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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계 산업 헤게모니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

아시아 시계박람회 ‘Watches & Wonders’ 참관기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고급 시계 박람회 ‘워치스 앤드 원더스 Watchs & Wonders’가 열렸다. 워치스 앤드 원더스는 아시아에서 열린 최초의 고급 시계 박람회로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랑에 운트 죄네,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IWC, 까르띠에, 파네라이, 리처드 밀, 로저드뷔, 반클리프 아펠, 몽블랑, 보메 메르시에 등 13개 최고급 명품 시계 브랜드가 참가했다.
홍콩=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명품 시계를 수입하는 국가는 어딜까? 정답은 중국 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도시는 어딜까? 중국의 특별행정구 홍콩이다. 그렇다면 홍콩을 별 개의 독립국가라 가정했을 때, 국가별 산정에서 홍콩과 중국의 순위는 각각 어떻게 될까?

스위스시계산업협회(FSWI·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가 7월 발표한 2013년 상반기 스위스산 시계 판매 상위 15개 마켓 순위 및 수입액 조 사에 따르면 홍콩이 19억3,490만 프랑으로 1위, 미국이 10억8,580만 프랑으로 2위, 중국이 6억777만 프랑으로 3위를 차지했다. 홍콩은 개별 국가는 아니지만 워낙 수 입규모가 큰 까닭에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고, 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까지 따로 집계한 전례 때문 에 별도로 산정한다. 우리나라는 2억3,770만 프랑을 수 입해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만으로 따지면 10위다. FSWI의 자료에서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명품 시계 사랑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판매처 순위 톱 15에서 7개가 아시아권이다. 이렇다 보니 명품 시계 브랜드들 은 오래전부터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 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아시아 고급 시계 박람회 ‘워치 스 앤드 원더스 Watchs & Wonders’도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결과다.

보통 시계 전시회로는 바젤월드 Baselworld나 SIHH (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고급 시계 박람회)를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꼽는다. 하지만 시장이 아시아권으로 기울면서 이들 수요를 고려한 새 로운 전시회가 요청됐고, 이에 제네바 고급 시계 협회 (FHH·Fondation de la Haute Horlogerie) 주최로 아시 아권에서 전시회를 열게 된 게 워치스 앤드 원더스다.

파비엔 루포 Fabienne Lupo 워치스 앤드 원더스 의 장 겸 FHH 회장은 말한다. “아시아는 시계 산업에서 가 장 특별한 시장입니다. 10년간 두 배나 성장했죠. 그래 서 우리는 이곳에 유럽의 아름다운 (시계)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시아 컬렉터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이번 워치스 앤드 원더스 행사는 각 브랜드 전시관 외에도 ▲시간의 지배 ▲장인의 공간 ▲시계 제작 세계로부터의 초대 등 시계와 관련된 유럽 문화유산들을 총 망라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전시관들을 편성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시간의 지배 섹션은 ‘인간이 시계 장치를 고안하고 만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의 과정’을 유물과 함께 서사적으로 구성, 관람객의 이 해를 도와 호평을 받았다.

시계 브랜드들의 신제품 발표와 한정판 공개 역시 눈 길을 끌었다. 첫 전시회인 워치스 앤드 원더스에서 신 제품을 공개한 것은 각 브랜드들이 이번 전시회의 의미 를 그만큼 크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관례대로라면 바젤월드와 SIHH에서만 신제품을 공개 한다. 아시아 시장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소리를 내는 시계’ 콘셉트로 전시장을 구성해 기술력을 뽐냈다. 시계에 소리를 입히는 미닛 리피터는 퍼페추얼 캘린더, 스플릿 세컨드와 함께 시계 3대 기술로 꼽힐 만큼 난이도가 높 은 기술이다. 바쉐론콘스탄틴은 이번 전시를 통해 ‘소리를 내는 시계가 어디 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세계 톱 수준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오데마 피게는 브랜드 최고 인기 컬렉션으로 꼽히는 로얄 오크 Royal Oak와 로얄 오크 오프쇼어 Royal Oak Offshore 워치들을 종류별로 선보였다. 최고의 스포츠 워치로 꼽히는 로얄 오크 오프쇼어 컬렉션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스포츠 워치이지만 3대 시계 기 술을 기본으로 장착한 모델들이다.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 대한 오데마 피게의 집착과 기술적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랑에 운트 죄네는 워치스 앤드 원더스에 참가한 유일한 독일 브 랜드로, 5점 한정판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Grand Complication 모델 을 선보여 시계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름처럼 굉장히 복잡한 기능들이 많이 들어간 이 모델은 다이얼에서 풍기는 외모부터 범상찮 다. 그랑 스트라이크와 스몰 스트라이크, 미닛 리피터 차임 매커니즘, 미닛 카운터와 플라잉 세컨즈 초 분리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디스 플레이 퍼페추얼 캘린더 등이 하나의 다이얼 위에서 구현된다.

