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타이거 우즈 효과'라는 게 있었다. 타이거 우즈(34ㆍ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지난 1996년 이후 수 년간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다음날에는 다우지수가 거의 예외 없이 오른 것을 두고 이런 주장이 나왔다. 우즈는 이 시대 최고의 '골프 황제'이자 '마케팅 황제'로 군림해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영향력 있는 스포츠 선수' 1위를 놓치지 않을 만큼 '우즈 브랜드'는 단순히 골프코스 내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었다. 우즈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무기한 골프 중단' 결정을 밝히면서 골프계는 물론 관련 산업계, 그의 후원기업 등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우선 직격탄을 맞은 것은 미국 PGA투어 등 골프계. 우즈의 공백은 TV 시청률 하락과 기업들의 대회 후원 감소로 직결된다. 실제로 우즈가 지난해 6월 US오픈 우승 직후 무릎수술로 코스를 떠났을 당시 미국 내 TV 시청률이 절반으로 떨어졌고 이어 열린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시청률도 각각 17년과 36년 만에 최악이었다. 더욱이 '흥행 보증수표' 우즈의 부재 장기화는 기업들의 대회 후원 감소와 세계 골프투어의 위축을 부를 수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해설가 릭 호로는 TV 시청률을 근거로 "우즈의 결장으로 PGA투어는 1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고 PGA투어의 대다수 선수들은 "우즈는 많은 스폰서를 불러모으는 흥행 추진력이었다"며 빠른 복귀를 희망했다. 골프 관련 산업도 한숨을 쉬고 있다. 우즈는 '골프업계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막대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우즈는 골프를 축구나 야구 같은 '관전하는 스포츠'로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등장은 TV 중계, 광고, 마케팅 등 상업적인 측면에서 골프 사상 유례없는 대성공을 불러왔고 젊은 층과 유소년,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로 골프인구의 저변을 확대시켰다. 이 때문에 우즈 덕분에 호황을 누렸던 골프장과 골프용품업계 등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스폰서 업체들의 주가 동향도 관심을 모은다. 경제ㆍ금융 전문지 마켓워치는 13일 P&G(질레트)가 우즈의 메이저 후원사로는 처음으로 그를 이용한 마케팅 중단 의사를 밝히자 여론이 더 나빠질 경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통신기업 AT&T는 "그와 우리가 맺은 관계를 다시 평가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놓았고 컨설팅기업 액센추어와 음료 브랜드 게토레이도 우즈의 사진을 홈페이지 등에서 내렸다. 반면 나이키는 우즈에게 변함없는 지지의 뜻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