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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십억 달러짜리 메모

[GOOD ADVICE] WARREN BUFFETT’S BILLION-DOLLAR MEMO

오마하의 현인은 1975년 워싱턴 포스트 사에 연금 펀드매니저 교체를 권유한 적이 있다. 지금 상황에서 보면 매우 적절한 조언이었다.
By Stephen Gandel


워런 버핏이 당신에게 투자 조언을 한다면그대로 따르는 게 상책이다. 그리 새로울 것 없는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30여 년전 그의 조언을 그대로 따른 워 싱턴 포스트는 현재 연금 펀드자산 24억 달러, 연금 채무 14억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여유자금만 10억 달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 통계 회사 밀리 Milliman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약정의 90% 정도를 이행하는 일반 기업연금보험들을 크게 앞지르는 투자 성과다.

1975년 워싱턴 포스트 이사에 취임한 버핏은 당시 이사회의장이자 CEO였던 캐서린 그레이엄 Katharine Graham게 19페 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메모를 써 보냈다. 버핏은 일부 미국 대기업의 경우 기업 연금 자산이 순가치의 절반 정도인데, 이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기업들은 엔진 사업에 1억 달러를 투자하고 경영 노력과 혁신으로 12%수익을 내면서 왜 연금 ‘사업’에 투자한 1억 달러로는 4%의 수익을 내는 데 만족하는가?”라고 썼다(포춘 홈페이지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은 버핏주 의자(Buffettologist)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버핏은 그전에도 유명 매니저에 집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일종의 ‘동전 매니저’ 1,000명에게 동전을 하나씩 주고 던지기를 시키면, 분명 연속으로 앞면이 5번 나오는 매니저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버핏은 저렴한 주식을 사들이는 것만이 가치투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당시 워싱턴 포스트의 연금을 포함해 전체 기업 연금의 절반가량을 관 리하던 모건 개런티 Morgan Guaranty와 결 별해야 하며, 채권 투자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버핏은 모건의 사업규모가 너무 커져 사실상 그 자체가 시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세쿼이아 펀드 Sequoia Fund를 운용하던 루앤 커니프 앤드 골드파브 Ruane Cunniff & Goldfarb 의 빌 루앤 Bill Ruane , 그리고 퍼스트 맨해튼 First Manhattan의 데이비드 ‘샌디’ 고츠먼 David ‘Sandy’ Gottesman이라는 중소 자산매니저를 추천했다. 버핏은 두 사람 모두를 잘 알고 있었다. 루앤(2005년 사망)과는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동창이었고 고츠먼은 버핏과 함께 가치투자를 주창하던 인물이었다. 1977년 워싱턴 포스트는 자금 대부분을 이 두 회사로 옮겼다(성공적으로 클리퍼 펀드 Clipper Fund를 운용했던 제임스 깁슨 James Gipson도 잠시 관리를 맡았다).

이는 현명한 결정이었다. 루앤과 고츠먼은 버핏이 선호했을만한 주요 주식 R.J. 레이널즈 R.J. Reynolds, 캐피 털 시티즈 Capital Cities, 하인츠 Heinz, 그리고 버핏 소유의 버크셔 해서웨이 Berkshire Hathaway 등에 투자하면서 엄청난 실적을 올렸다. 바클레이즈 Barclays 은행에 따르면, 두 회사가 운용한 워싱턴 포스트의 연금 펀드는 지난 36년 동안 연평균 1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과 채권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11.5%, 8% 정도였다. 연금 운용이 너무 성공적이어서 워싱턴 포스트는 1991년 이후 더 이상 자금을 불입할 필요가 없었다.

버핏은 모든 것이 그레이엄 덕분이라고 말한다. 워싱턴 포스트의 이사 몇몇은 중소 펀드매니저에게 연금 운용을 맡기면 채무위험에 노출될 것이라 걱정했다. 그럼에도 그레이엄은 버핏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버핏은 “그녀는 배울 의지를 지닌 명석한 여성이었으며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사를 역임했던 마틴 코헨 Martin Cohen은 버핏의 일화가 1975년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핏이 메모를 전달했을 때 이미 이사회에서는 변화를 고려 중이었다고 주장했다(버핏은 자발적으로 편지를 썼다고 기억하고 있다). 코헨은 초창기 워싱턴 포스트의 연금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가 신문사업부문을 아마존닷컴 Amazon.com의 창업주 제 프 베조스 Jeff Bezos에게 2억 5,000만 달러에 매각해도, 연금 자산 대부분은 회사에 그대로 남게 된다(워싱턴 포스트는 캐플런 Kaplan 같은 교육 사업을 비롯한 기타자산은 그대로 유지한다). 베조스는 여유 자금 5,000만 달러를 포함해 연금자산 3억 3,300만 달러를 떠안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버핏에겐 연금 자문사업을 시작할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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