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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행복한 장의사

여기에 동네 슈퍼 주인인 아버지가 입 하나 덜 요량으로 아들 대식(정은표)을 장의사에 들여보내 장판돌로부터 장의사 수업을 받게 한다. 하지만 10년째 죽은 사람이 없는 마을이라 홍보전단까지 만들어 돌리지만 일거리도 없고 일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어느날 공동묘지 옆에 살던 과부가 자살을 해 드디어 첫 「손님」을 맞는다.장선우 감독에게 연출수업을 받았던 장문일 감독의 데뷔작「행복한 장의사」는 「장의사가 행복하다」는 역설적인 제목이 상징하듯 영화는 시종 웃음을 자아낸다.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인 죽음에 대해 멀찌감치 거리를 둔 사람들이 보여주는 뜻밖의 천연덕스러움이 코미디로서 요건을 갖춘 것이다. 배우들의 감초같은 희극성은 무겁고 어두운 「죽음」이란 소재의 한계를 간단히 뛰어 넘는다. 영화의 출발점은 죽음이지만 감독은 이것을 통해 오히려 삶에 대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경쾌한 웃음과 가슴 따뜻해지는 눈물로 담아낸다. 시체만 보면 구역질을 해대던 재현은 자신을 사랑하던 꽃집 과부 소화(최강희)가 죽자 직접 염(殮)을 하며 진정한 장의사로 거듭난다. 죽음을 다뤘다해서 이 영화는 결코 어둡거나 침울하지 않다. 장감독은 『영화는 장례의 풍경이 아니라 장례를 치르는 자의 정서를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나는 내 영화를 음미하면서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그저 웃기만 하면 된다.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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