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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난방에만 원전 13기… 상업용 줄여야 전력 보릿고개 넘는다

[블랙아웃 위기 에너지 다이어트로 넘자] <4> 절전, 전략으로 풀어라<br>"사용 편리하고 가격 저렴" 겨울철 수요 폭발적 증가 전력량 1300만kW 달해<br>빌딩·상가 등 온도 낮추고 가정에서도 사용 자제해야

서울 명동의 한 상가가 영하의 날씨에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영업하고 있다. 길거리 상가나 대형빌딩 등 상업용 시설에서 흥청망청 틀어놓은 전기난방이 올 겨울 전력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경제DB



우리나라 건물과 상업시설에서 겨울철 전기난방으로만 사용되는 전력량은 1,300만kW다. 100만kW급 대형 원자력발전소 13기가 완전히 가동돼야만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원전 한두기만 가동되지 않으면 겨울철 전력비상이 발생하는 것도 이 같은 엄청난 전력낭비 구조 탓이다.

실제로 대형 빌딩마다 냉난방이 가능한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됐고 길거리 상가들도 전기온풍기나 선풍기용 전기히터를 갖추지 않은 곳이 없다. 고급 프랜차이즈 상가들은 실내온도가 후끈후끈할 만큼 뜨겁게 전기온풍기를 돌리며 바닥에 열선을 깔아 난방을 하는 음식점들도 늘고 있다.

전기난방은 우리 전력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했다. 수년 전까지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던 전력난은 지난 2009년부터 오히려 겨울철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기난방 수요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결국 전력난의 주범도, 전력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는 열쇠도 '전기난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년 원전 8기가 전기난방에 추가 투입=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2003년 겨울에만도 약 825만kW에 불과했던 전기난방 부하가 지난해 1,631만kW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서 대형건물이나 상업시설 전기난방 부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0%에 달한다. 8년간 늘어난 전기난방 부하는 약 800만kW로 대형원전 8기가 고스란히 전기난방에 투입됐다.

전기난방기 보급이 급증하는 것은 사용이 편리하고 전기료가 너무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름값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반면 전기요금은 수년째 원가 이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왜곡된 가격은 왜곡된 수요를 만들었다. 비싼 원료 가격 때문에 가스나 등유난로가 자취를 감추고 전기난방기 보급이 급증한 것이다.

물론 이상한파도 영향을 미친다. 겨울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찬 기운이 우리나라를 엄습했고 한파가 반복되면서 매년 난방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만 해도 초겨울부터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계속 찾아오면서 전력상황이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올 겨울 들어 전력수급 관심단계가 발령된 것이 벌써 네번째다. 출근하자마자 전기난방기부터 트는 습관은 오전 전력피크(10시~정오)를 앞당긴다.

◇흥청망청 상가 난방수요 줄여야 전력고비 넘겨=전력은 산업용ㆍ일반용ㆍ주택용으로 나뉜다.

가장 규모가 큰 산업용 전력소비는 동계 전력피크의 50%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의 대부분(94%)은 기업들의 생산과 관련된 조업부하이며 난방부하는 6%에 불과하다. 조업부하를 무리하게 억제할 경우 산업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의 전력감축은 항상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최근 급증하는 상업용 전기난방 수요는 일반용에 포함된다. 일반용은 동계 전력피크의 약 23%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50%가 난방부하, 나머지 50%는 조명ㆍ사무기기 부하다. 실질적으로 전력수요를 감축할 여지가 크고 감축에 따른 효과도 높은 분야가 바로 일반용 전력이다. 대형건물ㆍ상가들이 난방온도를 조금만 낮추고 실내를 조금만 어둡게 해도 전력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송유종 지경부 에너지절약단장은 "겨울철에 일반용 전력의 피크 시간과 전체 전력피크 시간이 대략 일치한다"며 "결국 급증하는 일반용 전기난방이 전력난을 부추기기 때문에 이 부분의 에너지 절약이 전력고비를 넘기는 데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설명했다.

◇가정에서도 전기난방기 사용 자제해야=주택용의 경우도 전기난방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주택용이 동계피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지만 오후6시 이후 전력피크를 주도한다.

전기난방기는 말 그대로 보조난방 수단이다. 하지만 편리하고 싸다는 이유로 최근 가정에서도 전기난방으로 버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이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전력난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력당국의 판단이다.

전기난방기는 저렴해 보이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요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비전력 200kW인 전기온풍기를 하루 6시간씩 한달간 가정에서 사용하면 누진제 때문에 평소 5만원을 내던 전기요금이 약 25만원까지 다섯 배나 될 수 있다. 소비전력이 가장 낮은 편인 전기장판도 요금이 결코 만만치 않다. 소비전력 200kW 규모인 전기장판을 6시간씩 한달간 가정에서 사용하면 6만원 넘는 요금이 나온다.

전력당국은 가정에서 난방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내복이나 카디건 착용과 무릎담요 사용 등을 권유한다. 대한의사협회가 정한 실내 건강온도도 20도 수준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내복이나 무릎담요를 사용하고 실내온도를 3도가량 낮추면 겨울철 난방에너지의 20%를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택형 피크요금제' 가입하세요

전기요금 아끼고… 전력난 해소 도움

올 겨울 전기요금을 아끼고 싶은 중소기업 사업장이나 중소형 빌딩 건물주들은 정부가 새로 도입하는 선택형 최대피크요금제(CPP)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피크일ㆍ최대부하 요금이 비싸고 비피크일ㆍ경부하 요금이 매우 저렴한 이 요금제를 잘 활용하면 전기요금을 지금보다 아끼면서 국가 전력난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전력은 이번 동계 전력수급기간(1월1일~2월28일) 59일 동안 CPP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이나 프랑스는 이미 운영 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요금제도다.

전기요금은 보통 경부하(오후11~오전9시), 중간부하(오전9~10시, 정오~오후5시, 오후8~10시), 최대부하(오전10시~정오, 오후5~8시, 오후10~11시)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산업용 고압전력A를 기준으로 보면 현행 요금제에서는 1kWh당 요금이 경부하 56원20전, 중간부하 98원40전, 최대부하 150원10전이다. 경부하와 최대부하 간 요금차이는 대략 3배 수준이다.

하지만 CPP는 피크일과 비피크일의 요금체계가 다르고 경부하와 최대부하 간 요금차이도 매우 크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비피크일에는 1kWh당 요금이 경부하 38원10전, 중간부하 66원70전, 최대부하 101원70전으로 대부분의 시간대 요금이 현행보다 절반가량 낮아진다. 다만 피크일에는 경부하 38원10전, 중간부하 162원80전, 최대부하시 508원20전으로 중간ㆍ최대부하 요금이 급격히 높아진다. 피크일 중간ㆍ최대부하 시간을 피하고 비피크일과 피크일 경부하 시간대를 최대한 활용하면 전기요금을 지금보다 많이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한전은 동계피크 59일 동안 10일을 피크일로 지정할 수 있다.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 하루 전에 이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피크일을 통보해 전력감축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

가입 대상은 계약전력 3,000kW 미만 일반용ㆍ산업용 전력을 쓰는 수용가다.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 사업장이나 중소빌딩ㆍ상가 등에 해당한다. 전력당국은 이 요금제가 활성화되면 피크시간대 전력을 20만kW 이상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피크일의 전력사용 부하를 비피크일 또는 경부하 시간대로 이전하기 용이한 사용자는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경감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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