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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먹칠한 교통사고 왕국
입력1999-12-14 00:00:00
수정
1999.12.14 00:00:00
손보협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말 현재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6,453명, 부상 49만2,511명 등 49만8,96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증가 추세대로라면 사상자는 역대 최다인 지난해의 50만7,040명(사망 8,887명·부상 49만8,153명)을 넘어서 연말까지는 66만5,285명(사망 8,604명·부상65만6,681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인명피해 사고율도 90년대 들어 최고였던 91년의 5.49%에 비해서는 낮지만, 두번째였던 92년의 4.68%에 버금가는 4.57%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각만해도 끔찍할 노릇이다.우리나라는 교통사고율에 관한한 세계에서 악명 높은 나라에 속한다. 자동차 1만세대당 사망자수를 보면 92년의 경우 22.2명(전체 사망자 1만2,455명)으로 세계 1제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8.7명(전체 사망자 8,887명)으로 중국(17.6명), 남아공(15.6명)에 이어 3위에 랭크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서는 1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중 2위는 프랑스(2.8명), 3위 독일(1.8명), 4위 영국(1.5명), 5위는 일본(1.3명)의 순이다. 서울에서 택시를 타 본 외국인치고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교통사고율이 높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그만큼 손실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통개발연구원이 지난 97년 한해동안의 교통사고(사망 1만1,600명·부상 34만3,000명)를 화폐가치로 계량화한 수치를 보면 총 11조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총생산(GNP) 대비, 2.7%나 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이를 세분화 해 보면 고통(PGS)비용이 36.6%로 가장 많고 다음이 손실생산비용( 27.9%), 의료비용(21.6%), 차량손실비용(11%), 행정비용(2.9%)의 순이다. 단순계산만으로도 해마다 10조원이나 되는 돈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손보협은 교통사고가 이처럼 급증한 원인에 대해 운전중 휴대폰 사용, 지정차로 폐지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 새천년·새로운 세기에는 교통사고 왕국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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