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자동차의 대명사 '벤츠'로 더욱 잘알려진 독일의 다임러와 프랑스의 대표 자동차업체인 르노가 주식 맞교환을 통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소형차 개발을 위한 기술제휴를 진행 중이던 양사가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 주식 상호보유를 통해 보다 폭넓은 공생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6일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 양사가 각각 10% 미만의 주식을 주고받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사 간 협의에 관계하고 있는 소식통은 "다임러와 르노는 상호 주식 매수와 주식교환 등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이를 통해 소형차 부문의 파트너 관계를 넘어서는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사가 경트럭 부문에서의 협력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주식 교환이 실현되면 다임러는 르노닛산 연합에 가입하게 된다. 앞서 양사는 지난 해 12월 소형차 및 콤팩트카 부문에서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다임러와 르노는 다른 많은 자동차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비용절감과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신기술 도입을 위한 공장신설 등을 위해 경쟁업체들과 끊임없이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자동차업계의 침체가 가중되면서 심화되고 있다. 르노 닛산의 최고경영자(CEO)인 카를로스 곤은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우리는 자동차 업계의 많은 사람들과 논의를 진행중에 있다"며 "논의의 주제는 규모와 공동투자 그리고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이미 지난 11년 동안 일본의 닛산자동차와 주식을 상호보유하면서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해 왔으며 제3의 파트너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오래 전부터 공언해 왔다. 이에 반해 다임러는 그동안 미쓰비시, 현대차, 크라이슬러와 등 경쟁사와 제휴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단 한번도 원만한 협력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르노와의 주식교환 협상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다임러는 소규모 고가 차종 체제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반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소형차 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비용 구조에 이익을 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 협력 파트너가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 르노와 협상에 나선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맥스 워버튼은 "다임러는 소형차 부문에서 르노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지만 처음에는 간단한 라이센스나 합작투자만을 원했다"며 "하지만 르노의 카를로스 곤은 그 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임러의 신용등급은 '투자' 등급인데 반해 르노는 '투자 부적격' 상태다. 이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양사의 지분 맞교환과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엠마누엘 불은 "르노가 이미 닛산과 주식 맞교환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제3의 자동차 회사와 통합하는 것(지분을 맞교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