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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한달’ 보잉 “직원 10% 감축”…제트기 출시도 연기
국제기업 2024.10.13 17:54:58미국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의 노동조합이 한 달째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측이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전날 비용 절감을 위해 1만 7000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잉의 전 세계 직원(약 17만 명)의 10% 수준이다. 켈리 오토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재무 현실에 맞도록 보다 집중적인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해 인력 수준을 재조정한다”며 “회사를 회복시키려면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잉의 차세대 주력 항공기인 777X 기종의 첫 인도 역시 2026년으로 1년 연기될 예정이다. 보잉은 개발 및 테스트 문제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작업 중단 등을 이유로 들었다. 3만 3000여 명의 보잉 기계공 노조원들은 지난달 13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16년 만의 파업에 돌입했다. 한 달간 지속된 파업으로 737맥스·767·777 등 여객기 생산이 중단되면서 부품사 및 고객사들 역시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헤이즈 그레이트힐캐피털 매니저는 “이번 정리해고가 직원들에게는 파업을 중단하라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잉의 실적은 연초부터 이어진 기체 결함 안전사고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달 23일 실적 발표에 앞서 보잉은 3분기 주당 3.37달러의 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2.90달러)보다 손실 폭이 확대된 셈이다. 보잉은 올 상반기에도 70억 달러 이상의 현금흐름상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에 보잉의 신용등급은 추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달 8일 보잉에 대해 재무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린다고 밝혔다. 보잉의 현재 신용등급은 ‘BBB-’로 한 단계 하향될 경우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떨어진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잉이 현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100억~15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신조어 사전] 홈 프로텍터
사회사회일반 2024.10.13 17:54:29집을 뜻하는 영어 ‘홈(home)’과 수호자·지킴이를 의미하는 ‘프로텍터(protector)’가 합쳐진 말로 직업·직장이 없는 무직자, 이른바 ‘백수’를 일컫는 신조어다. 홈 프로텍터는 원래 무인 경비 시스템과 같이 ‘가정 안전·보안 스마트 시스템’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백수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출근할 직장이 없어 집에만 있으니 곧 집을 지키는 사람인데 어감이 좋지 않은 백수라는 단어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백수라는 단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킨 청년 층의 유쾌한 반응이다. 요즘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은 주변에 이를 알릴 때 “취직했다”는 말 대신 “홈 프로텍터 사직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
조현동 "트럼프 당선시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
국제정치·사회 2024.10.13 17:54:28조현동 주미 한국 대사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1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한 질문에 “의회의 비준 동의를 받지 않는 미국이 대통령 권한에 따라 그럴(재협상 요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미국 대선 전에 방위비 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그렇게 하면 미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국가 간 합의의 연속성을 존중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면서도 “(미국 측이) 그럴(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 한미는 2026년 분담금을 전년 대비 8.3% 오른 1조 5192억 원으로 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 인상 때 국방비 대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 협상을 타결했다. 조 대사는 또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 확보를 위한 대미 외교가 필요하다’는 의원들 지적에 “(내년 1월) 미국의 신정부 출범 이후 우선 추진 현안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재처리 시설을 확보할 경우 사용후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일본은 1968년 미일 원자력 협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리를 얻었지만 한국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이 금지돼왔다. 조 대사의 이날 발언은 차기 미 행정부와 원자력 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日이시바 "美대통령 취임전 조기 회담 검토"…핵무기 근절엔 ‘신중론’
국제국제일반 2024.10.13 17:53:29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1월 5일 미국의 대선 결과가 나오면 새 대통령이 내년 1월 공식 취임하기 전 방미해 회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13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맹국 일본 총리로서 내년 1월 정식 취임 전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일 동맹 안정화 및 심화를 위해 조기에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담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월 중순 페루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미를 방문할 때 미국에 들르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뉴욕을 방문해 취임 전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회담을 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재임 기간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이날 함께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중의원 선거에서 공천이 배제된 인사(12명)를 향후 정부·당 요직에 기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구에서 얼마나 지지를 얻었는지, 국민 여론이 어떠한지를 봐야 한다”며 “인사는 적재적소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공천 배제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될 경우 당 소속으로 다시 인정함과 동시에 요직에 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히단쿄)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가운데 이시바 총리는 핵무기 금지 조약 참여 등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대응”을 강조하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중의원 선거(27일)를 앞두고 진행된 주요 정당 대표 토론회에서 ‘핵 공유’를 내건 자신의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구상에 대해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자 ‘핵 억지의 필요성’을 들며 반박에 나섰다. 