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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900선 깨질수도”

매수주체 없어 증시 유동성 공급 끊겨<BR>기업 실적 악화·환율 하락등 악재까지<BR>전문가“낙폭과대 실적주 매수 관점을”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하면서 단기적으로 900선이 깨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조정 과정에서 900선은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가 제시한 지지선이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장기상승 추세는 유효한 만큼 900선이 무너질 경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초반부터 밀리기 시작해 장중에 120일선인 924포인트를 건드린 뒤 낙폭을 줄여 14.28포인트(1.51%) 떨어진 930.18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것 외에 특별한 이유가 없지만 투자 환경 자체가 전반적으로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은 모두 매수 타이밍을 찾지 못한 채 방향성 없이 움직이고 있다. 개인 역시 고객예탁금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3대 매수 주체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게 최근의 증시 상황이다. 기업실적도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의 우울한 실적발표가 잇따르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다시 달러당 1,000원선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미국 금리가 공격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여전한데다 국내외 경제지표 내용도 부정적이라는 점 등이 시장을 짓누르고 증권사의 시황관을 바꾸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 장세는 120일선과 60일선에 갇혀 있는 모습으로 일시적으로 하단 부분이 깨지면서 900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업실적ㆍ환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예상치보다 실제치가 나쁘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이익이 환율영향으로 9,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전반적인 전망치 조정 작업이 필요해졌다”며 “유가ㆍ환율 등의 부정적인 측면이 생각했던 것보다 커 800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적립식 펀드의 월급 효과(월급 때인 25일께부터 매수 자금이 들어와 주가가 오르는 현상), 900선 초반 대에서의 연기금 매수세 유입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의 골이 더 깊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900선을 기점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900선이 깨지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의 조정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운 기관들이 많다”며 “이들은 900선에서 복귀 시점을 탐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2ㆍ4분기 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식을 매수하기도, 팔기도 어려워졌다”며 “당분간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중 과대하게 떨어진 종목을 찾아내 선별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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