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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의 파란만장한 삶 조명

■혁명가들<br>김학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br>마르크스·엥겔스·레닌에서 시진핑·리커창까지<br>매독에 걸려 죽은 레닌… 배신과 독재의 스탈린<br>역사 퇴보시킨 마오 등 공산주의 역사 압축 전달


칼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

덩샤오핑

"국가와 당의 간부들은 물론 지식인과 예술가 가운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상 검증의 광풍' 속에 구타나 투옥을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거나 자살했다. 이렇게 기존의 질서와 권위를 철저히 파괴하면서 마오는 자신에 대한 개인 숭배를 종교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마오쩌둥의 부단혁명론은 같은 시기에 서유럽의 과격한 반체제적 학생운동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은 결과적으로 중국을 20년, 아니 30년이나 후퇴시킨 큰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478쪽)

공산주의 이론 전문가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단국대 석좌교수)이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부터 현재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자리잡은 시진핑과 리커창까지 약 200여년에 이르는 기간을 관통하는 혁명가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852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에 걸쳐 펼쳐냈다.

저자가 각각 1997년과 1998년에 펴낸 '붉은 영웅들의 삶과 이상: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자들의 발자취', '동아시아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이상'을 하나의 책으로 통합해 새로 펴낸 개정 증보판이다.

저자는 1980년대 중반부터 독일,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등을 탐방하며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무덤들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생전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잡초만 무성한 채 현지인에게도 잊혀진 무덤들을, 혹은 관광지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묘지들을 둘러본 저자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다고 한다.

책은 인물의 생전 화려했던 삶뿐만 아니라 때론 고독하고 비참하기까지 했던 죽음에 초점을 맞춰 전세계 공산주의의 생생한 역사를 아우른다. 특히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쳤던 혁명가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을 입체적으로 드러낸 저자의 노력은 기존 백과사전식 나열에 그친 서적과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미덕이다. 예컨대 오랫동안 감춰졌던 레닌의 사망 원인과 관련, 그 동안 뇌출혈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매독에 걸려 죽었다는 주장을 소개하며 당시 레닌의 오른팔 노릇을 하던 스탈린이 레닌에게 등을 돌린 채 독자적 세력을 구축했다고 전한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의 성장에 디딤돌을 놓은 민족주의자 쑨원과 쑹칭링의 삶과 죽음, 국가폭력이 뒷받침된 문화대혁명과 마오쩌둥의 역사적 과오 등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무엇보다 압권은 쉽고도 생생한 서술이다. 등장인물만 수백에 이르지만 저자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필치, 그리고 빠른 호흡을 통해 세계 공산주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그런데 신자유주의가 모든 이데올로기를 제패해 버린 21세기 이 시점에 새삼 공산주의라는 화두를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세계적으로 계층간 양극화가 깊어지고 자본주의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 탈출구를 자본주의의 수정에서, 나아가 새로운 사회주의에서 찾으려는 흐름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런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며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그 자체로는 현실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가 표방한 공산주의는 공산주의가 아니며 중국의 마오쩌둥이 전개한 문화대혁명 역시 사회주의가 아니라 광란적 파괴행위에 불과했다"며 "우리가 되새겨야 하는 것은 '진짜' 마르크스주의가 가지고 있는 '인간 존중'의 사상, 그것 하나"라고 강조한다. 4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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