아시아판 나토는 아시아의 집단적 자위 체제로, 핵의 공유나 반입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것은 핵 억지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핵 억지라는 것은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피폭자들의 숙원인 핵무기 금지 조약 참여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일본 정부는 유엔에서 2017년 채택하고 2021년 정식 발효된 핵무기 금지 조약에 옵서버로도 참가하지 않고 있다. 경제정책을 둘러싸고는 기존 아베노믹스의 노선을 바꿀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토론에서는 “비용 절감형 경제로 만든 것은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언론 인터뷰에서는 “그때 유효했던 정책이 계속 유효한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리정책과 관련해서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에) 정부의 구두 개입은 삼가야 한다”면서도 “기대를 표명하는 경우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
리사 수, 나델라, 이재용의 10년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10.13 17:52:57이달 8일(현지 시간)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이틀 뒤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4’는 취임 10주년 기념식을 방불하게 했다. 키노트 마지막에 “신제품 공개로 10주년을 맞이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는 수 CEO의 소감에 객석에서는 뜨거운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부도 직전이던 AMD를 다시 살려내고 더 나아가 인텔과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로 굳어가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경쟁을 되살린 수 CEO에게 보내는 찬사다. 그때나 지금이나 AMD는 2인자이지만 존재감만큼은 1인자 못지않다. 과거 AMD는 빈약한 제품 경쟁력으로 외면받던 기업이었다. 당시 서버용 CPU 시장점유율은 0%. “인텔이 반독점 소송을 피하고자 AMD를 살려둔다”는 조롱이 나왔을 정도다. 수 CEO가 사령탑을 맡은 뒤 AMD는 발상의 전환과 합리적 가격 정책으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취임 직후에는 ‘니치 마켓’으로 외면받던 게임기 칩셋을 독점 공급해 숨통을 틔웠다. 부활의 기치가 된 ‘라이젠’ CPU는 연산 코어 수를 대폭 늘려 인텔의 허를 찔렀다. 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최초로 도입한 회사도 AMD다. 10년이 지난 현재 AMD의 서버용 CPU 시장점유율은 31%에 달한다. 엔비디아가 독주하던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텔은 ‘캐시카우’이던 서버용 CPU 점유율 하락으로 초유의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2014년 10월 8일 수 CEO 취임 당일 3.28달러에 불과했던 AMD 주가는 현재 167달러에 달한다. 올해 10주년은 맞은 빅테크 CEO가 한 명 더 있다. 2014년 2월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다. 당시 MS는 암흑기를 지나고 있었다. 전임 스티븐 발머 CEO 시절 무리하게 추진한 노키아 모바일 사업부 인수와 ‘윈도우폰’은 최악의 패착으로 돌아와 모바일 시대 패권을 애플·구글에 내줬다. 오랜 폐쇄적 생태계 전략에 ‘파트너’인 개발자들마저 MS를 외면하고 있었다. 나델라 CEO는 MS를 클라우드·개방형 생태계 중심 기업으로 변모시킨다. 윈도우와 오피스 단건 판매에 주력하던 MS는 나델라 산하에서 애저(Azure)와 구독제 오피스365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오픈AI를 발굴해 생성형 AI 시대 최선두 기업이 된 것은 화룡점정이다. 고루하게 낡아가던 MS는 다시금 애플과 시가총액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나델라에게는 “빌 게이츠에 이은 MS의 제2 창업자”라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2014년은 한국 경영계에도 풍파가 일었던 해였다. 그해 5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쓰러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올해가 ‘실질적 취임’ 10년째인 셈이다. ‘외계인을 고문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메모리·모바일·TV 등 주력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의 지위는 위태롭기만 하다. ‘사업보국’을 상징하던 메모리 기술력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뛰어난 공정 역량으로 애플 A 시리즈 칩셋을 도맡던 파운드리는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애플과 중국 기업들 사이에 끼인 신세로 1위 수성이 위태롭다. TV 시장에서는 ‘19년 연속 1위’를 넘보고 있으나 TV는 더 이상 첨단전자제품이 아니다. ‘초격차’를 부르짖던 삼성전자에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이 나올 정도다. 갑작스러운 승계, 뒤이은 사법 리스크 등 잇따른 불운이 타이밍마다 발목을 잡았던 점은 지금도 안타깝다. 이제 사법 리스크도 마무리 단계다. 30년 전 이 선대회장은 ‘신경영 선언’과 ‘애니콜 화형식’으로 초일류 삼성의 시작을 알렸다. 수성의 리더가 아닌 개척의 리더로서 이 회장의 신경영을 보여줄 때다. -
[스타즈IR] IBK기업은행, 역대 최대이익에 배당 늘려 '투자매력 업'
