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건축 아파트 입주 등의 영향으로 타 지역에서 서울 강남구로 유입된 인구가 지난 95년 통계가 작성된 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용인시에도 전년보다 2만명 가까이 증가한 6만7,300명이 대거 몰리는 등 지난해 재건축ㆍ신규 아파트 수요가 수도권 대규모 인구이동을 촉발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1만4,700명 늘어=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06년 인구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73곳이 전입 초과(순인구 유입)를, 159곳이 전출 초과(순인구 유출)를 각각 나타냈다. 전입 초과 상위 7곳은 경기 용인시, 경기 파주시, 대전 유성구, 경기 남양주시, 충북 청원군, 경기 수원시, 서울 강남구 등 주로 수도권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95년부터 2003년까지는 매년 전입보다 전출이 더 많았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이 같은 흐름이 바뀌어 ▦2004년 1,300명 ▦2005년 8,300명 ▦2006년 1만4,700명 등 매년 가파른 전입 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박경애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도곡 렉슬에 3,002가구의 재건축 아파트 입주 수요가 생기고 역삼동에도 푸르지오와 아이파크에만 총 1,279가구가 몰렸다”며 “이 때문에 시군구별 인구이동 통계가 작성된 95년 이후 강남구 전입 초과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00년부터 7년 연속 전입 초과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기 용인시도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전입 초과를 기록했다. 용인시 전입 초과 규모는 ▦2000년 3만명 ▦2001년 5만5,226명 ▦2002년 4만5,756명 ▦2003년 4만5,756명 ▦2004년 6만788명 ▦2005년 4만8,298명 ▦2006년 6만7,295명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동백지구에만 1만7,381가구에 달하는 신규 대단지 아파트 입주 수요가 발생했고 인근 성남 중원구 재개발로 인해 성남 인구가 용인으로 대거 몰려 전입 초과 규모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국에서 들어오는 인구보다 빠져나간 인구가 많은 전출 초과 상위 5곳은 경기 성남시, 경기 광명시, 대구 달서구, 경기 의왕시, 충북 청주시 등으로 집계됐다. 이중 1ㆍ2위를 차지한 성남시와 광명시는 대부분 재건축ㆍ재개발을 이유로 성남 인구는 주로 용인으로, 광명 인구는 부천ㆍ시흥ㆍ안산으로 빠져나갔다. ◇20대 일자리ㆍ학업 위해 수도권으로=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는 전국 인구이동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인구이동 규모는 11만1,700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전북 전주시(4,940명)와 경북 포항시(3,289명), 광주 북구(3,189명) 등의 인구가 수도권으로 가장 많이 흘러들어갔다. 이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수도권으로 순이동한 규모가 8만4,000명으로 전체의 75.5%를 차지했다. 이는 수도권 인구유입의 대부분이 취업과 학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대에 이어 10대의 수도권 순이동은 1만2,000명(10.9%)으로 2위를, 30대는 7,000명(6.1%)으로 3위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을 포함한 전지역 인구이동의 사유를 조사한 자료에서도 전체의 57%가 ‘직업’을 이유로 타 지역으로 이동, 2위인 ‘주택(21%)’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0명 중 19명 타 지역 이동=이와 함께 지난해 국민들의 지역간 이동은 전년보다 더욱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회복될수록 인구 이동은 활발해지고 반대로 경기가 위축되면 이동 규모도 크게 줄어드는 게 인구이동 통계의 일반적 패턴이다. 지난해 읍면동 경계를 넘어 주거지를 옮긴 사람(주민등록 전입신고서 기준)은 모두 934만2,000명으로 전년(879만5,000명)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민등록인구 대비 이동인구의 비율인 총이동률은 19.1%로 전년의 18.1%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졌다. 총이동률은 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이듬해인 98년에 17.4%로 떨어졌다가 ▦99년 20.0% ▦2000년 19.0% ▦2001년 19.4% ▦2002년 19.9% ▦2003년 19.7% 등으로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2004년 경기 위축으로 다시 17.7%로 크게 내려간 뒤 2005년 18.1%, 2006년 19.1% 등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보다 소폭 확대되고 부동산 임대업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인구이동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인구이동 중 같은 시도 내에서의 이동은 전체의 68.5%인 639만5,000명에 달했고 나머지인 31.5%(294만7,000명)가 타 시도로 이동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