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by Erik Sofge
illustration by Nick Kaloterakis
경고음 소리를 들으며 우주비행사 마이크 앤더슨이 쓰러진 몸을 추스르고 일어난다. 그는 제발 로버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지 않고 있기를 기도했지만 로버는 무심히 촬영을 하고 있었다.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Phobos)에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 순간에 발을 헛디뎌서 넘어진 자신의 모습이 후세에 길이길이 전해질 것이라 생각하니 자괴감이 온몸을 덮쳐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헬멧의 바이저에 내장된 광섬유 디스플레이에 '우주복 파열'이라는 문자가 불길하게 깜빡였다. 그의 신체 일부가 포보스의 진공 대기에 노출된 것이다.
우주비행사는 다양한 이유로 사망할 수 있다. 하지만 맨몸이 노출되며 급격한 기압 저하로 인해 사망한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다. 급격한 감압에 의해 몸이 폭발하지는 않더라도 체내 수분이 기화돼 사라지고, 폐가 찌그러지는 등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
설령 운이 좋아서 그런 상황까지 치닫지 않아도 우주복이 찢어졌다면 최대한 빨리 안전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흡용 산소가 모두 누출된 뒤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게 된다.
물론 이는 2012년이었다면 그랬을 거라는 얘기다. 2030년인 지금은 적어도 포브스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우주비행사가 사망하지 않는다. 현 우주복은 공기를 채워 넣은 풍선 같은 형태가 아니라 격자 구조의 지능형 형상 기억 합금으로 제작된 밀착식 압박복이기 때문이다.
우주복 속의 산소로 가압하지 않고 기계식 역압 장치를 통해 기압을 제어한다. 덕분에 몸의 움직임이 용이하며 이동시 에너지를 덜 소모해 도보로 더 많은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 또한 구멍이 나도 형상 기억 합금소재의 패치를 덧대 붙이는 간단한 방식으로 수리가 가능하다.
마이크 역시 즉각 패치를 붙였고 경고메시지는 곧 사라졌다. 오늘 탐사할 곳은 착륙지점에서 10㎞ 떨어져 있었지만 우주복 표면의 바이오센서와 이동경로 알고리즘이 6.5㎞만 이동해도 되는 지름길을 제시했다. 그는 지구의 임무통제센터와 교신, 이 경로를 택할지 최종 결정하고 탐사를 시작한다.
이렇듯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은 외계행성에서 재수 없게 한 번 넘어졌다고 사망하거나 우주선으로 대피해 지구로 귀환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도 그러려고 수억 ㎞를 날아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인류가 태양계 유인탐사를 지속하며 소행성과 화성, 화성의 위성들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새로운 우주복이 필요하다. 가혹한 환경의 외계행성에서도 활동이 편안하고, 여러 치명적 위협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주는 그런 우주복 말이다. 실제로 MIT의 기술·정책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우주생체의학 엔지니어인 다바 뉴먼 박사에 따르면 현존하는 가장 발전된 우주복도 기껏해야 지구 저궤도에 적합한 수준이다.
"기존의 가스 여압식 우주복은 작은 구멍 하나만 뚫려도 난리가 나요. 모든 임무를 즉각 종료하고 신속히 안전지대로 돌아와야 하죠."
