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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 '환갑투혼'… 졌지만 감동은 컸다

연장끝 아쉬운 준우승에 "골프史 한페이지 장식할만" 찬사

주름진 얼굴의 60세 노장.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가 18번홀(파4) 그린에 오르기 전부터 수천 명의 갤러리가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2.4m 파 퍼트를 남겨놓고 그는 잠시 호흡을 골랐다. 메이저 골프대회는 물론 스포츠계 전체에서도 쉽게 재현되기 힘든 ‘전설’을 만들어낼 순간이라는 사실을 그도 생각하는 듯했다. 조금 약한 듯했던 볼은 홀을 향해 구르다 홀 앞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고 말았다. 톰 왓슨(미국)은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아들 뻘의 미국 선수 스튜어트 싱크(36)에 연장전으로 이끌려갔고 우승컵인 클라레저그는 4개 홀 타수 합계로 가리는 독특한 방식의 연장전 끝에 싱크에게 돌아갔다. 왓슨의 도전이 그의 18번홀 파 퍼트처럼 성공 문턱에서 힘을 잃었다. 대회 통산 6번째 우승, 메이저대회는 물론 미국과 유럽 프로골프투어 최고령 우승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을 실패라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가 보여준 위대한 투혼은 골프 역사에 또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커다란 감동을 안겨줬다. 왓슨은 20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 링크스 에일사코스(파70ㆍ7,204야드)에서 열린 제138회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를 적어내 최종합계 2언더파 268타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 싱크에 4홀 합계 6타를 뒤져 준우승했다. 연장전을 허용한 정규라운드 18번홀이 못내 아쉬웠다. 파만 지키면 우승할 수 있었던 그는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잘 보냈지만 두번째 샷이 약간 커 그린 가장자리에 멈췄다. 퍼터로 친 세번째 샷이 홀을 2.4m 지나쳤고 파 퍼트마저 놓쳤다. “꿈이 거의 이뤄질 뻔했다”며 아쉬움을 표한 그는 “두번째 샷 때 8번 대신 9번 아이언을 잡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싱크는 18번홀에서 3.5m 버디 퍼트를 떨구며 합계 2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나흘 내내 정교한 티샷과 퍼팅을 보여준 왓슨이었지만 60의 나이는 연장전 4개 홀 스트로크플레이를 더 이상 버텨내지 못했다. “연장 세번째 홀에서는 다리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는 그는 갈수록 뒤떨어졌고 결국 싱크의 우승을 부드러운 미소로 축하해줬다. 32년 전인 1977년 턴베리에서 잭 니클로스를 꺾고 클라레저그를 안았던 그는 “턴베리에서 멋진 추억이 있는데 이번 역시 또 하나의 못진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타까워하는 취재진과 갤러리들에게 “이것이 장례식은 아니잖아요?”고 반문하며 좌절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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