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상승으로 이끈 가장 큰 힘은 '저금리'와 '유동성'이었다. 각종 정책 완화 및 개발 특수를 누린 지역에 넘치는 유동성이 흘러 들어 집값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과열은 항상 규제를 낳는 법.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과열이 감지되자 대출 옥죄기, 금리 인상 등 투기 억제를 위한 금융 규제 방안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자금을 차단해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다. 그 영향으로 가파르게 치솟던 집값도 조정 장세에 들어설 태세다. 이 같은 정책 기조 변화는 부동산 투자전략에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집값 하락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자금 사정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투자의 정석을 지키는 보수적인 접근, 이 명제를 중심으로 하반기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것을 추천한다.』 '묻지마 호재' 따라가지 말고 '안전' 원칙 지켜야
부담 적은 중저가 부동산 등 실수요 중심 접근
투자땐 자기자본-대출비율 7대3으로 유지해야
한번에 목돈 들지않는 미분양 아파트등도 대안 “투자의 제1원칙은 ‘안전’입니다.” 하반기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낙관적 전망 속에 공격적 투자가 잇따랐던 상반기와는 정반대 방향이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보수적ㆍ안정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화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에서 비롯된다. 청약과열과 강남권 등 집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대출 제한’이라는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내놓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위해 투기지역에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을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가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시장 억제책임을 감안하면 이는 투자 위축은 물론 일부 집값 급등지역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하반기는 철저하게 실수요 중심의 보수적인 접근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자기 자본 대비 차입비율을 높혀 고수익을 거두는 이른바 레버리지 전략 역시 당분간은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유엔알 컨설팅의 박상언 대표는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실물 경기 회복 보다는 유동성에 움직인 장세였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집값 많이 뛴 곳 추격매수는 신중히 =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PB팀장은 “대출이 힘들면 투자 심리가 축소되고 신규 자금 유입이 힘들어 상반기 같은 급격한 집값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장기투자보다는 필요할 때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품들, 즉 ‘잘 팔리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언제든 손절매하고 나올 수 있는 이른바 ‘출구(Exit) 전략’인 셈이다. 부동산 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당분간 뚜렷한 호재가 있는 부동산에만 돈이 몰릴 것”이라며 “묻지마 보다는 신중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수요가 탄탄한 서울 강남3구 및 여의도, 개발호재가 확실한 인천 송도ㆍ청라 등에 수요가 더욱 몰릴 전망이다. ◇대출 비중 낮은 중저가 부동산에 눈 돌려라=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의 위험이 감지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명숙 팀장은 “대출 금리가 5~6%이고 주택 구입 자금의 30% 이상을 대출 받는 경우 연 5% 이상의 집값 상승률을 보여야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도 “투자할 때에는 자기 자본과 대출 비율을 7대3으로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4% 후반인 담보대출 금리가 오를 가능성 역시 높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 고준석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 매월 소득 대비 대출원금ㆍ이자상환비율을 낮춰야 한다”며 “가능하면 연내 상환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따라서 대출 금액이 큰 고가 주택보다 자기 자본으로 투자 가능한 저가형 부동산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 자본으로 투자 가능한 80㎡형 이하의 소형 아파트나 3억원 이하로 투자 가능한 재개발지역 빌라 등이 대표적이다.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재개발ㆍ뉴타운 주변의 중소형 아파트나 출퇴근이 편한 역세권에는 항상 풍부한 전세 수요가 대기 중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높아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수익성 부동산의 경우 당장 월 임대료 수입으로 대출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상가나 업무용 오피스텔 등이 추천대상이다. 특히 업무용 오피스텔은 세입자가 가능한한 기존 사무실을 유지하려는 특성 때문에 주거용에 비해 안정적이다. 많은 대출을 얻어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한 경우라면 차익을 실현하고 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대출 비중이 높지 않다면 장기 가치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추기부담 적은 신규ㆍ미분양을 노려라= 신규 분양 아파트는 한번에 목돈이 들지 않는다. 입주 때까지 8차례에 걸쳐 자금을 나눠내기 때문에 자금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무주택자라면 ‘사전 예약’을 받을 계획인 보금자리 주택이 유리하다. 1년 전쯤 사전예약을 하면 실제 주택 구입자금 납입에 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15%이상 저렴한 가격에다 정부의 금융 혜택까지 예상된다. 미분양 아파트 역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나 계약금 정액제, 잔금 납부 유예 등을 이용하면 대출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다만 미분양 지역은 대부분 공급과잉인 곳이므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 한편 이자를 잔금 납부 때 한꺼번에 내는 ‘이자 후불제’ 아파트는 주의해야 한다. 현재보다 금리가 올라가면 더 높은 이자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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