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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2년, 다 팔고 남은건 직원뿐"

■ 왜 법정관리 선호하나<br>알짜자산 매각자금 채권단이 회수<br>경영정상화는 커녕 빈털터리로


월드건설은 지난 2000년대 들어 대표적인 중견 주택건설업체로 웬만한 대형사 못지않은 사업을 벌였다. 이 회사 역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비껴가지 못하고 2009년 초 신용위험평가 C등급을 받으며 그해 4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워크아웃 당시만 해도 조기 워크아웃 졸업을 달성하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채권단 자금지원을 통해 중단됐던 공사를 계속해 입주를 완료시키고 4,70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매각한다면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탄탄한 주택시공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자사 주택 브랜드 '월드메르디앙'을 통해 빠르게 재기할 계획이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작업은 빠르게 이뤄졌다. 2009년 말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한화리조트에 290억원에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0년 11월 서울 역삼동 본사 사옥 매각에 이르기까지 알짜 자산을 차례차례 매각해갔다. 구조조정도 큰 폭으로 단행했다. 450명에 달하던 직원을 절반 수준인 220명으로 줄이고 과장급 이상의 월급도 평균 20% 삭감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괌ㆍ캐나다 등 해외 사업부지 등 신규사업을 위해 남겨둔 부지까지 말 그대로 안 팔리는 것 빼고는 다 팔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는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1차로 지원받았던 자금이 공사비 및 회사 운전자금으로 들어간데다 본사 사옥과 사업부지를 팔아 마련한 돈은 대부분 채권단이 회수해버렸기 때문이다. 월드건설은 워크아웃 도중 800억원의 자금지원을 추가로 요청했지만 당시 채권단은 자금지원 불가 판정을 내렸다. 그나마 회생 가능성을 믿은 400여개 협력업체들이 200억원 규모의 채권을 포기하기로 결단을 내려 겨우 지난해 4월 494억원의 2차 자금지원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후 도시형생활주택사업 진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시장의 벽은 높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로 토목이나 재개발ㆍ재건축 수주 등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지만 낮아진 신인도와 자금지원 부족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2년간의 워크아웃 끝에 월드건설의 선택은 법정관리였다. 채권단의 요구대로 알짜 자산은 거의 다 팔았고 직원의 50%를 줄이는 자구노력의 결과 남은 것은 80여명의 직원뿐이었던 셈이다. 월드건설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지원한 운영자금도 따지고 보면 회사 자산을 매각해 나온 돈"이라며 "빚잔치를 하고 난 후 그나마 살아남을 길은 법정관리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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