증권국내증시 2024.10.13 17:49:58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IBK기업은행(024110)이 연내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예고 공시를 내고 주주 환원 확대 정책 마련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실적에 배당 확대 결정까지 더해질 경우 기업은행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밸류업 공시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 방안을 수립해 4분기 안에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 배당 등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다른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인 셈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기업은행 설립 목적이나 대주주 특성을 고려하면 주주 환원은 자사주보다 배당 정책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며 “시장에 자사주보다 현금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연말이 다가올수록 투자 매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업은행의 밸류업 정책이 최근 실적 증가세와 맞물려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3942억 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0.3%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별도 기준으로도 반기 기준 사상 최대액인 1조 2588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기업은행의 순이익 개선에는 중소기업 대출 증가와 충당금 감소의 영향이 컸다. 실제 6월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40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조 1000억 원(3.0%)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도 23.31%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기업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까지 293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전체 대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70%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 상반기 기준으로는 82.0%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과 달리 기업은행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1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 줄었다. 6월 말 기준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25%포인트 상승한 1.30%, 대손비용률은 0.22%포인트 하락한 0.46%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은행의 실적 개선 추세를 감안할 때 각각 0.4배, 4.1배인 현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7% 중반에 이르는 높은 배당수익률까지 고려하면 주가가 현 수준보다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출자 기관의 배당 성향 40% 확대 추진, 재정 확충의 필요성 대두, 은행권 전반의 총 주주환원율 상향 추세 등을 감안하면 기업은행도 순이익에서 현금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을 앞으로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기말 배당이 아닌 분기·반기 배당까지 실시할 경우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주주 환원 정책 개선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상쇄할 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명]한국 문학의 봄 'K릿 르네상스'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10.13 17:47:57벼락같은 축복이 한국 문학에 쏟아져 내렸다. 한국 문학의 힘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었지만 노벨문학상의 영예가 이렇게 성큼 다가오리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좀처럼 즐겁고 신나는 뉴스가 없던 터에 스웨덴에서 날아든 낭보는 더없이 반갑다. 쉽게 예상치 못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기에 작가 자신은 물론 대한민국 모두의 기쁨은 너무나 크다. 전 세계 문화계와 언론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깜짝 뉴스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비판적인 눈으로 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의 파고 속에서 고통받는 개인의 트라우마를 혁신적인 언어로 표현했다는 스웨덴 한림원의 평가에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분석하는 평론가들의 여러 글 가운데 눈길을 끄는 단어는 ‘K릿(Lit·문학)’이라는 표현이다. 한강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피에르 비지우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팝, K드라마에 이어 K릿의 시대가 온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됐다”고 했다. 출판사 편집자이자 번역가인 그는 최경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팀장과 함께 한강의 두 소설을 번역했고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 등의 프랑스어판 발간에도 참여했다. 한국 문학이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기까지 비지우 씨와 같은 뛰어난 번역가들의 공도 크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있기 전까지 한국 문학의 저력을 높게 평가했던 각국의 문화계 인사들도 언어의 장벽을 넘기 쉽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던 터다. 비지우 씨는 한강의 작품이 제주 4·3 사건, 5·18광주민주화운동처럼 아픈 우리 현대사를 통해 인간의 내면 깊이 침투한 고통과 진심을 잘 표현해냈다고 칭찬했다. 역사적 사건의 틈새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내면을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표현해내는 한강의 재능은 천재적이다. 서구 유럽이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와는 다른 한국 역사의 굴곡과 아픔을 세계인의 보편적 감수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표현한 그의 글을 두고 평론가들은 뛰어난 문학적 재능의 정수라고 치켜세운다. 노벨문학상의 수상으로 한국 문학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봄을 맞았다. 고색창연한 중세의 심연을 넘어 화려한 빛깔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처럼 한국 문학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동안 켜켜이 쌓아 놓은 문학적 성과를 뛰어넘어 새로운 역사의 장인 ‘K릿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젖혔다. K팝이라는 명칭이 세계 문화 시장에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을 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은 친숙하지 않은 이 표현에 어색해했다. 1980~1990년대에 위세를 떨쳤던 J팝도 글로벌 시장에서 그 용어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았다. H.O.T.와 빅뱅 등 한국 아이돌의 음악이 세계시장에서 조금씩 인정받으며 K팝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BTS)이 빌보트 핫100 차트의 1위를 연거푸 차지하면서 K팝은 라틴음악·R&B 등과 함께 세계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대중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지난해 K팝 부문상이 신설됐다. J팝이라는 장르에 입을 삐죽이는 이들도 K팝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넘어 거대한 트렌드와 중요한 대중음악 장르로 받아들이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 분위기다. 비지우 씨는 머지않아 K팝·K드라마와 함께 K릿이 보편적인 용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문학의 저력을 인정하는 세계적인 평론가들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점으로 세계 문학계가 K릿을 중요한 장르로 다룰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강의 글만이 아니라 모든 훌륭한 예술 작품은 인간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맞이한 봄의 기운이 트라우마 속에 적대적인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꽁꽁 문을 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냉기를 녹여주기 기대한다. 한국 문학에 벼락같은 봄을 안겨 준 한강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