또한 초기의 우주복은 비상 시 우주선에서의 탈출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설계됐다. 때문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86년의 챌린저호 폭발사고 이후 우주왕복선 발사 및 지구 재돌입 시 승무원의 보호를 위해 약칭 'ACES'라는 선내 우주복을 별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제 임무에서는 제 역할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ACES를 착용한 채로는 우주왕복선의 조종장치 제어가 어려웠던 탓이다. 조종사들은 급속한 감압이 일어나면 위험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두터운 장갑을 벗어버리고 조종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산소 공급 등 ACES의 생명유지시스템은 우주왕복선의 동체와 연결된 호스에 의해 작동된다. 우주왕복선 퇴역 후 NASA의 우주비행사들이 1973년 개발된 러시아제 선내 우주복을 입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주유영을 할 때 착용하는 NASA의 선외 탐사용 우주복(약칭 EMU) 역시 조악하기는 매한가지다. 옷이라기보다는 액체냉각관이 들어간 수백만 달러짜리 소형 우주선에 가깝다. 지난 1983년 처음 우주에서 사용됐는데 냉전 시대에 개발된 소재를 아직도 쓰고 있다. EMU 제작사인 ILC 도버가 자체 발열 폴리머를 실험 중이며 NASA도 초박막 에어로졸 단열재 등 첨단 소재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이 언제쯤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현재의 우주탐사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민간우주기업들이 NASA로부터 지구 궤도 및 준궤도 발사임무를 이양 받고 있고, 대중들의 기대는 화성 유인탐사에 모아져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먼 우주로 나아가게 된다는 얘기다.
결국 미래의 우주탐사는 기존 우주복은 물론, 세계 여러 연구소가 제시한 고가의 소재와 값비싼 설계방식에도 의존하기 어렵다. 생명 유지와 보호, 임무 완수를 도울 다목적 우주복 개발이 시급하다.
민간인 대상의 우주복은 NASA의 우주복과는 다른 난제를 풀어야 한다. 그건 바로 '멋지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선내 우주복
가장 먼저 개발될 새로운 우주복은 ACES의 직계후손이 될 개연성이 높다. 강철 같은 의지의 우주개척자가 아니라 우주에 나가기 위해 기꺼이 수십만 달러를 지불한 민간 우주조종사와 민간인 승객을 위한, 다시 말해 선내 활동만을 위한 우주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객기로 치면 비상용 산소마스크다. 비상상황에서 기압을 유지하고, 착용자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설계의 초점이 맞춰진다.
이러한 우주복의 설계자들은 NASA의 우주복과는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멋지게 보여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우주복 개발기업 오비털 아웃피터스의 크리스 길먼 수석설계사에 의하면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와의 계약서에도 이 조항이 들어있다. "정부와 계약할 때는 찾아볼 수 없는 문구였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조항이에요."
문제는 선내 우주복이 원래 볼품없을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헬멧과 장갑을 구겨 넣을 수 있도록 한 원피스 작업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부에 공기를 주입해야하므로 주입 후의 모습은 커다란 탱탱볼과 다를 바 없다. 좌석에서 일어서기도 힘들 정도다.
이에 길먼은 정교한 재봉 기술을 통해 이 난관을 극복할 계획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십시일반 투자를 받아 '3G 슈트(3G Suit)'라는 우주복을 개발 중인 파이널 프런티어 디자인의 공동설립자 테드 서던은 이렇게 말한다. "멋있는 우주복의 핵심은 얼마나 몸에 꼭 맞는지에 있다고 생각해요. SF 영화 속 우주복들만 봐도 그렇자나요."
즉 민간인을 타깃으로 한 우주복 설계의 화두는 생존성 강화는 당연하고, 두께도 얇아야 한다. 우주복의 구조나 소재에 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리고 획기적 비용절감이 가능한 기술이 요구되는 셈이다.
그에 맞춰 내년 1월 스페인의 신생 우주항공기업 제로2인피니티에 첫 인도될 3G 슈트는 금속제 구성품 일부를 없앴다. 나머지 구성품도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의 대체를 검토 중이다. 길먼도 XCOR 에어로스페이스의 1인승 준궤도 우주선 '링스(Lynx)'를 위해 개발한 우주복 'IS3'에 1회용 부품 사용을 모색하고 있다. 우주복의 기밀성 유지에 쓰이는 공기주머니 층을 매번 교체할 수 있도록 말이다.
소행성의 거친 표면과 화성의 막강한 먼지폭풍 등 다양한 외계 환경을 견딜 수 있어야만 궁극의 우주복이라 할 수 있다.
