓰는 동시에 내부 정치 선전용으로도 활용한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나오고 진전이 있으면 좋겠지만 시간만 끌면 한미동맹의 단결력 약화 등 우리의 안보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연합훈련을 줄여놓은 채 방치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은 두 훈련의 현재 이름이 지어진지 각각 11년, 44년만이다. 키리졸브연습은 한미 연합군사령부가 연합사 ‘작전계획 5027’ 등을 적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워게임(War Games)이었다.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북한의 도발로 전쟁이 발생할 때 이를 수행하는 절차에 중점을 둬 실시되는 연합전구급 지휘소연습(CPX)이다. 한국측에서는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국방부직할·합동부대가, 미측에서는 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이 각각 참가했다. 연합전시증원(RSOI)연습으로 칭했던 이 연합훈련은 2007년 키리졸브로 바뀌었다. 당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합의하면서 기존 연합훈련의 기본 모델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일차적으로 명칭 변경을 검토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2008년 미측의 주장에 따라 ‘주요한 결의’란 뜻의 키리졸브연습이 처음 시행됐다. 당시 미측은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 결의를 표현하고자 키리졸브란 이름으로 작명했다. 1976년에 시작된 팀 스피릿(Team Spirit) 훈련이 시초였고, 1994년부터 2007년까지 RSOI로 시행되던 시기를 거쳐 2008년부터 11년간 키리졸브로 시행됐던 것이다. 작년에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로 진행됐다. 독수리훈련은 1961년 소규모 후방지역 방어훈련으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독수리’로만 불리다가 1975년부터 연합·합동작전과 연합특수작전 개념을 추가해 ‘독수리훈련’으로 변경됐다. 연합기동훈련·해상전투단훈련·연합상륙훈련·연합공격편대군훈련 등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 등이 포함돼 있다. 한미가 키리졸브 종료를 대신해 새로 만든 소규모 연습의 명칭은 ‘동맹’이다. 대표적인 군사훈련 종료에 따른 한미동맹 약화 우려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커지는 걸 불식하기 위해 ‘동맹주의자’인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이 새 이름 선정에 힘을 실었다는 후문이다. /정영현·박우인기자 yhchung@@sedaily.com -
[하노이 노딜 이후]WSJ "회담 전부터 결렬 징후"
국제 정치·사회 2019.03.03 17:18:15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을 두고 주요 외신들은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며 냉소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애초에 미국과 북한의 눈높이가 크게 달랐던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강행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핵 협상은 정상회담 이전에 좌초했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 몇 주 전부터 결렬을 예고하는 틀림없는 징후들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기대치를 낮추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북한이 생각하는 수준과는 여전히 차이가 컸다. 북한은 지난 2016년 3월 이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안의 해제를 요구했는데 미국은 광물·수산물·석탄·원유·정제유를 아우르는 북측의 요구가 사실상 대북제재 전면 해제에 해당한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WSJ는 “미 당국자들은 계산기를 두드렸고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영변 핵시설 부분폐쇄’의 대가로 제공하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미국의 전직 당국자는 “두 지도자의 개인적 친분만으로 좁히기에는 북미의 간극이 너무 컸다”면서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정상회담 이전에 해결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두 지도자가 서로의 개인적 관계를 과신한 것은 오산이었다”며 비핵화 협상의 장래에 짙은 안개가 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회담 결렬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의 오판에 따른 것이라며 “결국 과도한 자아(ego)가 나쁜 베팅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무협상부터 북미의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았는데 서로가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을 밀어붙이며 합의 불발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실무협상에서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지만 북측 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영변 핵시설 내부의 어떤 시설을 해체할지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하노이 노딜 이후]"북미 하반기에나 대화시도 예상...정부, 北 치우친 외교는 惡手"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03.03 17:16:39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였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치 못한 노딜로 판이 깨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포스트 하노이’ 정국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 및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실무급이 아닌 정상회담 차원의 결렬인 만큼 그에 대한 충격이 크기 때문에 빨라도 하반기는 돼야 북미가 다시 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비핵화 협상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중재외교가 북한에 치우친 노선으로 흐를 경우 협상이 더 꼬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경 펠로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미가 결혼식에 와서 혼인신고하려다 깨진 상태라 양측 모두 앙금이 조금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욕을 잃지 않을까’라는 표현까지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소강상태를 유지하며 기싸움을 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은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경 펠로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으로서도 북미 간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것은 부담”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 역할에 나서면 못 이기는 척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간 대화 기조가 유지돼도 양측이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경 펠로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하노이 회담의 교훈으로 3차 정상회담은 합의문을 어설프게 만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빨라야 하반기부터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양측은 내부적으로 협상팀을 정비하고 협상 전략도 재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노이 노딜에 대한 북미 정상의 복잡한 심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 보수 진영 연례행사에서 “만약 그들이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한다”며 우회적으로 북한의 책임을 강조했다. 