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시장의 '거물' 노키아가 삼성전자의 선전에 흔들리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좁혀질 것으로 전망돼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4·4분기 1억2,37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7억4,500만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3%포인트 늘었지만 순이익은 21%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 2009년 4억4,000만대보다 3%가량 늘어난 4억5,29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포인트 감소한 31억6,200만유로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전년보다 1.6% 줄어든 10.9%를 기록해 간신히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노키아의 위기는 스마트폰 경쟁력 악화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전체 휴대폰 판매량 4억5,290만대 중 스마트폰 판매량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1억30만대에 머물렀다. 4·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 분기 2,650만대보다 180만대가 늘어난 2,830만대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 사상 최대인 2억8,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3억대 고지를 눈앞에 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09년 640만대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2,500만대를 판매했다. 전반적으로 휴대폰 판매량이 증가한 것과 맞물려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1,000만대 이상이 판매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노키아의 올 실적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됐다. 세계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3·4분기 38%에서 4·4분기에 31%로 급락했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리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키아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는 "노키아는 근본적인 경쟁력에 문제를 안고 있으며 보다 경쟁적인 생태계를 촉진시키고 여기에 합류해야 한다"라고 말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탑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6,0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분기마다 갤럭시S와 맞먹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스마트폰 시장 6위를 기록했으나 2009년 소니에릭슨, 2010년 HTC를 제치고 세계 4위로 부상했다. 3위 림과의 차이도 지난해 4·4분기 260만대 차이로 좁혀져 올해 안으로 3위 등극이 유력하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노키아와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좁힐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4분기 삼성전자와 노키아는 각각 21.7%와 33.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노키아의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사상 최초로 10% 이내로 좁혀질 가능성도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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