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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만들며 한국을 배웠죠"

성균관대 SKK GSB와제휴… 獨 대학생들 전통문화체험

독일 슈타인바이스대 MBE 과정 학생들이 서울 서초구 법룡사에서 선재스님으로부터 사찰음식 요리법을 배우고 있다./사진제공=SKK GSB

"김치, 표고버섯, 당근을 넣어서 한국식 피자를 만들어보겠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수서동 법룡사 내 요리실습실. 사찰음식 전문가로 잘 알려진 선재 스님이 녹두빈대떡의 레시피를 설명하자 40여명의 수강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경청했다. 이날 요리강습의 수강생은 주부들이 아니라 독일 슈타인바이스 대학 MBE(기술경영전공ㆍMaster of Business Engineering) 학생들. 방학을 이용해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에서 단기 집중 여름학기 수업을 듣고 있는 이들은 이날 명상과 다도, 사찰음식을 만들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녹두빈대떡에 이어 야채잡채를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20~30대의 학생들은 어린아이처럼 신이 난 모습이었다. 필립 니스(24)씨는 "한국에 오기 전 1주일간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음식도 먹어봤는데 그것과는 다른 멋과 맛이 있다"면서 "맛도 있지만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고 흡족해했다. 니나 지겐하이스(27ㆍ여)씨도 "독일에서도 아시아 음식을 즐겨 먹는 편이었으나 오늘 경험한 사찰음식은 정말 색다르다"면서 "불교를 책으로만 배웠는데 스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또 직접 요리를 배울 수 있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 소재한 슈타인바이스 대학은 엔지니어 출신 및 공학계열 전공자들을 위한 경영학 석사과정(MBE)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ㆍ일본ㆍ스웨덴ㆍ오스트리아 등지의 현지 대학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균관대 SKK GSB와는 지난해부터 제휴를 맺어 단기 집중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1주일 기간으로 ▦불교와 경영 ▦삼성전자 마케팅 성공사례 ▦전략적 의사결정 등을 배우고 ▦사찰음식 만들기 ▦난타 공연 관람 ▦인사동 견학 등 문화 체험도 이뤄진다. 케빈 트로잔트(25)씨는 "한국 경제와 문화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특히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 등 한국기업에 대해 더 잘 알게 돼 이후 독일과 한국이 같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필화 SKK GSB 부학장은 불교 관련 강좌와 체험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아시아와 한국을 이해하려면 불교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특히 사찰음식은 다른 나라에서 체험하기 힘들기 때문에 굉장한 문화적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요리실습을 진행한 선재 스님도 "한국인들은 음식이 사람의 심성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주는지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 보면 (사찰)음식에 담긴 철학을 한국인들보다 더 새롭게, 더 깊게 받아들인다"면서 "수업을 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찰음식의 진가를 알고 팬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슈타인바이스대 MBE 과정의 재학생들은 기업에서 컨설팅 과제를 수주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등록금을 대신하고, 해외 탐방 경비도 충당하고 있다. SKK GSB도 2주일간 8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5,000여만원의 부가 수입을 올렸다. 이 외에도 슈타인바이스대 MBE 학생들이 독일 내 기업들을 상대로 직접 컨설팅 사업을 하면서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SKK GSB 학생들이 이들 독일 기업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뜻하지 않은 소득이다. 유 부학장은 "올해 1명이 인턴을 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이 보낼 것"이라며 "그동안 MIT나 노스웨스턴, 인디애나대 등 미국 대학과 제휴를 맺었지만 앞으로는 유럽 대학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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