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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학 혁신은 수험생 만족부터

대학들이 무더기로 원서접수 마감일을 연장하는 유례없는 혼란 사태가 벌어졌다. 인터넷 원서접수 시스템 서버가 다운됐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올해 유달리 ‘눈치작전’이 심해 막판에 원서접수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인터넷 대행업체들에 원서접수 업무를 떠맡긴 채 팔짱만 끼고 있던 대학들을 원망했다. 서울시립대를 제외하고는 지난해까지 인터넷 접수와 병행했던 창구 접수를 모두 없앤데다 과거의 경험으로 막판 원서접수가 몰릴 것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비상시를 대비해 백업(Back-up) 이나 바이패스(By-Pass) 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시스템 설계의 기본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은 아직 신용카드도 발급받지 못한 대다수 수험생들에게 건당 7만~10만원(논술 포함)씩 하는 전형료를 꼬박꼬박 챙기는 일은 잊지 않았다. 대학을 지도ㆍ감독하는 교육인적자원부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대학 입시 업무는 각 대학들이 알아서 자율적으로 할 일이라며 여유를 부리다가 오후가 돼서야 사태 수습이 어렵게 되자 부랴부랴 원서접수 기간을 하루 연장하도록 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지난해에 비해 서버 용량을 2~3배나 키워놓았다고 자만했던 인터넷 대행업체들도 공신력 있는 접수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구긴 것은 마찬가지다. 대학들은 수년째 통폐합이니, 구조조정이니 하면서 혁신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을 원서접수 단계에서부터 이처럼 푸대접하고서야 어찌 대학 혁신을 바랄 수 있겠는가. 행정직원들이나 교수들이 조금 더 편하려고 창구 문을 스스로 내려버린 대학들에 대해 수험생들이 더 이상의 애정과 신뢰를 보일 리 없다. 대학들은 이제부터라도 ‘수험료 챙기기’에 앞서 처음 대학 문을 두드리는 수험생들을 어떻게 만족시켜야 할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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