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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하이 자금수혈 받고 기사회생

중진공 건강진단사업서 기술력·가능성 인정 <BR>국내외 판로 개척 길 터줘 가산단지내 생산라인 구축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디지털 무선마이크 및 음향기기 전문업체 이터하이 연구실에서 남효철(사진 왼쪽) 회장과 남기찬 대표가 제품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유미기자


"경영직에서 물러나셔야만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선마이크 및 앰프 제조업체인 이터하이 남효철 회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올해부터 시범 운영한 건강진단사업을 신청했다가 황당한 제안을 받았다. 남 회장은 올해 초 재창업한 이터하이의 전신인 애드일렉코를 25년간 운영해오던 창업주. 애드일렉코는 무선마이크 제조기술 부문에서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인정 받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의 범람과 판로개척 등에 실패하며 한차례 부도를 맞았던 아픔이 있다. 그런 남 회장이기에 중진공의 경영 컨설턴트가 "경영자보다 연구소장으로 근무하시는 게 회사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조언을 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힘들게 재창업에 나선 이터하이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때문이었다. 남 회장은 "청춘을 모두 바쳤던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면서도 "25년간 경영자로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주특기인 연구ㆍ개발에만 몰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6월부터 본격 시행중인 건강진단사업이 출범 3개월 만에 624개 업체, 182억원의 지원 실적을 기록했다. 건강진단사업은 전문가가 각 기업의 문제점을 분석해 기존에 자금이나 연수, 마케팅, 기술 등 각기 개별적으로 제공되던 지원책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며 중소기업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즉 기업의 문제점 발굴 및 해결책 제시, 각종 연계지원까지 원스톱 지원을 통해 기업의 실질적인 자립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필요해 중진공을 찾는 대부분의 업체는 자금 이외에도 경영이나 인력 등 다방면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며 "체내에 영양소 하나가 부족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기업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터하이는 남 회장 대신 그의 아들인 남기찬 대표가 사장직을 맡고 있다. 남 대표는 미국 UCLA에서 음향학 등을 전공, 국제적인 마인드를 지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이나 경영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신 회사를 경영해본 경험이 없는 남 대표를 위해 중진공이 올해 개교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경영 실무를 위한 교육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이터하이가 재창업 이후 이렇다 할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3~4개월간 직원들의 월급 지급이 지연되자 신용대출로 5억원의 운용자금도 지원해줬다. 또 국내외 판로개척에 따라 생산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약 7억5,000만원의 시설자금을 지원해줘 최근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번듯한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막 설립된 창업 초기기업에 이와 같이 파격적인 지원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이터하이가 지니고 있는 기술력과 가능성 덕분이었다. 중진공 서울지역본부의 김은광 팀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련 시장이 도입기에 접어든 반면 이터하이는 수십년간 R&D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며 "제대로 된 생산시설과 판로 확보만 가능하다면 국내외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터하이의 주력 상품인 주파수 2.4GHz대역의 무선음향기기는 회사나 학교, 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엔 독일의 대표적인 음향장비 전문업체인 베링거와 연간 10만대, 3,000만달러 규모의 제품 공급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남 대표는 "연말까지 시제품 격으로 50억원의 제품을 해외에 납품할 예정"이라며 "건강진단사업이 제2의 도약을 위한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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