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석유제품이 선박과 반도체에 이어 3위의 수출품목으로 부상했다. 고(高)유가와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며 우리나라 원유 수입액의 절반을 다시 해외에 파는 수출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식경제부는 3일 올 1~6월 석유제품의 수출금액이 244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출 물량도 지난해 상반기(1억8,100만배럴) 보다 20.5%나 많아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 국내 주요 수출품목에서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상승했다. 자동차(216억달러)와 LCD(151억달러), 무선통신기기(145억달러) 등을 단숨에 뛰어 넘으면서 선박(319억달러)과 반도체(247억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지난 2009년 초만 하더라도 수출 9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7위로 올라섰고 다시 1년 만에 4계단이나 뛰어 올랐다. 특히 올 상반기에 수출 2위인 반도체와의 금액차이가 3억달러에 불과해 올 하반기에는 업황에 따라 2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올들어 석유제품 수출이 늘어난 까닭은 지난 2003년 이후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속에 지난 3월에 발생한 일본 대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유업계의 경우 지진으로 정제능력이 14% 가량 위축되면서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수출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나 늘었다. 그동안 일본 정유사들이 주로 공급했던 싱가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물량도 무려 107%나 늘어났다. 반면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 줄어든 3억8,342억배럴에 달했다. 한편 원유 수입물량은 석유제품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보다 9.0% 늘어난 4억5,930억배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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