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한때 세계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었으나 근래에는 그 속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30년 후 우리 경제는 거의 성장을 멈추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는 빠르게 달리던 우리 경제라는 열차가 점점 그 속도를 잃다가 결국은 멈춰 서게 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일자리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사업은 부진하며 정부의 재정 부담은 나날이 늘어나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지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과거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가 빨랐던 것은 일할만한 나이의 젊은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공장이 늘어나는 등 생산을 위한 투입 요소인 노동과 자본의 증가에 힘입은 바 컸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인구 고령화와 자본 축적으로 이러한 투입 요소의 양적인 증가를 통한 경제 성장이 어려워졌다. 결국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경제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밖에 없는데 창조경제는 이를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단기성과만 쫓는 투자 말아야
이처럼 우리 경제의 절박함을 고려할 때 창조경제는 하나의 그럴듯한 정치적 구호에 그칠 수는 없으며 1960~1970년대 '잘 살아 보세'와 같이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이다.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얼마 전 정부는 창조경제를 위한 창의인재 육성방안을 발표했는데 그 방향은 옳다고 본다. 창조경제를 이룰 힘의 원천은 교육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꼭 성공하기를 위해서는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우선 멀리 내다보고 교육에 끊임없이 투자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처럼 교육 투자는 수익성은 높으나 수익을 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교육 투자의 본질이 이러하기에 조급해하거나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것은 금물이다. 교육 투자는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정책이 되지 못한다. 비용은 지금 치러야 하는데 수익은 먼 훗날에나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확고한 신념으로 중심을 잡아 단기적인 득실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흔들리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
특정분야 집중 정책도 혁신 그르쳐
그리고 특정 분야만을 염두에 두는 정책은 피해야 한다. 공공의 재원과 제도적 혜택이 투입되는 정책이니만큼 적당한 명분을 내세워 이를 얻고자 하는 조직이나 기관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창조나 혁신은 본질적으로 어디서부터 나올지 미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의도적으로 특정 분야로 몰아갈 경우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따라서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은 넓고 포괄적인 범위에서 기반을 확충하고 기초 여건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에 인색하지 않되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맛도 있고 영양도 풍부한 음식이 다 자란 어른들에게는 단지 소비이겠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소비와 투자 모두에 해당되듯이 교육비 지출은 현재를 위한 복지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위한 투자다. 다른 복지예산에 비해 인색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한정된 재원이니만큼 낭비되는 부분이 없도록 우선순위를 정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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