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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통령] 모르시의 집권에 따른 경제적 비용

by Nina Easton 포춘 워싱턴 지국장


발리 나스르 Vali Nasr 존슨 홉킨스 국제대학원장이 워싱턴 만찬회에서 "중요한 건 경제야, 멍청아" *역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에서 내걸었던 캐치 프레이즈라고 일갈했다. 나스르의 이 친숙한 발언은 미국 정치를 향해 한 것이 아니었다. 이 모임의 주제였던 이집트를 두고 한 말이었다. 미국-아랍 문화교류포럼이 주최한 '이해의 가교 (Bridges of Understanding)'라는 모임에서 그는 새로워진 정치 혼란에 관한 토론에서 자주 간과되는 한 가지 사실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안정된 민간 부문만이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 그리고 제 기능을 하는 민주주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스르는 나중에 필자에게 "이집트를 아랍-무슬림 국가로 보지 마라. 오히려 공공 부문이 너무 비대해진 국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성공은 자유 시장과 민간 부문의 번영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고 실업률과 빈곤율이 급증하는 이집트의 경우처럼, 공공 부문이 비대해진 나라를 변화시키려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 모하메드 모르시가 집권하면서 상당한 경제적 비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48억 달러규모의 IMF 구제금융-국제 수지 위기와 외국인 투자자의 불안을 완화할 수 있었다-이 보류되었고, 4억 5,000만 달러의 공적 자금투입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피해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몇 개월 전, 모르시는 외국 투자자 유치를 위한 구애작전을 펼쳤다. 존 케리와 존 매케인 등 주요 중진 의원들이 이집트로 날아갔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붕괴 이후 글로벌 기업 투자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카이로에서 열린 수출입박람회에는 이집트 기업들과 제휴하고자 하는 미국 기업 임원들이 넘쳐 났다. 봄이 되자 국무부는 6,000만 달러 규모의 '기업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여름에는 일부 유력 인사들이 이집트 내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가을에는 성난 이집트 시민들이 카이로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케리와 매케인은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려는 모르시의 노력을 지지했다. 미국 상원 보수세력들이 이집트에 대한 군사 및 경제적 추가 원조를 중단하려 하자, 두 사람은 이러한 시도를 무마시키는 데에도 일조했다(원조 중단은 리비아와 파키스탄에게도 적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르시는 법률적 검토보다는 개인 의견을 앞세웠다. 그 결과 아랍 내 제2의 경제 대국인 이집트와 교류하려는 미국 기업의 열망을 사실상 꺾어버렸다. 매케인은 모르시의 권위주의적 성향이 15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군사 지원뿐만 아니라 추가 원조 제공도 무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미국 의원 중 한 사람이다.

집권 여당인 무슬림 형제당 (Muslim Brotherhood)의 정치적 생명 또한 경제 부흥에 달려 있다. 따라서 침체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집트로선 미국과의 경제 교류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매력적인 '당근'이다. 이를 통해 경제·정치적 개혁이 가능하다. 상원의원 출신으로 현재 미국 통상대표로 활동하는 윌리엄 브록 WilliamBrock은 자유무역협정체결을 조건으로 당근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와 이집트의 이해관계를 동일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는 무역이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은 경제와 정치 자유화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멕시코, 폴란드 같은 나라들이 자유시장 체제를 선택했고, 국제 무역이 이들 신생 민주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가나나 몽골처럼 작은 나라들이 미 정부가 설립한 원조자금(MCC: Millennium Challenge Corp)을 통해 대규모 개발 원조를 받으려면, 투명하고 규칙에 근거한 자유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이집트는 부패지수와 기타 많은 MCC 기준 등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미국은 이집트와 기타 아랍 지역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집트를 단지 경제적으로 보살펴야 하는 피보호자로 보지 말고, 오히려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전략적 무역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나스르는 “이집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다. 모르시가 권력을 남용한 것도 이유겠지만, 미래가 없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과거 수많은 국가들의 공백을 메워준 세계 자본주의 국가의 맹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좋은 기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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