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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대상] 건설업계 침체 벗어나 비상 꿈꾼다

건설업계가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여느 산업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게 국내 건설업계다. 내로라 하는 대형 건설업체가 줄줄이 문을 닫고 그나마 살아남은 업체들도 자금압박과 수주고에 시달리며 일손을 놓고 있었다. 말 그대로 개점휴업상태였다.하지만 올들어 건설업계는 재기를 위한 힘찬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는 더욱이 단순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몸짓이어서 주목된다.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왔다=일반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관심을 끌만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2000년 건설업경기 전망」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내년 총건설공사 게약액을 54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예상치 45조5,190억원보다 19.1% 늘어난 금액이다. 단순한 금액 증가 보다는 수주 내용을 들여다 보면 더욱 의미가 크다. IMF 체제 이후 국내건설업계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관급공사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민간건설경기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보고서는 공공부문의 계약액은 올해보다 2.3% 증가한 24조7,000억원에 그치는 반면 민간부문에서는 무려 38.1%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분양시장 등 주택시장이 되살아나고 있고 리모델링 시장 등 새로운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IMF이후 주로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에 의존했던 것에서 탈피, 민간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해외시장도 살아나고 있다=작년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건설공사 수주고는 40억5,500만달러. 97년 14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실적이다. 그러나 불과 1년여만에 해외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올들어 9월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70억1,800만달러에 이른다. 전년동기의 24억1,100만달러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이는 또 작년 전체 수주액의 1.7배를 넘는 금액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연말까지 90억~100억달러의 해외공사 수주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해외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된 것은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신인도 회복이 가장 큰 원인. 여기에 업체 스스로도 중동·남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시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업계가 변하고 있다=건설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업계의 수주증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업계 스스로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6월 업계가 건설교통부와 공동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제값 받고 제대로 시공하기」 운동. 이 운동은 그동안 우리 건설산업이 안고 있던 각종 비리와 부실시공 등의 문제가 공사때 제값을 받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일단 공사를 따내고 보자는 무리한 덤핑입찰이 부실시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는 것이다. 더욱이 세계무역기구(WTO·WORLD TRADE ORGANIZATION) 출범으로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서 더이상 「우물안개구리」식 사고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승자 없는 출혈경쟁을 계속하기 보다는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IMF터널을 벗어나왔다고는 하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경기회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내년도 세계경제의 침체를 예견하는 보고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아직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건설업계 내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무한경쟁 체제에 접어든 시장환경 속에서 아직 새로운 질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업계 공존을 위한 방안은 마련됐지만 개별업체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제살깎아먹기식의 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또 대형업계와 중소업계간 업역을 둘러싼 반목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작은 이익 보다는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의견을 모을 때』라며 『개별업체가 저마다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에 힘을 모아야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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