선외 탐사용 우주복
지구 저궤도를 벗어나려면 선내 우주복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의 우주복이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NASA가 연구하고 있는 여러 모델 중 하나인 'Z-1'이 일반에 공개됐다. 이 우주복은 관절에 베어링을 삽입, 현재의 EMU보다 기동성이 우수하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옷처럼 입는 것이 아니라 우주복 뒤쪽의 출입구(?)로 들어가는 전신 일체형이어서 이 출입구를 외계행성에 설치한 거주구역의 에어록과 연결하면 거친 달의 표토나 부식성 강한 화성의 표토가 거주구역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향후 NASA는 차기모델인 Z-2를 개발한 뒤 Z-1과 Z-2의 장점을 합친 Z-3의 개발에 나설 방침이며 Z-3는 2017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의 첫 우주유영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Z-3가 어떤 기능을 가졌더라도 선외 탐사용 우주복이 지닌 태생적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한계란 앞서 언급했듯 우주복이 소형 우주선이 된다는 점이다.
이는 우주복과 인체 사이에 우주비행사의 생존에 필수적인 호흡 및 기압의 확보를 위해 산소가 가득 채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동을 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의 무려 75%는 단순히 사지를 굽히거나, 산소로 팽팽해진 옷의 저항을 이겨내기 위해 쓰인다. 실제 탐사임무에 활용되는 양은 단 25% 뿐이다.
MIT의 뉴먼 박사는 이 같은 비율을 역전시키고자 한다. 1999년부터 그녀가 개발 중인 '바이오슈트(BioSuit)'를 통해서다. 이 우주복은 산소를 충전해 가압하는 가스식 여압장치 대신 기계식 역압 시스템(MCP)을 채용한다. 착용자의 온 몸을 기계적 힘으로 쥐어짜서 지구의 대기압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이다. 우주복이 온몸에 밀착되는 만큼 움직임이 한결 자연스럽다. 전체 에너지의 25%만으로 사지의 제어가 가능하다. 찢기거나 구멍이 뚫려도 수리가 쉽다.
그녀는 바이오슈트 실용화의 관건이 MCP용 신소재 발굴에 있다고 말한다. 인체의 곡선에 딱 맞춰 달라붙으면서도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그런 소재가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14종의 후보 소재를 실험했습니다. 이중 3개가 추려진 상태에요."
그 하나는 유전체 탄성중합체(dielectric elastomer)로 전류를 흘리거나 차단하면 각각 팽창, 수축하는 물질이다. 다른 대안은 형상 기억 합금. 뉴먼 박사팀은 니켈과 티타늄의 합금으로 온도에 따라 모양이 변하거나 원래대로 복구되는 니티놀(nitinol)을 포함, 몇몇 합금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적 타당성 검증은 완료됐어요. 연간 수백만 달러의 예산만 확보되면 3~5년 내 상 용품 제작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
꿈의 우주복
화성을 비롯한 먼 우주로 유인탐사를 떠나려면 엄청난 장벽들을 극복해야 한다. 가장 먼저 목적지까지 왕복이 가능한 경제적인 추진시스템과 1년 이상의 우주 체류기간 동안 승무원들을 치명적 우주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 줄 우주선의 개발이 필수다.
이들은 1년 혹은 10년 내에 완성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지만 언젠가 개발에 성공했을 때 소행성의 거친 표면과 화성의 막강한 먼지폭풍 등 다양한 외계 환경을 견뎌낼 우주복이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새로운 능력을 지닌 신소재를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이들 후보군 중에서 최적의 소재를 선별해 전도성 나노와이어나 전기활성 폴리머를 만들고, 이를 우주복 내에 삽입하면 우주비행사들이 움직일 때 팔다리가 접혀지는 압력으로 추가적인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이 전력은 헬멧의 바이저를 총천연색 헤드업디스플레이(HUD)로 활용할 동력원으로 쓸 수 있으며 음성인식을 통해 HUD에 현지 지도와 이동경로를 표시해줄 내비게이션시스템을 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우주복 외피에 바이오센서를 내장하면 센서가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 이동속도와 이동경로 설정에 있어 에너지와 산소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
MCP 역시 그에 적합한 신소재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개발시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우주복 전체의 MCP 구현은 어렵다고 보는 연구자들조차 장갑 등 일부 구성품에서는 오래지 않아 MCP 방식이 접목될 것으로 내다본다.