美 언론 "하마스, 텔아비브판 9·11 작전도 검토했었다"
국제정치·사회 2024.10.13 17:46:40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기 전 더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했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70층짜리 ‘모셰아비브타워’ 파괴 등 9·11 테러를 연상시키는 공격 방안까지 검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확보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군사작전 중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수천 건의 주요 기록 중 일부로, 아랍어로 작성된 비밀 회의록,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편지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작전명으로 2022년 가을께 실행할 방침이었다. 2022년 1월 회의록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소한 충돌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된다. 이후 작전은 연기되는데 NYT는 ‘하마스가 이란과 헤즈볼라를 작전에 끌어들이기 위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중심부를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자료에는 텔아비브의 랜드마크인 모셰아비브타워·아즈리엘리센터 등이 공격 목표물로 꼽힌 것으로 언급됐다. 인근에 이스라엘 방위군(IDF) 본부 건물이 있다는 점을 노려 일대 혼란을 주겠다는 의도로 언론들은 분석했다. 문건에는 “타워가 어떤 식으로든 파괴된다면 적에게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 붕괴와 유사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문건에는 철도, 어선, 심지어 마차를 이용한 공격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한 내용이 담겼고 그중에는 쇼핑몰 등 민간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하마스가 이란의 자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나왔다. 하마스 수장인 야히아 신와르가 2021년부터 이란 지도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서신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 WSJ는 아랍어로 쓰인 한 편지를 바탕으로 "이란은 하마스에 1000만 달러를 할당했고 몇 주 후 신와르가 다시 이란에 약 2년 동안 매달 2000만 달러씩 총 5억 달러를 요청했다”며 “이란이 하마스에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에 하마스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이란 측은 문건의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관련 문서를 미 언론에 제공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드러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中, 차세대 광반도체 기술·파운드리까지 추격 범위 넓힌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0.13 17:45:46중국 반도체 업계의 추격 범위는 메모리뿐 아니라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까지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현지 국영 연구소가 첨단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개발에 성공한 가운데 중국 대표 파운드리 업체인 SMIC 등도 정부의 지원을 업고 몸집을 불리고 있다.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 연구소인 JFS 연구소는 이달 초 실리콘 기반 반도체에 통합된 레이저 광원을 점광하는 데 중국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광전자 공학 기술의 몇 안 되는 공백을 메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광반도체 업체인 중커신퉁도 지난해부터 톈진에 광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며 실리콘 포토닉스 양산을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반도체인 실리콘 기판 위에 광 집적회로를 제작하는 기술 체계다. 반도체 신호 전송을 기존 전기가 아닌 빛으로 대체해 더 많은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의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발전에 대해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전선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가 도리어 중국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 발전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마저 고전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SMIC를 비롯한 중국 업체의 점유율 확대 속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SMIC는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5.7%로 처음으로 대만 UMC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고 2분기에도 3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SMIC에 2억 7000만 달러(약 365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이러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SMIC는 올해 상반기 매출을 넘어서는 설비투자를 기록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올해 웨이퍼 생산량이 월간 890만 장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생산량은 올해보다 14% 더 늘어난 1010만 장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中 CXMT, 16나노까지 맹추격…웨이퍼 생산 '삼성 절반수준'으로 늘린다
