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유혈충돌로 리비아 사태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수도 트리폴리를 사수하기 위해 주말 반정부시위대와 일대 격전을 치를 것이라는 관측에다 서방의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폭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7.7% 급등한 배럴당 119.79달러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21일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는 전날에도 5.3% 오르면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는 단 이틀 동안 무려 13% 폭등했다. 이번주 들어서만 16.8% 올랐다. 이탈리아 석유회사 ENI는 이날 리비아내 유럽계 석유회사의 잇단 원유 생산 중단으로 리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160만 배럴(세계 1.7%)에서 120만 배럴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기꺼이 공급할 능력이 있다”며 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가 벵가지ㆍ토브루크ㆍ미스라타 등 동부 주요도시를 장악하고 수도 트리폴리까지 진압하려 하자 리비아 정부는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진압하고 있다. 리비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리비아 제재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리비아의 폭력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전세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수적이며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리비아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포함, 모든 종류의 압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유럽연합(EU)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리비아에 갇힌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혀 충돌 가능성이 예상된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23일 BBC와의 회견에서 “영국인을 구조하기 위해 리비아 당국의 허가가 없어도 군용기를 리비아에 보내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모든 방안을 설정해놓을 것”이라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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