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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銀 처리의 교훈
입력2002-08-19 00:00:00
수정
2002.08.19 00:00:00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어제 서울은행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로 하나은행을 선정했다. 이로써 외환위기 후 4년여를 끌어 오던 서울은행 처리작업의 큰 가닥이 잡혔다.
그동안 헐값 매각 논란으로 말도 많았던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은 당초 매각심사 소위원회가 추천한대로 하나은행을 택했다는 점에서 일단은 공정한 결정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제 서울은행의 매각이 가시화됨에 따라 정부도 큰 짐을 덜게 됐으며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어온 부실기업 처리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행의 인수에는 처음부터 하나은행과 미국계 론스타 펀드가 경합 했다. 지난 7월말 마감된 입찰제안서에서 하나은행은 주식 1조원어치를, 론스타는 현금 8,500억원을 각각 제시 했었다. 매각심사를 맡은 소위원회는 양측의 제안서를 검토, 하나은행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추천했다.
그런데 갑자기 론스타가 수정 제안서를 내놓으면서 '수익공유' 방식으로 1,500억원을 더 내겠다고 제시,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헐값 매각 시비가 불거져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정부나 론스타의 처사는 국제입찰 관행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뒤이어 수정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공자위는 이번에 하나은행이 선정된 데에 대해 "가격조건을 비롯한 모든 측면에서 론스타 보다 월등했다 "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수정제안을 통해 매각대금을 1조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앞으로 1년6개월내에 주가가 떨어져도 현금과 자사주로 이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정부로서는 헐값 매각 시비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점에서, 또 주가가 오를 경우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국제입찰이라는 관행에서 본다면 정부의 처사는 정도(正道)가 아니다. 대한생명 매각협상에서 보듯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번에 서울은행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이제 남은 부실기업은 하이닉스 반도체, 대한생명, 현대투신 등 3개사로 줄어 들게 됐다. 정부는 서울은행의 처리로 이들 부실 3개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낙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부실기업 처리에서 보듯 성급한 결정이나 원칙을 번복하는 행위는 금물이다.
국제적인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서울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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