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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환율 이대로 두면 위기 온다


한국은 원유수입에만 연간 1,000억달러가 필요하고 외채가 4,100억달러로 원리금 상환에도 연간 200억달러 정도 필요하다. 식량도 수입하고 있다. 이처럼 필수적인 외화마련을 위해서라도 수출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국가가 한국이다. 국민총소득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58%에 달한다.

원화절상으로 수출채산성 악화 우려

수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수출품의 글로벌 경쟁력과 세계경제성장률, 환율이다. 월평균 기준으로 지난 2010년 6월 1,212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올 들어 1월에는 1,065원까지 하락했다. 1억달러 수출하면 1,212억원을 받던 한국기업이 1,065억원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다.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적자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은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일부 올린다.

반면 2011년 10월 77엔이던 엔ㆍ달러 환율은 1월에는 89엔까지 상승했다. 1억달러 수출하면 77억엔 받던 일본기업은 이제는 89억엔을 받게 돼 수익이 크게 증가한다. 수출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일본기업들은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일부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한국은 올리고 일본은 내리니 한국수출은 줄고 일본수출은 늘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과 일본 간에는 자동차ㆍ철강ㆍ전자제품 등 많은 수출품들이 경합관계에 있어 한국수출이 입는 타격은 더욱 크다.

일본 엔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7년 6월 123엔에서 2011년 10월 77엔까지 4년4개월 동안 절상을 지속했다. 엔화가 이처럼 절상되니 기술력이 좋은 일본도 별 수 없었다. 2011년부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금년 들어서는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드디어 일본의 아베 신조 수상은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강력한 엔저정책을 들고나왔다. 2012년 9월 78엔이었던 엔ㆍ달러 환율이 최근에는 94엔까지 상승했다. 한국수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 없다.



특히 엔화는 절하되고 있는데 원화는 절상되고 있어 더욱 문제다. 2012년 6월 1,166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에는 1,085원까지 하락했다. 한국과 일본의 환율관계는 원ㆍ엔 환율로 나타난다. 2012년 6월 1,469원이던 원ㆍ100엔 환율이 1,162원으로 하락했다. 원ㆍ엔 환율이 이처럼 하락할 때 한국은 언제나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돼 위기를 겪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외화유동성 위기 이전의 원ㆍ엔 환율 하락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원ㆍ엔 환율 하락을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아베노믹스가 언제까지 갈 것인가와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엔ㆍ달러 환율의 역사적 추이를 보면 환율이 큰 주기를 가지고 등락하고 있다. 따라서 4년4개월 동안의 절상 끝에 시작된 이번 절하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미국이 지지하고 최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사실상 추인을 받은 터라서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원ㆍ달러 환율은 균형환율 수준으로 추정되는 1,120원을 벌써 상당 폭 하회하고 있다. 따라서 원화 절상을 이대로 지속하다가는 원ㆍ엔 환율이 추가 하락해 한국경제는 1997년, 2008년 같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다각적인 대책이 긴요한 실정이다.

자본유출입 규제 등 다각적 대책 필요

가능한 대책으로 자본유출입에 대한 시장 친화적인 건전성 규제강화, 질서 있는 외환시장개입, 선진국의 동시다발적 양적완화에 대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동대처 모색,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한 신축적인 금융거래세 도입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 아베노믹스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서 보듯이 국제적인 지지를 얻기 위한 국제금융외교도 중요하다.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이므로 급할 때는 전화나 e메일로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글로벌 국제금융 네트워크를 가진 인재육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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