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수도선부(水到船浮ㆍ물이 불어나면 큰 배가 저절로 떠오른다)라는 옛말처럼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향해 돛을 올리고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2013년 신년사’를 통해 “이제 대한민국은 경제만 강한 나라가 아니라 문화강국, 스포츠강국, 녹색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중심국가의 일원으로 뻗어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수도선부는 주희가 제자들과 강학한 어록을 모아 편집한 ‘주자어류’(朱子語類)가 출처로, 욕심을 부려 억지로 하지 않고 공력을 쌓으며 기다리면 큰일도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과 향후 발전의 토대를 닦은 만큼 차기 정부에서 대한민국호(號)가 순항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달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중심으로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다 함께 노력한다면, 새해에는 위기의 마지막 고비를 지나 어두운 터널 끝의 밝은 빛을 우리가 가장 먼저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일궈낸 발전의 역사, 기적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 동안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는 등 대한민국호가 세계로 뻗어나갈 토대를 마련한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분야에서 세계 최정상회의인 G20정상회의, 세계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국제적 위상이 한층 확고해지길 기대한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날 신년사는 다음해가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공식적으로 신년화두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이는 ‘신년기원’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올해는 경제위기를 맞아 큰일에 임해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키자는 의미로 `임사이구'(臨事而懼)를 신년 화두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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