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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 하띤성에서 14일(현지시간) 밤에 벌어진 반중국 시위 도중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베트남인 5명과 최소 1명의 중국인을 비롯해 총 21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베트남 반중시위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 밤 약 100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상당수가 중국인이었다"며 "15일 아침에도 또 다른 부상자들이 병원에 실려왔다"고 하띤종합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
이날 충돌은 베트남 반중시위대가 하띤성에 건설 중인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의 철강공장에 몰려가 중국인 노동자들을 공격하면서 발생했다. 이 건설현장에는 하청 받은 한국 업체 직원 200명가량도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모사플라스틱그룹은 15일 성명에서 현재까지 최소 1명의 중국인 근로자가 숨지고 9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대만 당국은 이번 반중시위로 현지 중국인 직원이 사망하고 물적 피해가 잇따르자 자국 기업인 등 교민 철수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화항공과 에바항공 등 대만 국적 항공사들은 베트남 진출 대만 기업들이 몰려 있는 남부 호찌민시 노선에 대형 특별기를 투입해 대만 여행객 및 기업인 수송에 나섰다.
이에 앞서 중국 업체가 다수 몰려 있는 남부 빈즈엉성 공단에서도 14일 낮부터 베트남 근로자들이 공장 기물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과격시위를 벌여 다수의 한국 업체를 포함해 약 460개의 외국계 업체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호찌민 한국 총영사관은 빈즈엉 일대 시위의 한국 피해업체 수를 46개사로 공식 집계했다. 빈즈엉 외에 동나이성 5개사와 캄보디아 접경 떠이닝성 1개사 등 모두 6개의 한국 업체가 피해를 본 것으로 총영사관 측은 보고 있다. 15일에도 일부 한국 업체의 피해신고가 접수돼 추가 피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빈즈엉성 공단에서 벌어진 과격시위로 경찰 약 40명이 부상하고 600명의 시위대가 연행됐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는 중국이 최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제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제도)에서 원유시추를 강행하는 데 반발해 거센 반중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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