피아제는 자사 브랜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초박형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델들로 주목 받았다. 피아제가 보유하고 있는 35개의 100% 인하우스 제작 무브먼트 중 23개가 울트라신 모델일 만큼 피아 제는 초박형 기술에서 빼어난 능력을 자랑한다. 울트라신 컴플리케이 션 무브먼트, 울트라신 스켈레톤 무브먼트 등을 선보였다.

예거 르쿨트르는 무브먼트 공급사로도 유명한 만큼 세밀한 부품 제 작이 돋보이는 모델들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한 듀 오미터 스페로투르비용 블루 Duometre Spherotourbillon Blue는 예거르쿨트르가 독자개발한 스페로투르비용을 사용해 시계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9시 방향에 위치한 스페로투르비용의 3차원 회 전을 지켜보노라면 다이얼의 밤하늘 디자인과 함께 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IWC는 감수성을 자극하는 모델들로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다. 생 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르 프티 프 린스 Le Petit Prince 컬렉션은 시계 뒷면 로터에 어린 왕자 모습을 인 그레이빙해 시계에 스토리 요소를 첨가했다. 수익금 중 일부는 생텍 쥐페리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까르띠에는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대규모 행사장을 비롯해 홍 콩 배우 류더화가 최신 탱크 Tank 컬렉션을 직접 소개했으며, 스타니 슬라스 드 케르시즈 Stanislas de Quercize 까르띠에 회장 겸 CEO가 행 사를 직접 챙겨 주목을 받았다. 까르띠에는 전시장에서도 독보적인 다 이얼 디자인 능력을 선보이며 타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모델들을 내놓 아 ‘역시 까르띠에’라는 찬사를 받았다.

파네라이는 ‘1940 년도 이탈리아로의 초대’를 행사 슬로건으로 내 걸었다. 이탈리아 브랜드답게 독특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파네라이는 ‘특수 부대용 기능성 다이버 워치 제조사’로서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 는 여러 모델들을 공개했다. 라디오미르 1940 크로노 모노펄산테 8 데 이즈 GMT Radiomir 1940 Chrono monopulsante8 Days GMT 모델은 1940년대 라디오미르 모델을 바탕으로 기능적 요소와 함께 현대적 재해석을 가미해 주목을 받았다.

리처드 밀은 가장 최근에 론칭한 브랜드답게 도전적인 모델들로 부스를 꾸렸다. 2001년 첫 제품을 출시할 때부터 ‘기존 제품이나 제 조 방식과의 차별’을 모토로 내걸었던 브랜드답다. 특히 RM 055 부 바 왓슨RM 055 Bubba Watson 모델은 다른 부스의 앤티크 모델들 과는 정반대로 가볍고 산뜻한 이미지로 눈길을 끌었다. 기능이 형 태를 결정하는 리처드 밀의 시계들처럼 전시관 역시 외적인 유려함 보다는 오직 시계만 돋보이게 하는 구성으로 채워져 이채로웠다.

로저드뷔는 ‘과연 시계가 어느 정도까지 대담해질 수 있을까’라 는 질문의 답을 직접 제품을 통해 내놓았다. 엑스칼리버 콰토르 DLC 티타늄 Excalibur Quatuor DLC Titanium은 RD101 무브먼트 로 4개의 밸런스 휠과 5개의 차동 장치를 장착했다. 자동차로 치자 면 F1머신급이다. 생산하는 제품 전체가 제네바 실 Geneva Seal 인 증을 거칠 만큼 편집증적인 면모를 보이는 로저드뷔라 가능한 모델 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몽환적인 이야기들을 시계 위에 수놓아 여성 컬 렉터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요정이 들고 있는 지팡이가, 날개 가, 사랑하는 연인들의 만남이 시간을 알려주는 방법이 되었고 그들의 전설이, 사랑이 다이얼 위에서 한 편의 시가 되어 흘렀다. 반클리프 아펠은 서정적 온기가 가득 담긴 모델들로 이번 행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몽블랑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야심작 엑소뚜르비옹 라트라팡 테 Exo Tourbillon Rattrapante 모델을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 모델은 회전 케이지 밖에 위치한 빅 사이즈 밸런스,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골드와 그랑푀 에나멜 Grand Feu Enamel로 제작된 삼차원 레귤레이터 다이얼 등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기술들을 결합해 관심을 끌었다.

보메 메르시에는 도시적인 취향을 내세운 클리프턴 Clifton 컬렉 션을 전시회 전면에 내세웠다. 다소 건조한 감성으로 클래식과 모 던의 조화를 꾀한 이 컬렉션은 도시적 활기 이면에 정적인 면모도 동시에 보여주는 이중 구성을 추구했다. 다이얼에서 보여주는 시 크한 취향과 베젤 및 케이스의 둥글고 밝은 이율배반적인 이미지의 결합이 경이로울 정도로 조화롭다. 고난이도의 컴플리케이션 기술 을 구사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해 실수요자들의 방문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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