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1ㆍSK텔레콤)가 악조건 속에서도 빛나는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 첫날 순항을 시작했다. 최경주는 29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파72ㆍ7,389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막고 버디 3개를 잡아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비바람 속에 오전에 경기를 치른 66명 중에는 최진호(27ㆍ현대하이스코), 송영훈(36)과 함께 가장 좋은 스코어였다. 전날 새벽 입국한 최경주는 이날 오전8시12분 경기에 들어갔다. 강한 비바람에 기온까지 뚝 떨어져 16번홀까지 비옷을 입고 경기한 그는 특히 원숙한 경기 운영이 빛났다.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친 가운데 3번(파5)과 4번홀(파4) 연속 버디를 잡아낸 그는 10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순위표 상단으로 치고 올라왔다. 좀더 까다로운 후반 코스서 보기 2개를 범했으나 수 차례 성공시킨 멋진 파 세이브가 훨씬 더 돋보였다. 14번홀(파4)에서는 볼이 해저드 구역 내 급경사 지점 진흙에 놓인 까다로운 상황에서 세번째 샷을 홀 근처에 잘 올렸다. 두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16번홀(파4)에서는 핀까지 그린 여유가 많지 않아 위기로 보였지만 ‘전매특허’인 벙커 샷으로 핀 1m에 붙인 뒤 파를 지켰다. 경기 후 최경주는 “몸이 무거워 이븐파가 목표였는데 언더파 스코어를 내 만족한다. 그린이 더 좁고 길쭉한 형태로 돼 있는 후반 코스가 더 까다로워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이 대회 통산 세번째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경주와 동반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루키 강성훈(24ㆍ신한금융그룹)과 재미교포 존 허는 나란히 6오버파 78타로 부진했다. 오전에 경기한 다른 선수들도 악천후 탓에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펼친 세계랭킹 23위 폴 케이시(34ㆍ잉글랜드)는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6개를 범해 5오버파 77타를 적어냈다. K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거둔 홍순상(30ㆍSK텔레콤)은 케이시와 함께 플레이하면서 7타를 잃었고 이들과 대결한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왕 김경태(25ㆍ신한금융그룹)도 4오버파 76타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한편 최경주는 ‘전매특허’인 벙커 샷 요령에 대해 “벙커 탈출의 원리는 모래를 ‘폭발’시켜 볼이 밀려 나가게 하는 것인데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스피드를 줄이면서 모래를 퍼내고 있다”면서 “헤드 뒤와 바닥 부분으로 모래를 때려야 폭발력이 생긴다. 어프로치 샷이 50이라면 벙커 샷은 100의 힘으로 가속시키며 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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