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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가 산업강국 만든다] <3> 중국의 추격 뿌리쳐라

상품 기획·시장 창출 선도 '애플式 투자'로 패러다임 바꿔야<br>거대 내수시장·자본력 앞세운 中… 전통·미래산업 전분야서 한국 위협<br>가격경쟁력만 노린 과거방식 한계… 설비자동화 등 질적투자 확대를


중국의 철강사인 서우두강철과 탕산강철은 허베이성 탕산시 차오페이덴공업단지에 연간 생산능력 970만톤 규모의 신규 제철소를 짓고 있다. 이 곳은 전세계 제철소 가운데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본떠 지어지고 있다. 이 제철소의 생산능력을 장기적으로 3,000만톤까지 늘리겠다는 목표가 실현되면 이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급 철강제품들이 한국 시장을 위협할 것이다. 이에 더해 3,000만톤 규모의 서우두강철그룹과 탕산강철이 속해 있는 6,000만톤 규모의 허베이강철그룹을 통합하면 생산능력에서 한국 최대 기업인 포스코(3,540만톤)를 세 배가량 능가하는 메가톤급 철강사가 탄생하게 된다. 실제 중국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10대 철강사에 6곳이나 이름을 올릴 정도로 양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 철강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무섭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철강ㆍ조선ㆍ중공업ㆍ가전 등의 전통 산업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의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철강ㆍ조선 등 일부 산업에서 막대한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겪기도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산업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화ㆍ집중화를 추진, 양적성장을 넘어 질적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질적 전환을 통한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맹추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은 세계 1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이지만 자동차의 품질과 규모의 경제 면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미래 시장인 전기차 분야를 승부처로 삼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쏟아 부은 돈만 85억위안(1조5,000억원)에 달한다. 또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는 오는 2015년까지 전기차 등 그린카 부문에 120억위안(약 2조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위 업체인 이치도 2015년까지 98억위안(1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 역시 앞으로 10년간 전기차 분야에 1,000억위안(18조원)을 지원해 힘을 보탤 방침이다.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미래 산업에서 선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중국은 한국 기업들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이미 앞서 나가고 있다. 태양광 세계 10대 기업 중 선텍ㆍ잉리솔라ㆍJA솔라ㆍ트리나솔라 등 4개 중국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40%선에 이른다. 중국 풍력 1위 기업인 화루이는 지난해 4,386㎿ 규모의 풍력발전을 새로 설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을 제치고 세계 2위 풍력업체로 올라섰다. 중국의 지난해 풍력발전 투자는 총 450억달러로 전세계 풍력 투자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은 특히 앞으로 10년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6,2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투자금액인 3,42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며 유럽연합(EU) 전체 투자액 7,050억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바이오ㆍ제약 분야도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분야다. 중국은 2015년까지 신약개발에 1,000억달러를 투자해 매출 40억~150억달러의 초대형 바이오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성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녹색산업과 바이오 등 신사업에서는 이미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은 시장이 커진 뒤에야 진출을 검토해 시기를 놓쳤다"면서 "전통 산업 분야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높기는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추격해 앞으로 5년 안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을 필두로 대규모 투자를 앞세운 신흥국 기업들의 발 빠른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적인 투자에서 질적인 투자로, 추격형 투자에서 선도형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아직은 설비투자 등 양적인 측면에 치우친 만큼 한국 기업들은 자동화 등 설비효율화와 연구개발(R&D), 인력 등에 대한 질적인 투자를 늘려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수석연구원도 "이제 과거처럼 시장이 확실해진 다음에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투자방식은 유효하지 않다"며 "미국의 애플처럼 새 상품을 먼저 기획하고 시장을 창출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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