소재만 있다면 목적지에 맞춰 우주복의 구성품을 교체할 수도 있다. 일례로 소행성을 탐사한다면 발바닥 부위에 도마뱀붙이의 발을 모방한 건식 접착제를 바른 우주복을 쓰는 것이다. 그러면 자전 속도가 빠른 미세중력 천체를 포함, 거의 모든 표면에서 미끄러지거나 발이 떨어져서 우주미아가 될 염려 없이 탐사를 수행할 수 있다.
반면 탐사지가 화성일 경우 단열성과 체온유지에 최적화된 우주복을 입으면 된다. 화성은 영상 20℃에서 영하 140℃를 오가는 기온이 탐사의 최대 적이기 때문이다. NASA의 Z-1 우주복 개발에 참여했던 에이미 로스 박사도 "화성은 계절이 있는 만큼 우주복도 얇은 봄용과 두터운 겨울용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먼 박사는 바이오슈트에 덧입을 수 있는 우주 코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내부에 가스를 충전한 에어로젤은 단열 능력이 탁월해 이것으로 원단을 만들면 화성에서 겪을 최악의 추위도 견딜 수 있다는 게 그녀의 판단이다.
한편 ILC 도버는 스스로 청결을 유지하는 연잎에서 영감을 얻어 탐사 로버와 차량, 거주구역의 오염을 막을 코팅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파이널 프런티어는 방사능을 차단할 가볍고도 유연한 차폐재를 나노구조, 또는 분말형 혼합 소재로 만들 생각이다.
사실 방사능은 미래의 우주복이 반드시 극복해야할 강적 중 강적이다. 현 EMU는 방사능 방호 능력이 취약해 NASA가 우주비행사의 우주유영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렇듯 우주복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섬세하고 복잡한 과학기술력의 결정체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존재지만 우주복에 적용된 각각의 소재들, 그리고 각 소재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복잡함은 수십~수백배 배가된다.
미래의 우주복, 아니 우주복의 미래를 결정지을 요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폴로 프로젝트 시절의 우주복을 단순히 강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연구결과를 융합해 지상 최강,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유인 우주탐사의 미래는 소재공학자들이 얼마나 많은 소재를 개발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실언은 아니다. 개발된 소재 중 일부는 우주에 나가보지도 못하겠지만 그들로 인해 인류는 몇 차례의 상징적인 탐사에서 벗어나 수억㎞ 밖의 외계 천체에 발자욱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여압 (pressurization) 우주, 외계행성 등 지구보다 기압이 낮은 곳에서 압력을 높여 지표면과 유사한 기압 상태를 구현하는 것.
맞춤복
미래의 우주복은 가스 여압 방식 대신 형상 기억 합금을 활용한 기계식 역압 시스템(MCP)이 채용될 것이다. 니티놀(nitinol)이라는 니켈-티타늄 합금으로 만든 미국 미데테크놀로지의 형상기억섬유가 그 후보의 하나다. 이 섬유로 제작된 우주복은 열을 가하면 우주비행사의 몸에 꼭 맞도록 모양이 변화돼 활동성을 배가할 수 있다.
완벽 밀착
어깻죽지, 옆구리 등 인체의 오목한 부위를 제대로 압박해 여압하려면 금속 이외의 형상기억 소재가 필요하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시러큐스 바이오머티리얼즈가 여기에 활용 가능한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기가 가해지면 열을 생성하는 탄소나노섬유를 이용, 사전에 설정된 모양으로 팽창하는 발포재가 그것이다.
보호 외피
MCP가 오작동하면 주요 장기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완전 여압식 외피로 이를 방지한다. 이 외피는 우주비행사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신체를 완벽 방호하는데 단단한 소재와 유연한 소재의 연결부위가 편안하고, 중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착용자의 몸에 맞춰 3D 프린터로 인쇄된다.
