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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구육상세계선수권대회 5 과학키워드 - ⑤ 미녀새의 장대

Keyword of IAAF World Championships

‘스포츠=과학’이라는 등식은 더 이상 낯설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그만큼 현대 스포츠는 과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선수 개인의 역량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해도 실언이 아닐 정도다. 때문에 국제대회는 종종 한 나라의 과학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지난 9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총 47개 종목에 역대 최대인 202개국 1,945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던 이번 대회의 5가지 과학키워드를 꼽아봤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5. 미녀새의 장대

이번 대회는 관심을 모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둬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간판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대표적. 세계기록을 무려 27번이나 갈아치운 그녀는 결승에서 자신이 세운 5m06㎝에 한참 못 미치는 4m65㎝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물렀다.

패인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너무 부드러운 장대를 선택한 것이 문제였다” 는 답을 내놨다. 컨디션도 좋았고 점프도 완벽했지만 장대가 낚싯대처럼 구부러지는 바람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장대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생겨난 18세기 후반에는 호두나무나 물푸레나무로 만든 목재를 소재로 썼다.

당시 세계기록은 불과 3m55㎝. 이후 차츰 대나무, 금속 장대로 발전하다가 1960년대 들어 유리섬유와 탄소섬유가 사용됐다.



최근에는 탄성과 내구력이 한층 보강된 최첨단 탄소 코팅 유리섬유가 쓰이며 기록이 6m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 도움닫기
도움닫기 스피드는 기록 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스피드가 빠를수록 장대를 휘는 에너지가 크고 반발력에 의해 신체도 높이 튀어 오른다. 남자 세계기록 보유자 세르게이 부브카는 기록수립 당시 시속 35.7㎞의 속도를 냈다.

이신바예바는 시속 28.8~33.9㎞ 정도로 다른 선수들과 큰 차이가 없다. 도움닫기 주로는 길이 40~45m, 폭 1.22m다.





▒ 규격
장대는 중량과 길이 등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72.5㎏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는 IAAF
규정에만 부합하면 된다. 대개 남자 선수는 길이 5m7㎝~6m15㎝에 중량 3㎏, 여자선수는 4m30㎝~4m50㎝ 길이에 2㎏ 안팎의 것을 사용한다.

▒ 손 위치
선수가 장대를 잡는 위치는 장대 밑의 끝부터 4.9~5.1m 사이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을, 왼손잡이는 왼손을 위로 잡는다.

▒ 부러진 장대
장대는 종종 부러지기도 한다. 주된 이유는 선수가 장대를 꽂는 위치를 제대로 선정하지 못해 도약 순간 장대가 선수의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지 못해서다. 탄소섬유나 유리섬유의 경우 추위 때문에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IAAF는 경기도중 장대가 부러지면 경기를 무효화하고 도약 회수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선수들은 보통 한 경기에 4~6개의 장대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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