산업기업 2024.10.13 17:45:34삼성전자가 8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별도의 설명 자료를 내고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에 실적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메모리 회사들의 약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대표되는 중국 메모리 회사들은 세계 메모리 1위 삼성전자를 꺾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물론 기술까지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①16나노까지 쫓아온 중국…삼성·SK 맹추격=11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트렌드포스의 8월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CXMT의 주력 생산 D램은 17㎚(나노미터·10억 분의 1m) 메모리로 전체 생산 제품의 53%를 차지한다. 지난해 주력 제품은 생산량의 87%를 차지했던 19나노 D램이었다. 1년 만에 재빠른 공정 전환으로 기술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더 놀라운 점은 내년에도 가파른 기술 변화가 예고돼 있다는 것이다. 올 3분기부터 또 한번 기술을 개선해서 만든 ‘16나노 D램’을 초도 양산한 CXMT는 내년 이 제품의 생산 비율을 33%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반도체를 표기할 때 쓰는 나노는 D램 안에 들어 있는 트랜지스터의 선폭을 뜻한다. 선폭을 줄일수록 더 많은 양의 기억 소자를 한 개 칩 안에 탑재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안에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직전 세대인 5세대 D램은 12나노대, 1c D램의 선폭은 11나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중국 회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는 3세대 정도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구형 D램도 PC와 모바일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제품부터 서서히 한국의 점유율을 빼앗아간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모습과 유사하다. 중국 업체들은 이 수요를 노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 악화에 중국 업체의 레거시 공략까지 더해져 삼성전자의 D램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SK하이닉스가 최고급 D램으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아래에서는 중국 업체가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②CXMT, 1년 새 웨이퍼 투입량 40% 늘어=삼성전자는 D램 업계에서 독보적인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하고 있다. 12인치 기준으로 월 68만 장의 웨이퍼를 투입할 수 있다. 세계 D램 웨이퍼 투입량의 37% 수준이다. CXMT는 삼성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2022년 월 5만 장에 불과했던 생산능력이 올해 중국 베이징의 두 번째 공장이 가동되면서 4분기에 월 21만 장으로 급격히 늘어날 예정이다. 내년에는 약 40% 증가한 30만 장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D램 3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생산능력인 월 33만 5000장과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는 셈이다. 중국의 생산능력 약진은 낸드 업계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우한에 본사를 둔 낸드 회사 양쯔메모리(YMTC)는 지난해 232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했고 내년에 월 13만 5000장의 웨이퍼를 투입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낸드 시장 1위인 삼성전자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D램에 비해 경쟁이 치열한 낸드 업계에서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한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③EUV 도입은 한계…극복할 수 있을까=중국 회사들의 치명적인 단점은 반도체 장비다. 반도체 제조 장비의 주도권을 쥔 미국이 중국 반도체를 압박하기 위해 고강도의 수출규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미 상무부는 △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제조에 도입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이미 2019년부터 규제 대상에 올랐다. 그럼에도 중국은 빠른 소재·부품·장비 내재화를 통해 현지 메모리 공장에 자국 장비를 채워 넣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에서 증착 장비를 주력으로 만드는 나우라는 2023년 사상 처음으로 세계 장비 시장에서 매출 순위 ‘톱10’에 들었다. 중국 칩 메이커들이 나우라의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미 제재의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EUV 분야에서도 중국의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화웨이가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등 고급 기술 내재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도체 장비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이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입도선매해서 필수 부품을 유지·보수하는 상황도 전개됐지만 최근에는 라인의 상당 부분이 중국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中, HBM 2세대 양산…차세대 D램도 안심 못해
산업기업 2024.10.13 17:45:19중국 반도체 업체가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메모리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형(레거시) 메모리는 물론 최첨단 D램 제품군인 HBM 생산까지 도전하면서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메모리 회사인 CXMT가 2세대 HBM 라인을 구축하고 제품 양산에 나섰다. 이 HBM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화웨이의 AI 반도체 ‘어센드 910B’와 결합할 가능성이 크다. HBM은 다수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서 만든 칩이다. 연산장치 바로 옆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기억하며 보조할 수 있는 고급 메모리다.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HBM도 차세대 메모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CXMT의 HBM 생산은 중국이 최첨단 D램을 생산할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노트북PC·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활용되는 구형 D램 제조에 집중했다. 한국·미국보다 D램 사업에 늦게 뛰어든 데다 미국의 강도 높은 반도체 압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 제조 장비를 현지로 들여올 수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 특유의 막대한 투자가 HBM 설계 기술과 공정·장비 개발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양산에 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중국의 HBM 기술은 느린 편이다. 현재 HBM 1위 SK하이닉스는 12단 5세대 HBM(HBM3E)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해 양산을 시작했다. 다만 중국이 레거시 D램 시장에서도 빠르게 진입한 것처럼 조만간 HBM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중국 업체들이 HBM까지 쫓아오자 미국 정부도 이 제품에 관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AI 칩에 들어가는 HBM을 거론하며 “세계에서 HBM을 만드는 세 곳 중 두 곳이 한국 기업”이라며 “그 역량을 우리 동맹을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