체온 유지
95%가 공기인 실리카 에어로젤은 외부의 극심한 온도변화에서 우주비행사를 지켜줄 막강 단열성을 지닌다. 이와 관련 미국 애크런대학 연구팀이 실리카 나노 뼈대를 유연한 폴리머로 코팅해 내구성과 유연성을 높인 에어로젤을 개발했다. 공기에 수소를 넣어 방사능 차단 효과도 발휘한다.
스파이더맨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팀이 개발한 건식접착제가 발바닥, 손바닥 등에 발라져 있어 이동 중 미끄러지거나 손에 들고 있던 공구를 놓칠 염려가 적다. 이 접착제는 도마뱀붙이의 발을 모방, 탄소섬유와 케블라 섬유가 엮여져 있어 접착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면서도 언제든 손쉽게 떼어낼 수 있다.
증강현실 헬멧 바이저
헬멧의 바이저 소재로 기존의 플라스틱 대신 ALON이라는 투명 세라믹이 채용될 전망이다. 방탄유리보다 얇지만 강도는 3배나 높다. 여기에 F-16 전투기에 장착된 루머스옵티컬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탑재된다. 이 HUD는 광학 프리즘을 이용, 총천연색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
냉각시스템 발전소
현 우주복은 90m 길이의 튜브 내에 물을 순환시켜 체온을 식힌다. 미국 퍼듀대학 연구팀은 튜브의 단열능력을 극대화하며 전기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열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열전기 나노결정을 유리섬유나 폴리머에 코팅해
단열재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자가 치료
지금까지는 우주복과 장갑이 찢어지는 걸 막으려면 더 강한 소재로 감싸는 방법이 유일했다. ILC 도버는 그런 불편함이 없는 폴리머 소재를 개발 중이다. 이 폴리머는 특수 화학물질을 넣은 마이크로캡슐로 제작, 우주복이 찢어져 캡슐이 터지면 화학물질이 유출되면서 찢긴 부위를 메운다.
인공 중력 헬스클럽
오랫동안 저중력 상태에 노출되면 골밀도 저하와 근육 위축 등이 야기된다. 때문에 우주비행사는 매일 1.5시간씩 운동을 해야 한다. 드래이퍼 랩은 최근 우주복을 입고도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소형 자이로스코프로 이뤄진 이 기기를 팔과 다리에 붙이면 지구 중력과 유사한 저항을 생성한다. 운동효과에 더해 방향감각 상실도 막을 수 있다.
예비 전력
생명유지 시스템에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는 반복적 재충전이 불가피하다. 미국 미시간공대 팀이 개발한 산화아연 나노와이어는 압력을 전력으로 변환하는데 이를 우주복의 무릎과 팔꿈치에 삽입하면 움직일 때마다 귀중한 전력을 공짜로 확보할 수 있다.
SF 영화 속 우주복의 허와 실 영화 속 우주복은 얼마나 현실적일까? 실제 우주복 설계사들이 말하는 진실은 이렇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1968년) 오비털 아웃피터즈의 수석설계사인 크리스 길먼에 의하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름진 우주복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군의 실험용 여압복 'XH-5'를 변형한 것으로, 벌레를 닮은 모습 때문에 토마토 벌레 우주복이라 불렸다고 한다. 미션 투 마스 (2000년) 일반인들의 눈에 익숙한 거추장스럽고, 육중하며, 기체 여압식 우주복이다. 하지만 길먼에게는 아니다. "리얼리즘을 지향한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등뒤에 붙어있는 작은 스위치와 램프는 도대체 뭘까요? 누가 조작하고, 누굴 보라고 만든 걸까요?" 프로메테우스 (2012년) MIT의 다바 뉴먼 박사는 이 우주복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공기가 있는 외계행성이라도 헬멧을 벗기 전에 우주복 내부 기압을 외부와 맞춰야 해요. 여기에는 시간이 걸리죠. 그냥 벗으면 큰일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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