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에 대해 지엽적인 내용으로 문제를 내는 것을 지양하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고 3일 밝혔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70% 수준이 유지됐다.
평가원 관계자는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으며 수준별 시험인 국어ㆍ수학ㆍ영어영역에서는 출제 범위에서 제시한 과목의 교육과정 수준에 맞추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지난해 수능과 비교할 때 '어려웠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입시전문가들은 국어에서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이 상당수 변형되는 등 문항의 형태, 발상, 접근 방식 등을 수정한 문항이 다수 출제돼 응시자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과정상의 중요도, 문항의 난이도 등에 따라 문제별로 배점을 달리했다는 점도 수험생들의 시간 배분을 힘겹게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1교시 국어영역은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단순 암기가 아닌 추론적 사고로 풀어야 하는 문항이 늘어난데다 상위권 변별을 위해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항도 출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 언어영역은 만점자가 전체 수험생의 2.36%(1만4,625명)에 이를 정도로 쉬웠다. 임성호 하늘교육중앙학원 대표는 "AㆍB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며 "특히 독서 파트 지문 내용이 까다로워 수험생들이 지문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학 A형과 B형의 난이도는 더욱 벌어졌다. A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B형은 다소 어려웠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 특히 B형은 배점과 문제 형태를 달리해 난이도를 높인 문항이 눈에 띄었다. 한 입시전문가는 "A형은 기존에 출제됐던 문제들로 주로 구성돼 20~30분 정도의 시간이 남는 학생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B형은 기하와 벡터 과목의 고난도 문제들이 다수 앞쪽에 배치돼 시간 배분이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영역은 6월 모의평가와 비슷했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쉬운 수준이었다. 역시 A형과 B형의 난이도 격차는 확연했다. B형에서 6등급 이하인 학생들도 A형에서는 3등급 이내에 들어갈 정도의 차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영역별 EBS 연계율은 국어 AㆍB형과 영어 AㆍB형이 71.1%였으며 수학 AㆍB형은 70.0%였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70.0%, 직업탐구와 제2외국어ㆍ한문은 각각 71.0%, 70.4%의 연계율을 보였다. 선택형인 국어ㆍ수학ㆍ영어영역의 AㆍB형 선택 비율은 ▦국어 51.6%, 48.4% ▦수학 70.0%, 30.0% ▦영어 24.9%, 75.1%로 집계됐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기존에 자주 출제됐던 문제라도 EBS 교재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공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모의평가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문제 해결 방법을 체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모의평가는 전국 2,123개 고등학교와 263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수험생은 64만2,973명이었으며 시험 결과는 오는 27일 각 수험생에게 통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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