"日 관동대학살 부정, 차별 당연시하는 발상 탓"
사회피플 2024.10.13 17:45:09일제강점기인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간토)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때 “조선인이 방화와 약탈을 일삼고 우물에 독극물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퍼졌고 이로 인해 6000여 명의 조선인이 학살당했다. 조선인과 관련한 비극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6000여 명이 일본 군마현에 강제로 끌려갔는데 이 중 상당수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숨졌다. 이에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재일 동포와 군마현 시민단체, 기업 등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2004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세웠다. 하지만 군마현청은 올해 초 추도비를 철거해 과거사를 반성하는 일본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야자키 오사무(사진) 일본 메이지가쿠인대 교수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에서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또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없앴다”며 “이처럼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을 두고만 볼 수는 없어 최근 ‘행정에 의한 인권침해를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학 전공인 미야자키 교수는 국적·인종·성별 차별로 발생하는 사회복지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 재일 한국인에 대한 억압과 한국인들이 겪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정에 의한 인권침해를 생각하는 모임’은 미야자키 교수를 비롯해 이야마 유키 미술가, 김봉준 사이타마 조선학원 이사, 와타나베 모토키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생, 박순이 작가, 후니 시인 등 6명의 한국인과 일본인이 8월 말 일본 도쿄에서 결성했다. 김봉준 이사와 박순이 작가, 후니 시인은 재일교포다. 미야자키 교수는 “이 모임은 대표를 따로 두지 않고 6명 모두 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활동한다”며 “행정은 모든 시민에게 평등한 혜택을 줘야 하지만 지금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관들은 재일 한국인과 역사 문제에 차별을 두고 있어 모임은 이런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임은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호센카(봉선화)’ 등 뜻을 같이 하는 단체들과도 연계해 일본의 역사 부정 행위에 맞설 계획이다. 호센카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의 진실을 일본 내에서 알리고 있는 시민단체다. 모임 결성의 불씨가 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부정과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에 대해 그는 “조선인 학살 배경에는 당시 일본이 한반도에서 식민지 지배를 하고 있었고 조선인은 일본인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감정이 있었다”며 “조선인 학살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식민주의와 조선인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는 구시대적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4월 군마현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철거된 터를 몇 차례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한 주민이 ‘조선인 추도비는 일본 사회의 양심이라고 생각해왔다’는 말을 했다”면서 “추도비 철거와 강제징용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는 행정의 판단에 따라 사회에 내재된 차별이 재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예전부터 일본은 조선인 학살, 강제징용을 인정하기 싫어했는데 최근 들어 이를 더욱 강하게 부정하는 역사 수정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특히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1974년부터 매년 9월 1일 열리는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데 이는 ‘행정에 의한 역사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미야자키 교수는 일본 정부와 여러 행정기관들을 향해 “관동지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및 조선인 강제징용 등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아울러 행정으로부터 독립된 인권 기구를 설립하고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금리 인하에 '실탄' 장전…상업용 부동산 거래 활기 찾는다
부동산분양 2024.10.13 17:44:45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오피스와 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을 신규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자 등 자금 조달 비용이 줄면서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이달 7~8일 실시한 4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구주주 청약률 106%를 기록했다. 기존 주주들에게 목표 자금을 모두 모은 만큼 일반주주 대상 청약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날 구주주 대상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맥쿼리인프라펀드도 110.8%의 청약률을 기록해 5463억 원이 넘는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맥쿼리인프라가 이제까지 진행한 유상증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이 잇따라 자금 모집에 나선 것은 신규 자산 매입을 위해서다. 