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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빈집이 쌓여간다
입력2002-11-20 00:00:00
수정
2002.11.20 00:00:00
급등한 전세가격 부담등 아파트 공실도 증가서울에 빈 아파트, 빈 다가구주택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증한 다가구·다세대주택이 제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빈집으로 남는 것은 물론 2년간 급등한 전세가격 부담에 아파트 전세 입주를 꺼리는 수요자들이 늘어 아파트 공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구에서는 올해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며 '전셋집 공급과잉'을 부추겨 당분간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공실 해소와 집값 약세가 장기화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아파트·다가구, 입주자 못 구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북구, 강서구,금천구, 도봉구 등에서 올해 입주한 아파트중 상당수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10%에서 많게는 60% 가량이 공실로 남아있다.
8월말부터 입주한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 2천75가구의 경우 입주율이 40%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투자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한 집주인들이 전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유니에셋굿모닝부동산 이개엽 사장은 "재개발 당시 지분을 매입한 사람들이 제가격에 물량을 못 팔고 대거 전세로 내놨지만 전세수요는 이미 인근 SK북한산시티(5천327가구)가 흡수했다"며 "더구나 내년에는 부근 대단위 아파트가 속속 입주해 입주물량이 더욱 쌓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이 근처에 입주하는 아파트는 정릉 풍림 2천305가구, 미아 풍림 2천17가구 등 총 4천322가구이다.
시흥동 벽산타운2차도 4천98가구의 대단지지만 비인기지역인 이 지역에 벽산타운 1차 2천336가구, 관악우방타운 671가구 등 7천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밀집되면서입주율이 40%대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입주기한이 지난 행당동 한신플러스타운, 상월곡동 동아에코빌, 영동포동 대우드림타운 등도 10%가 넘는 공실률을 보이고 있어 서울 아파트시장의 침체를느끼게 해주고 있다.
다가구.다세대주택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단독주택 소유주들이 저금리의 영향으로 은행 대출을 받아 지난해부터 우후죽순처럼 세운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수요가 충분치 않아 서울 전지역에서 다가구.다세대의 공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송파구의 잠실동과 삼전동,석촌동, 강서구 화곡동, 은평구 갈현동,역촌동등 일부지역은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수북이 쌓여있지만 매수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강서구 화곡동 고구려공인 관계자는 "6~8가구 규모의 다가구주택은 절반도 분양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이 안되자 다가구주택 분양업자가 아예 전세 세입자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문제는 일부 지역의 '주택 공급과잉'
아파트와 다가구.다세대의 공실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서울 일부 구 지역에서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무더기로 아파트.다가구 건립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6주간 전세가격이 급락한 강서구(-5.4%), 금천구(-3.4%), 도봉구(-2.8%)모두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2천가구를 넘어선 곳이라는 것은 문제가 지역적인 수급불균형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급이 항상 부족한 강남은 지을 땅이 없어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지만오히려 비인기 지역에서는 아파트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98년 4천가구, 2000년 2만4천가구에서 지난해 8만6천가구, 올해는 10만가구 이상 쏟아진 다가구.다세대주택이 전세 수요자를 흡수하면서 아파트시장의 전세 입주자를 찾기 힘들게 만들었다.
부동산뱅크(www.neonet.co.kr)의 김용진 편집장은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집장만을 마친 반면 일부 구 지역에서는 아파트와 다가구.다세대가 지나치게 쏟아져 나와 수급불균형이 일어났다"며 "일부지역의 공실현상과 가격약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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