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젝트는 팀 린치, 험프리 황, 딜런 카스웰, 피터 게일러 등 마리오 카트 게임을 즐기며 자란 인턴 4명의 아이디어였다. 린치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이 게임을 현실화하자는 의견을 듣고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죠.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전혀 몰랐지만 말이에요."
게임 속 캐릭터들은 카트를 몰고 아이템들이 널려 있는 트랙을 질주한다. 속도를 높여주는 아이템도 있고, 경쟁자들을 골탕 먹이는 아이템도 있다. 이런 기능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트랙 위의 아이템들이 빠르게 내달리는 고카트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했다.
"처음에는 근거리 무선인식(RFID) 태그를 쓰려 했어요. RFID 태그가 삽입된 신분증을 출입구의 리더기에 던져서 신속한 인식 여부를 확인했는데 인식 실패율이 너무 높더라고요."
그래서 개발팀은 센서와 배터리를 내장한 능동형 RFID 태그를 택했다. 개당 500달러나 되지만 신호 통달거리가 9m나 돼 고카트에 리더기를 부착하면 빠르게 달리면서도 정보전달이 가능했다.
다음에 직면한 난제는 고카트가 운전자의 제어 명령을 무시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아이템을 먹거나 다른 운전자로부터 아이템 공격을 받았을 때 정상적인 차량 제어가 불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강력한 공압식 피스톤을 밴드와 덕트 테이프, 죔쇠 등을 이용해 차대에 장착하는 것으로 방법을 찾았다. 리더기가 아이템의 신호를 수신하면 고카트의 내장컴퓨터에 해당 아이템의 아이디(ID)를 전달하고 컴퓨터는 그에 맞춰 피스톤, 밸브, 서보모터 등을 활용해 카트를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높이게 된다.
"완성된 고카트를 오스틴스 파크의 트랙에서 테스트했어요. 달리는 카트에 봉제인형으로 만든 아이템을 던지자 프로그래밍된 반응을 정확히 보이더군요. 이후 고카트 3대를 더 개조하고, 아이템을 발사할 공압식 대포도 추가 장착했죠."
모든 준비가 완료된 뒤 4명의 인턴은 각자의 고카트를 타고 마리오 카트 게임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트랙 위의 아이템을 낚아채 대포로 쏘면 공격을 받은 고카트는 조향능력을 상실한 채 가드레일을 들이받기 일쑤였다. 특히 린치는 무릎으로 핸들을 제어하면서 아이템을 낚아채 대포에 장전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공격 아이템
RFID 태그가 내장된 봉제인형 아이템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다. 각 태그의 신호를 거리함수로 해석하는 소프트웨어가 채용돼 있어 한 운전자가 아이템을 잡아채서 고카트에 올려놓으면 근처를 지나는 다른 고카트에는 해당 아이템의 능력이 부여되지 않는다.
갈팡질팡
붉은 거북이 아이템은 속도 저하와 조향 방해 능력이 있다. 앞바퀴의 타이 로드에 연결된 피스톤이 조향을 방해하는 동시에 다른 피스톤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
일단 멈춤
녹색 거북이 아이템의 공격을 받은 고카트는 일시적으로 모든 기능이 정지돼 트랙에 멈춰 서게 된다.
로꾸꺼
바나나 아이템은 앞바퀴를 제어, 운전자가 핸들을 좌로 꺾을 때 바퀴가 오른쪽으로 꺾이도록 한다. 워털루 랩의 인턴십 책임자 헌터 스미스는 이 아이템을 가장 위험한 아이템으로 꼽는다.
스피드업
스로틀 레버에 부착된 스프링에 의해 평상시의 고카트는 실제 추력의 최대 85%만 낼 수 있다. 버섯 아이템을 획득하면 100%의 추력이 발휘되면서 최고 시속이 56㎞로 향상된다.
올 스톱
별 아이템을 획득하면 고카트의 추력이 100% 발휘되는 동시에 와이파이 컨트롤러를 통해 모든 경쟁자의 고카트에 감속 명령을 하달한다.
고카트 (go-cart) 지붕과 문이 없는 소형 경주용·레포츠용 자동차.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