최선희 외무부 부상이 1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길’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회담 결과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편한 심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 후 귀국길에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을 당부하면서 중재자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문 센터장은 “북한은 남북 관계를 매개로 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 할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당장 쉽지 않겠지만 지난해 5월26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깜짝 만남을 한 전례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며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적극 활용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미 간 입장 차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가 중재에 나설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리 정부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 6·12싱가포르회담 1주년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경제적 성과가 없을 경우 북한 내부의 반발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자칫 강경한 태도로 돌변할 경우 북미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남 교수는 “양측을 지금 만나봐야 상호 비방만 들을 가능성이 높아 의미가 없다”며 “냉랭한 분위기가 누그러질 때 중재 역할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중재외교에 나서는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북한의 입장에 치우친 듯한 외교 노선을 택하면 비핵화 협상이 더 꼬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면 안 된다. 북미 중간자적 입장은 적절하지 않다”며 “하노이 노딜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지 않다는 게 증명된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과 확고하게 같은 입장에 서야 미국도 한국을 신뢰할 수 있고 북한도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하노이 노딜 이후]'빈손 귀국' 김정은, 협상결렬 책임 묻고 베트남 띄울듯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03.03 17:15:06북미정상회담 결렬이라는 충격을 안고 지난 2일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으로 향하는 최단 열차 노선을 택했다. 중국 내 일정을 택하기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복귀해 회담 무산의 뒷수습과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베트남 일정을 ‘성공적’이었다고 애써 포장하기는 했지만 내부 여론 차단에 한계가 있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협상 불발 책임론을 묻는 동시에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는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전일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해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중국 내 경제시찰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보다는 평양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속도라면 4일 저녁 또는 5일 새벽 단둥을 통과해 압록강을 건널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평양 복귀를 서두르는 것은 무엇보다 핵 담판 불발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 때문이다. 노동신문 등 주요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베트남 일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는 식으로 전했지만 ‘빈손’에 대한 소문이 내부적으로 퍼지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전직 노동당 간부를 인용해 “(북한 지도부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은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기강 해이를 막기 위한 일련의 조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미·대남 협상 전열도 다시 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에 반드시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에 중재 역할을 요청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대화도 재개해야 한다. 특히 이번 회담 과정에서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건재가 확인됐다. 새로운 전략 수립을 위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 이번 회담을 주도했던 인물 대신 뒤로 물러나 있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다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북한은) 회담 중 ‘핵 은폐 의혹’을 제기한 트럼프를 뒤에서 추동질 한 것이 볼턴이며 결국 회담을 결렬시킨 장본인이 볼턴이라고 대단히 화가 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권위 제고 차원에서 베트남 공식 방문에는 큰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주석의 과거 베트남 방문과 이번 일정을 연계해 김 주석 후광효과를 극대화해 주민 지지도를 높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의 ‘도이머이’ 현장 시찰 경험을 북한에 적용할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경제시찰을 맡았던 간부들은 핵 담판 결렬 이후에도 베트남에서 경제 관련 인사들을 만나는 등 별도 일정을 소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달러는 “도이머이 시작 당시 베트남과 현재의 북한은 도시와 농촌의 인구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개혁 의지가 있다면 ‘베트남 모델’을 추진하는 게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베이징=최수문특파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기자의 눈]하노이의 교훈 :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