금리 인하 시계가 빨라지며 자산들의 수익성이 높아지자 그동안 미뤄왔던 신규 투자를 집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이번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강남역 DF타워' 우선주 매입에 활용할 계획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유상증자와 일부 차입금을 활용해 경기 하남 데이터센터(4230억 원)를 매입하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자사업(2148억 원)에 투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77억 원은 미래 잠정 신규 투자에 활용된다. 금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대부분 대출을 통해 매입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이자비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 수준에 머물던 2020년과 2021년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각각 26조 9000억 원, 32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 7차례에 걸쳐 3%대까지 가파르게 금리가 오르면서 2022년에는 전년 대비 15.9%(26조 8000억 원) 거래가 줄었다. 고금리가 지속된 이듬해 2023년에는 무려 35.8%(17조 6000억 원) 감소해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은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되는 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빅데이터랩장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 3.5% 이하로 낮아진다면 수익형 부동산 장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규 자산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 움직임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알파리츠는 GS서초타워와 씨티스퀘어 오피스 편입을 위해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롯데리츠와 한화리츠 역시 각각 1674억 원, 4730억 원을 공모해 L7 호텔 강남타워 등 신규 자산을 편입하거나 기존 자산 매입에 활용한 차입금을 갚을 예정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목표 수익률이 올라가면 기존 대출로만 투자하던 움직임이 지분 투자로 옮겨가면서 침체됐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특히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기존 자산에 대한 검토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만파식적] 채권 자경단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10.13 17:44:39월가의 유명 경제학자인 에드워드 야데니가 1984년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나 정부의 재정정책이 채권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들 때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채권을 대거 매도해 가격을 폭락시키는 투자자들을 일컫는다. 채권 자경단은 실제 특정 세력이라기보다 과도한 적자 재정으로 국채 발행 증가와 채권 등급 하락이 우려되거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투매가 쏟아지는 채권시장의 기능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993년 10월부터 약 1년 동안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5.2%에서 8.0%로 급등했다. ‘채권 대학살’로 불리는 이 사건은 당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저금리 시대를 끝내고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국채 투매로 인해 국채 금리가 뛰면 정부는 더 높은 이자 비용을 내고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어 궁지에 몰린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고문인 제임스 카빌은 당시 “나는 환생할 수 있다면 대통령이나 교황, 혹은 4할대 야구 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채권시장이 되고 싶다. 모두를 겁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채권시장 내 큰손 투자자들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채권 자경단은 채권시장이 불안정할 때 회자된다. 2010년대 유럽의 재정 위기, 2022년 영국의 재정 적자 우려로 국채 금리가 급등한 시점이 대표적이다. 야데니는 34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 연방정부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는 한 채권 자경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이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최대 90조 원의 글로벌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입김이 더 세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채권 자경단이 나서는 일이 없게 하려면 신뢰도 높은 재정·통화정책으로 과도한 재정 적자나 물가 불안이 없도록 해야 한다. -
의문사한 나발니, 옥사 예감했다
국제정치·사회 2024.10.13 17:43:51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다 감옥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일찌감치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 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요커지와 영국 런던타임스 등은 이달 하순 발간될 예정인 나발니의 사후 회고록 발췌문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나발니는 2022년 3월 22일 “난 남은 생을 감옥에서 지내다가 이곳에서 죽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날은 옛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돼 사경을 헤매는 경험을 하고도 2021년 초 러시아로 귀국해 감옥 생활을 하던 나발니에게 러시아 법원이 9년의 형기를 추가한 날이었다. 자신이 세운 반부패 재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왔던 나발니에게 러시아 사법 당국은 극단주의와 사기 등의 혐의로 형량을 계속 늘렸다. 나발니는 지난해 12월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최북단 교도소로 이감됐고 약 두 달 만인 올해 2월 16일 47세의 나이로 의문사했다. 그는 생전 남긴 글에서 “작별 인사를 할 사람도 없고 모든 기념일은 내가 없는 채 보내게 될 것이다. 난 결코 내 손자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거짓말쟁이와 도둑, 위선자 무리에게 약탈되도록 우리의 조국을 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숨지기 한 달 전인 1월 17일 일기에는 ‘왜 러시아에 돌아왔느냐’는 동료 죄수와 교도관들의 질문에 “난 내 나라를 포기하거나 배신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신념에 의미가 있으려면 그것을 위해 일어서고 필요하다면 희생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발니의 사후 회고록은 ‘애국자’라는 제목으로 22일 미국 출판사 크노프트를 통해 출간되며 이후 러시아어판으로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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