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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종갈등 주제.. 보는 재미도 `쏠쏠'

최근 유고 코소보 사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듯이 인종분규는 인류의 영원한 재앙이다. 인종 차별과 분규는 증오를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한다. 차별주의자들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종을 달리하는 짐승을 거부할 뿐이라고 말할지 모른다.인종문제는 영화등 모든 예술분야에서 중요한 소재중 하나. 하지만 다행스런 것은 인종문제가 심각한 미국과 유럽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이 대개의 경우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있다는 점. 인종차별을 노골적으로 부추키는 영화들은 대중성을 얻지 못하고 있어 그나마 사회의 보호막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토니 게이 감독의 작품 「아메리칸 히스토리 X」와 스페인의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택시」는 인종간의 갈등과 증오가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각기 빼어난 연출로 폭로하고 있는 영화다. 둘 다 인종분규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보는 재미가 넘친다. 먼저 「아메리카 히스토리 X」는 미국내 인종갈등과 정면으로 맞서 고결한 휴머니즘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영화는 미국내 흑백대결을 중심축으로 삼아 한국등 아시아계와 남미계등 여러 소수 인종들이 미국내의 백인우월주의에 의해 어떻게 희생되고 있는지를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데릭 빈야드(에드워드 노튼)는 소방수였던 아버지가 흑인거주지역의 화재사건을 진압하다 죽으면서부터 격렬한 분노와 증오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미국에서 기생하는 유색인종 때문에 백인들의 소중한 삶이 파괴되고 있다고 믿는 데릭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비밀결사인 DOC에 가입해 한국인상점 등을 파괴하면서 무모한 인종테러에 깊숙히 파묻힌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차를 훔치려던 흑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데릭. 그러나 데릭은 감옥 생활에서 백인이나 흑인들이 서로 마약을 팔면서 공존공생하는 실상에 환멸을 느끼다 오히려 흑인친구를 얻고 백인들로부터 강간을 당하는 수모를 당한다. 출감한 데릭은 탈출구 없는 증오심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파괴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남동생 대니 빈야드(에드워드 펄롱) 마저 형을 추종하면서 얼치기 백인 갱단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음을 감지한 데릭은 인종갈등을 벗어난 곳에서 새로운 삶을 추구하려 하나 운명은 그들 가족을 더욱 가혹한 시련으로 끌고간다. CF 감독 출신인 토니 게이의 탁월한 영상 연출과 에드워드 노튼의 집요한 연기가 놀라운 「아메리칸 히스토리 X」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도 높은 긴장도를 유지하는 사회성 있는 드라마이지만 영화보는 재미에도 충실하다.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택시」 역시 패밀리라는 백인 우월주의 집단이 등장한다. 택시운전사들의 결사인 패밀리는 스페인에 들어와 살고 있는 흑인·아랍계등 소수인종과 마약범, 동성애자들이 손님으로 걸리면 무조건 살해하고 본다. 「택시」는 그러나 평화를 뜻하는 빠즈(잉그리드 루비오)와 대니(카를로스 퓨엔츠)의 불꽃같은 러스 스토리를 더욱 중요한 테마로 내세운다. 패밀리에 소속된 부모의 자식들인 빠즈와 대니는 그들의 사랑이 무차별적인 인종차별에 희생되고 있음을 느낀다. 「택시」는 빠즈와 대니의 순결한 사랑을 통해 사람들간의 인종갈등이 얼마나 부질없고 파괴적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슬픈 드라마이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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