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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등 문화마케팅이 되려면…

장선화 기자<문화레저부>

세계적인 독일의 안무가 피나 바우슈가 LG의 지원을 받아 한국을 주제로 한 무용극 ‘러프 컷’을 지난 6월 국내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빨리빨리’문화 등에 얽매여 목적 의식과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린 우리의 자화상을 독창적인 안무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문화 마케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문화재단을 독립적으로 설립하고 조직 내에 문화 마케팅 부서를 신설하는 곳도 적지 않다.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양적인 투자액수 자랑과 지명도 높은 해외 공연 유치에 치중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공연장의 무대는 80% 이상이 해외 작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는 자칫 돈은 돈대로 쓰면서 전시 효과에 그친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더구나 기업의 문화산업 투자 목적이 수익 창출이 아닌 만큼 진정으로 우리 문화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제는 보다 질적인 문화산업 기여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 기획과 전통성을 살리면서도 독창성을 잘 조화시킨 현대적인 창작물 발굴에 더 주력해야 한다. 독창적인 국내 공연물을 무대에 올리는 것 그 자체가 기업의 자산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여기에 사원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관람 기회를 준다면 사고의 유연성을 높이고 업무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자극을 줄 수 있어 기업 차원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큰 소득이 될 것이다. 21세기는 창의력과 독창성이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한다. 기업들이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화’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고유한 전통과 가치관을 인류의 보편적인 상식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미 세계적인 것을 재탕해 세계적인 지위에 오를 수 없는 것이 문화산업의 속성이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대기업들이 문화를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우리의 것’을 ‘세계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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