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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애플의 판매 매장 설계를 책임졌던 디자이너를 전격 영입했다.
18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의 리테일(소매) 매장 설계를 담당했던 팀 거젤(Tim Gudgel)을 미국통신법인(STA)의 리테일 판매분야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거젤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애플에서 리테일 매장의 디자이너로 활동해왔다.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애플 스토어 매장의 '곡면 유리 지붕' 디자인을 담당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와 관련된 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거젤은 애플 입사 전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립한 게리 파트너스에서 6년간 근무한 경력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팀 거젤이 최근 STA에 미국 매장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실무자급 직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그의 역할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의 해외 리테일 분야가 애플 등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점에 비춰볼 때 거젤의 영입이 삼성의 리테일 전략 변화에 시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은 미국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대신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에는 베스트바이 매장 내에 숍인숍 형태로 삼성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스마트폰·태블릿PC·카메라 등 자사 전자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통 전략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WSJ는 애플과의 특허권 소송에서 삼성이 패소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관련 소송의 최종 결론과는 별개로 인적 자원 경쟁에 있어서는 삼성이 애플에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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