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하나SK카드를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카드 독주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KT가 대주주인 비씨카드와 전업계 카드사 1위인 신한카드가 모바일카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급기야는 하나SK와 비씨ㆍ신한카드 등이 서로 모바일카드 시장에서 1등이라고 주장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씨카드는 이강태 사장 취임 1주년에 맞춰 이달 초 '모바일카드 시장 1등'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7월 말 기준 유심(USIM)형 모바일카드 발급좌수 70만7,000좌와 모바일 안전결제(ISP결제) 발급좌수 575만좌를 기록해 '압도적 1위'라는 것이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신한카드 역시 '앱(APP)형 모바일카드를 중심으로 모바일카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7월 말 기준 유심형 모바일카드와 앱형 모바일카드에서 각각 67만좌와 33만좌를 유치했다. 두 종류의 모바일카드를 합산했을 경우 모바일카드 숫자가 100만좌에 달해 점유율 1위라고 주장했다.
모바일카드 시장 점유율 1등이 세 곳에 달하는 웃지 못할 상황은 모바일카드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비롯됐다. 현재까지 금융 당국과 카드사는 통상적으로 유심형카드를 모바일카드로 정의해오고 있다. 비씨카드가 모바일카드 시장점유율 집계에 포함하고 있는 모바일 ISP결제 발급좌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일종이기 때문에 집계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류에 따른다면 7월 말 기준 유심형 모바일카드 83만좌를 보유한 하나SK가 시장점유율 1위가 맞다.
그런데 모바일카드와 관련된 신규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의 분류 기준은 시장 반영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한카드와 KB국민ㆍ삼성ㆍ현대ㆍ롯데ㆍ농협카드 등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앱형 모바일카드이다. 앱형 카드는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가 선점해온 유심형 모바일카드의 대항마로 꼽히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기존의 유심형 카드를 포함해 신규로 보급되고 있는 앱형 모바일 카드의 발급좌수도 시장 집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귀에 걸면 귀고리 식'의 모바일카드 시장 점유율 기준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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