정치 대통령실 2019.03.03 17:09:38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핵 담판 결렬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식 계산법을 이해하기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 가지 점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은 북한식 계산법이다. 우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단 등 두 사안을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유엔 제재 완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최 부상의 요구는 부당하다. 핵·미사일 도발 중지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 이미 정산이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주고받을 것이 깔끔하게 정리된 문제를 새삼 다시 꺼내 추가적인 요구를 내놓는 것은 국가 간의 상식적인 거래방식이 아니다. “영변 핵 전체를 미국 전문가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발언 또한 온당치 않다. 검증주체가 능동적으로 검사하는 ‘사찰’보다 헐거운 개념인 ‘입회’를 언급한 것 자체가 스스로 핵 폐기 의지가 박약함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최 부상은 “역사적으로 한 번도 제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포장했지만 완전한 폐기라고 할 수 없다. 셋째로 북한은 영변 폐기의 대가로 11건의 유엔 제재 중 5건을 풀라고 요구했지만 이 역시 지나치다.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인식은 영변 핵 시설이 이미 수명을 다한 반면 북측이 요구한 5건은 유류 공급, 원자재 수출 등 대북제재의 핵심으로 사실상 전면 제재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최 부상의 발언에서 보듯 하노이 ‘노딜’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북한 비핵화의 진정성이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점일 것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북미 회담에 앞서 “북한은 핵 포기 의사가 없고 시간을 끌며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한 말은 곱씹어볼 만하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남북경협 의지를 뚜렷이 밝히면서도 완전한 비핵화는 빼놓았다. 이제라도 정부는 북한에 “미국을 속일 생각 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단 있게 요구해야 한다. /classic@@sedaily.com -
김정은 열차로 귀국중...베이징 안 들리고 평양 직행
국제 정치·사회 2019.03.03 16:49:32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열차가 중국 내륙을 종단해 최단 노선으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 광저우·선전 방문은 생략됐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도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다. 3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전용열차는 전날 낮 12시38분(이하 현지시각)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했고 이후 광시장족자치구 핑샹과 난닝을 지나친 뒤 이날 오후 2시께 후베이성 우한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전용 열차가 베트남 갈 때와 같은 노선으로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통지문을 통해 스자좡·톈진·산하이관으로 이어지는 철로에 대해 4일 오후 1시까지 모든 주변 공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접경인 단둥 또한 통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중국명 중조우의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중롄호텔은 5일까지 예약이 안 된다. 이 노선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베트남으로 갈 때 이용했던 중국 철도노선과 같다. 동당역에서 평양까지는 총 3,800여㎞로, 앞선 남행에는 66시간이 걸렸다. 오는 4일 저녁 또는 5일 새벽 단둥을 통과해 압록강을 건널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베이징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도 없게 되는 셈이다. 이는 중국에서 3일부터 진행중인 연중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고려해야 하고 북한 지도부 또한 향후 대미 정책 등을 놓고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베이징에 들러 시 주석을 만나 협조에 감사를 표하고 북미회담 결과를 설명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긴 하다. 한편 일부 중국 네티즌이 ‘테러 모의’로 이해될 있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처벌을 받았다. 핑샹시정부에 따르면 장모씨는 지난 25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어떤 나라의 지도자를 암살하려 한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친구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적발돼 행정 구류 15일을 받았다. 중국이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자국민의 테러 위협 언급을 공개한 경우는 이번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북미회담 결렬, 예견됐다' 한 외신이 털어놓은 진실
국제 정치·사회 2019.03.03 11:48:48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양국 간 아무런 합의 없이 협상이 끝날 것이라는 ‘확실한 징후(unmistakable signs)’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SJ은 이날 ‘핵 협상은 정상회담 이전에 좌초했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몇 주 전부터 결렬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있었다”며 “미국과 북한의 눈높이가 너무 달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내세우며 상대방의 과감한 결단과 양보에 기대를 걸었지만, 양측 모두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에 더 과감하게 나설 것을 요구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올인’하도록 독려했다”고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이에 맞서 북한도 미국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들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직 당국자는 “두 지도자의 개인적 친분만으로 좁히기에는 북미의 간극이 너무 컸다”면서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정상회담 이전에 해결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기대치를 낮추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여전히 북한이 생각하는 수준과는 차이가 컸다. WSJ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영변 이외의 핵시설을 해체하거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분명한 것은 북핵 문제에서 빠른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또 “‘톱 다운(일반적인 것에서 시작해 세부적인 사항으로 진행되는 것)’ 방식의 정상회담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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