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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투모로우' 속 과학]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는데...빙하기가 온다고?

빙하 녹아내려 바닷물로 유입되면

순환 어려워 극지방 더 차가워져

약 10만년 주기로 반복되는 빙하기

이론상으론 앞당겨질 가능성 있어

전문가 "온실가스 감축만이 살길"

영화 '설국열차'(왼쪽)·'투모로우' 스틸컷




“온난화로 지구가 뜨거워지는데 왜 빙하기 우려가 나오는 것일까요.”

기후변화를 다룬 ‘투모로우’와 ‘설국열차’ 같은 재난 영화를 보면 지구온난화로 빙하기가 닥치는 설정이 나온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데 오히려 빙하기가 온다는 시나리오에 고개가 갸웃해지기도 한다. 빙하기가 됐든, 척박한 기후 환경이 됐든 인류가 도저히 지구에서 살 수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인류가 지구 밖에서 거주 가능성을 탐사하는 공상과학(SF) 영화로 ‘마션’이나 ‘인터스텔라’ 등도 있다.

흔히 지구온난화 하면 “북극곰을 구해주세요”라는 공익 광고가 먼저 떠오른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작은 빙하에 앉아 떠다니는 모습이다. 시베리아·히말라야·알프스 등의 빙하도 녹고 있다. 시베리아의 경우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메탄가스가 대거 방출되고 동면해 있던 바이러스와 세균을 깨운다.

영화 ‘투모로우’를 보면 기후학자인 잭 홀 박사가 남극에서 빙하를 탐사하다가 지구의 이상기후를 감지하고 국제회의에서 기온이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구가 기후변화로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소재는 영화 ‘설국열차’에도 있다. 이 영화는 지구 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특수 물질을 하늘에 뿌리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냉각제를 너무 많이 뿌려 지구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다. 소수만 살아남아 지구에서 무한궤도를 달리는 기차에 타 생존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이처럼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해지는데 역설적으로 빙하기는 왜 오는 것일까.

북극과 남극 등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해수면이 상승해 여러 섬나라는 물론 육지의 바닷가 도시까지 침수될 뿐만 아니라 바닷물의 순환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바닷물은 적도의 뜨거운 열을 극으로 가져가서 지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빙하가 녹아 바닷물로 유입되면서 바닷물의 순환을 막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적도의 뜨거운 열이 극으로 가지 못해서 극지방은 더욱 차가워지고 빙하기가 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실상 지구는 46억 년 전 탄생한 후에 여러 차례의 빙하기를 겪었다. 마지막 빙하기가 1만 2,000년 전 시작돼 1,000년가량 지속됐다. 1만 년 전부터 인간은 수렵·채취에서 벗어나 농업과 목축을 시작했다. 한 번의 빙하기는 대략 10만 년을 주기로 하며 간빙기는 1만 8,000년에서 2만 8,000년 사이다.

천문학자인 밀란코비치는 지구가 태양을 돌 때 중심축이 변화하는 것을 빙하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는 궤도는 원형에서 타원형으로, 다시 원형으로 변화한다. 동시에 팽이처럼 자전한다. 이때 지구가 스스로 회전할 때 생기는 중심축도 변화한다. 축은 기울어지기도 하고 방향도 변한다. 이 과정에서 북극과 남극이 받는 태양 빛의 양도 달라져 빙하기가 온다는 이론이다.



문제는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빙하기의 도래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최근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하면 지구의 지표면 평균 온도가 1850~1900년에 비해 (현재는 1.09도 상승한 상태지만) 2021~2040년에 1.5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년 전 보고서보다 1.5도 상승 시점이 9~12년 앞당겨졌다. 그만큼 지구를 살릴 골든타임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앞으로 0.4도가량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세계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적도 지역에서 인간의 생존 한계온도가 초과될 것으로 본다. 피부 온도가 너무 올라가 신체가 자체 냉각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디스토피아에 대비해 인류가 화성에 착륙해 탐사하는 영화 ‘마션’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대가 화성을 탐사하다가 갑작스레 몰아닥친 모래 폭풍을 만났는데 식물학자가 고립되면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다. NASA 전문가의 고증을 거쳤으나 모래 폭풍을 넣은 것은 극중 흥미를 위한 것이지 실제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 화성 지표면의 기압이 지구의 150분의 1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NASA는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화성의 거주 공간, 식물 농장, 물의 재사용, 산소 공급, 화성 우주복, 탐사 차량, 이온 추진, 태양광 패널,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 발생기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지구에서 인간이 살 수 없을 때를 대비해 화성에 정착촌을 건설하자고 하지만 극저온, 우주 방사선, 거주 공간, 식량, 물 등 해결 과제가 너무 많다. 화성을 인위적으로 개조해 인간의 생존이 가능할 수 있게끔 지구화하는 과정인 ‘테라포밍’을 하자는 것인데 당장 지구의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생명력이 강한 옥수수도 재배하지 못할 정도로 척박해진 지구를 떠나기 위해 아예 태양계를 벗어나 외계 행성을 찾아 나서는 영화 ‘인터스텔라’도 있지만 과연 지구만큼 좋은 행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유영숙 기후변화재단 이사장은 “수증기·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처럼 지구를 둘러싸는 비닐하우스 온실 역할을 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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