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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 현장] 충남 공주·연기

'행정도시' vs '신당바람' 접전<br>"힘있는 여당" "충청 자존심" 맞서…자민련 표 분산여부가 관건


“잘 모르겠시유. 먹고 살라믄 여당인디 충청도 자존심도 있고…” 공주 시내 산성동 구 터미널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속내를 보이지 않았다. 4ㆍ30 재보선을 나흘 앞둔 26일, 충남 공주ㆍ연기 유권자들은 ‘현실’과 ‘의리’ 사이에서 주저하고 있었다. 행정도시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대대로 자민련 텃밭이었던 터라 마음을 쉽게 정하기 어렵기 때문. 이런 유권자의 표심 대로 열린우리당 이병령 후보와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산성동에서 가축병원을 운영하는 오 모(46)씨는 “가족들끼리도 누구를 찍을지 의견이 분분하다”며 “행정도시라도 제대로 만들려면 힘있는 여당 후보가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팔이야 안으로 굽는 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슈퍼 주인인 김 모(65)씨 말은 좀 달랐다. “누가 떼써서 행정 수도 이전 해달라고 했남유? 자기들이 해준다고 했다가 말 바꾸고…. 암말 않고 있응께 우릴 ‘핫바지’로 아는 것”이라며 정치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세력이 없는 현실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기류 때문에 두 후보는 막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심 지사의 영향력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행정도시를 끝까지 추진하려면 여당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 결국 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정 후보는 ‘중부권 신당 탄생, 심대평과 함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충청도의 자존심을 똑바로 세워 행정도시를 제대로 세우자”며 유권자의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자 문희상 의장과 지도부는 26일 총출동해 이 후보 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 기관장 및 유지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의를 들은 후 공주시장과 터미널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행정도시법을 주도해 통과시킨 대가를 챙기려는 면도 있지만 충청권 사수는 차기 대권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인물 지지도와 심 지사의 ‘신당바람’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 후보 진영 관계자는 “12년 동안 70~80%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당선된 심 지사의 지원으로 든든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정 후보가 당선되면 중부권 신당 창당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승부를 가를 남은 변수는 신당 표와 자민련 표의 분산 여부. 김학원 자민련 대표의 유세를 지켜보던 이 모(48)씨는 “재선거 특성상 조직선거 성격이 클 텐데 자민련을 탈당한 정 후보가 얼마나 자민련 표를 가져오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행정도시’가 승리할 지, ‘신당 바람’이 폭발할지 공주 유권자의 마음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저울질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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