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역대 최대 규모의 창립 행사에 나선다. 각 사는 연말을 앞두고 최대 규모 할인ㆍ판촉 행사를 통해 연중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는 동시에 최근 들어 다소 살아나고 있는 소비 심리를 실질 소비로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대대적인 창립 행사에 나서는 업체는 신세계 이마트다. 올해 대형마트 최초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이마트는 3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주요 생필품 3,000여품목, 금액으로는 2,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할인가격에 내놓는다. 이는 지난 해보다 1.5배 확대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1993년 창동점에서 시작한 이마트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20년간 25억명이 이마트를 방문했다"며 "이마트의 11월 창립 기념 할인 행사는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을 유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11월 물가가 연중 가장 싸다는 속설을 만들어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마트의 할인 행사는 신선ㆍ가공식품에서 해외 직ㆍ병행 수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된다.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신라면, 칠성 사이다, 서울우유 등 1등 브랜드 상품들이 대거 할인가에 판매되고 미국산 냉동블루베리는 연중 최저가보다도 33%나 저렴한 1㎏당 6,500원에 선보인다. 백화점 브랜드인 랑콤 화장품도 창립 행사 상품으로 파격가에 판매된다. 이마트가 병행수입을 통해 들여와 판매하는 랑콤 제니피크 에센스(50㎖) 가격은 9만5,000원으로, 백화점 정상가의 64% 수준이다.
롯데마트도 31일부터 11월 6일까지 롯데쇼핑 창립 34주년을 맞아 하반기 최대 판촉 행사인 창립기념 할인전을 펼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해보다 준비 물량을 2배 가까이 늘렸다"며 "특히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산물 행사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반값 한우 행사, 과일농가 돕기 행사, 생채기 난 굴비 할인 행사 등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선보여 완판됐던 40만원짜리 40형 풀 HD LED TV를 이번 행사 기간 동안 다시 내놓는다. 준비 물량은 2,500대다.
지난 가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날씨 탓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백화점들도 창립 기념 행사에 전력을 다한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창립 행사부터 연말까지 소비 불씨를 살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11월 1일부터 10일 동안 창립 34주년 행사에 나서는 롯데백화점은 기아자동차 쏘울과 LG전자 60형 LED TV 등을 내세운 경품행사와 함께 사상 최대인 1,000억원 규모의 특가 상품전을 진행한다. 특가 행사에는 의류ㆍ잡화ㆍ가전 등 14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모든 고객들이 생일파티처럼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창립행사를 기획했다"며 "백화점 모델인 소녀시대가 대형 케이크 앞에서 팬사회를 진행하고 와인 150만명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점 83주년을 맞은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바이어들이 특별 기획한 특가 상품 300여개를 내놓는 한편 와인 창고 대방출전, 해외 유명 브랜드대전, 겨울 아우터 대전 등을 진행한다.
최민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각 장르별 바이어가 엄선한 특가 상품을 지난 해보다 15% 늘린 만큼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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