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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세 바퀴...나는 트라이버전스다!

제조업 중심 IT기업들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트라이버전스 , 즉 삼중 융합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자료 제공: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과 미래

삼박자의 놀라운 힘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하는 역량입니다. 이제는 어느 하나만 잘 해서는 안 되는 시기며 삼성전자는 이미 확보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월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1’을 앞두고 ‘삼중융합(트라이버전스)’시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이 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소프트 파워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분야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삼성, LG, 소니 등 전통적인 IT 제조업체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시회에 참석한 서영재 LG전자 스마트TV팀 상무는 “애플과 구글이 TV 시장마저 먹느냐, 아니면 삼성과 LG가 수성을 하느냐는 시간싸움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TV 시장을 노리는 애플, 구글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즉 애플과 구글이 TV 시장에 진입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삼성, LG가 스마트TV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데 걸리는 시간 중 누가 빠르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렇듯 트라이버전스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최 부회장이 스마트TV 킬러앱을 최대한 확충할 것을 지시하면서 삼성 전자 TV사업부는 연일 비상근무 태세다. 작년 스마트 TV 앱스토어를 오픈 한 뒤 최근 앱을 900개까지 늘렸다. 정보기술 경쟁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 콘텐츠 파급력을 누구보다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LG전자 역시 하드웨어 판매 일변도 에서 벗어나 트라이버전스 경쟁력 확보에 적극 뛰어들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연일 콘텐츠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립스, 샤프와 손잡고 스마트 TV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머지않아 베타 버전이 공개될 전망이다.

애플·구글의 성공방정식

이제는 사업간 구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오히려 그 벽을 허물어야 더 큰 경쟁력이 발휘된다. 제조업 중심 IT 기업들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 저변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침투하고 모바일 생태계를 선점한 애플이 스마트 기기 시장을 장악한 것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기존 휴대폰 업체와 각국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견고하게 쌓아올린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뚫고 개발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거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성공시켰다. 구글도 인터넷 기반 컴퓨팅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본격화해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모바일OS 는 스마트폰은 물론 셋톱박스, TV 등 사실상 모든 전자기기에 채택될 수 있는 운영체제로 막강한 힘을 집결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트라이버전스다. 앞서 언급했듯 트라이버전스는 휴대폰, 게임기, TV 등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결합하는 3중 융합을 말한다. 하드웨어를 통합하고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는 매우 저렴하게 공급하며, 이를 유지·보수하는 서비스를 비즈니스모델로 삼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무인 자동차 '구글카'는 스마트 융합의 집결체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 기업들이 트라이버전스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것만이 미래 소비자를 만족시켜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트라이버전스가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관련 논의는 2009년부터 본격화됐다.

하지만 2011년은 이를 본 무대에서 실현시킨 해이며, 전 세계적 대세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계 시장의 흐름에 촉수를 곤두세우고 있는 대기업들이 트라이버전스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인 것을 보면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을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트라이버전스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드웨어 잔치는 끝났다

최근 글로벌 IT산업은 강력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아이폰, 모토로라)를 결합해 서비스로 구현한다. 여기서 나타나듯 트라이버전스의 핵심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융합에 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강자가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TV와 자동차,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 다시 말해 삼성, 소니, GM, IBM이 그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서비스를 함 께 갖춘 기업들이 이들을 뛰어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하드웨어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2001년 미국 2위 서점이었던 보더스는 큰 의미를 두지 않던 온라인 부문을 통째로 아마존에 넘겼다. 그러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10년 후 아마존은 총 자산 2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 됐다. 이것이 우리가 소프트웨어 파워에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기업들이 트라이버전스를 핵심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까 닭도 여기에 있다.

이런 바탕에는 고객의 니즈 변화가 깔려 있다. 고객들이 하나의 업체에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구매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처럼 최근의 글로벌 인수합병(M&A)에서도 트라이버전스 강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가 가능한 미국 기업들의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캠코더 업체 플립을 인수한 데 이어 텐드버그라는 영상회의 전문업체도 손에 넣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IT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와 정보기술이 만나며 차량 내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지고 있다.

구글이 자동차를 만든다?

무인 자동차 ‘구글카’는 스마트 융합의 집결체다. 작년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GM의 텔레매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현재 개발 중인 무인자동차 서비스 ‘셀프 드라이브카’를 조만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21일 열린 ‘2011 한국자동차공학회 스마트카 심포지엄’에서 신창섭 구글코리아 전무는 “인프라 문제를 개선해 나간다면 향후 5년 안에 클라우드를 이용한 스마트카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여러 대의 무인자동차를 시험운행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25만 6,000㎞의 무사고 주행을 이뤘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보면 앞으로는 자동차 회사들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없으면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말지도 모를 일이다.

자동차도 스마트카 경쟁을 강화해 나가며 새로운 융합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와 정보기술이 만나며 차량 내의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지고 있는 것. 고급차들은 소프트웨어 가격만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연계해 음악이나 영화를 공유하거나 가까운 편의시설 및 주차장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내비게이션 기능도 적극 탑재되고 있다.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플랫폼이 하나로 융합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 금융, IT 등 모든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융합이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트라이버전스 융합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자동차업체와 IT업체의 제휴다.

일례로 현대·기아자동차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음성을 인식하는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과 차량 정보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BMW 또한 인텔과 손잡고 차 안에서 PC, 팩스 등을 사용할 수 있 는 ‘모바일 오피스카’를 만들었다.

소프트웨어를 잡아라

소프트웨어 중심 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휴대폰이나 태블릿PC 자체가 모바일오피스이자 모든 기술의 집약체로 바뀌었다. 이미 지난해 열린 ‘월드 IT쇼(WIS) 2010’에서는 트라이버전스 제품과 서비스가 IT 융합의 새 물결로 자리 잡았으며 전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될 것임을 예고했다.

KT는 모바일 오피스, 모바일 전자 카드, 모바일 보안시스템, m러닝 등 스마트폰을 이용한 트라이버전스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며 비즈니스·쇼핑·공부 등 일상생활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스마트라이프’를 구현했다.

SK텔레콤도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공기압·엔진오일 상태 등을 곧바로 진단하는 ‘모바일차량 서비스’, 스마트폰 카메라로 문자를 촬영하면 곧바로 사전검색이 되는 ‘문자인식 사전서비스’ 등 신개념 융합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 커머스가 각광받으면서 금융산업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구글이 출시한 ‘구글지갑’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신용카드를 결합한 모바일 전자결제시스템이다.

이렇게 우리 세상은 하드웨어 온리 (only)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융합 시대로의 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서비스와의 융합에 더해 공기와 같이 컴퓨팅이 일상생활화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앞으로 10년 뒤 어떤 기업이 트라이버전스 세상의 승자가 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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